부평산단 경계 국내 최대규모 120MW 데이터센터 조성
길 건너면 주거지...수도권 곳곳 전자파 우려 주민반발
구의회서도 ‘삼산동 특고압’ 언급 “유해요소 검증해야”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 부평구 청천동 도심 한복판에 국내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가 들어서고 있다. 수도권 각지에서 데이터센터 전자파를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발이 번지고 있지만, 부평 주민들은 이를 잘 모르는 모양새다.

4일 부평구 취재를 정리하면 부평국가산업단지 내 청천동 422번지(한국지엠 북서측 경계)에 오는 2025년 3월까지 120MW 규모의 초대형 데이터센터가 들어선다.

부평구 청천동 내 들어설 데이터센 조감도.(사진제공 SK에코플랜트)
부평구 청천동 내 들어설 데이터센 조감도.(사진제공 SK에코플랜트)

데이터센터는 지하 3층 지상 8층 규모로 지어진다. 토지면적은 1만7659㎡, 건축면적은 3884㎡이며 연면적은 3만9789㎡이다. 이미 지난 2021년 4월 부평구는 건축을 허가했으며, 지난해 12월 착공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4월 아시아 디지털플랫폿 기업 디지털엣지(Digital Edge)와 ‘부평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사업’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를 결성해 데이터센터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총사업비는 1조원이며 내년이면 1차 사업을 준공해 서비스를 개시한다.

문제는 초대형 데이터센터가 부평 주민들도 잘 모르는 채 도심 한복판에서 건설되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는 컴퓨터 시스템과 통신장비를 비롯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장치를 탑재한 핵심 인프라 시설이지만, 전자파에 대한 우려가 큰 시설이다.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경기도 안양·용인·김포·시흥 등 수도권 곳곳에선 주민들의 반발이 크다. 막대한 전자파가 발생하면서 암 유발 등 건강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큰 탓이다.

이들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지역들은 주거 밀집지라는 점에서 유독 더 문제가 크다. 부평 데이터센트 대상지는 부평산단 경계에 있어 일반공업지역에 속하긴 한다. 하지만 왕복 2차선 도로만 건너면 주민들이 거주하는 아파트가 있다.

특히 부평구는 전자파에 대한 우려로 주민이 거세게 반발한 사례가 있어 더욱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

부평데이터센터가 들어설 청천동 422 일원.(카카오지도 갈무리)
부평데이터센터가 들어설 청천동 422 일원.(카카오지도 갈무리)

삼산동 이어 갈산동 특고압 전자파 우려 지속 "검증 필"

이같은 우려는 지난달 20일 열린 제256회 부평구의회 정례회에서도 제기됐다.

당시 이익성(국민의힘, 부평2·5·6동, 부개1동, 일신동) 부의장은 도시환경위원회 구정질의에서 “부평데이터센터 건축허가 과정에서 전자파에 대한 우려를 조사했느냐”며 “부평은 삼산동 특고압선 지중화로 인한 주민 반대가 컸다. 인허가 부서가 자세히 파악해 주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한국전력이 삼산동에 신규 매설하는 특고압선이 주거지역과 학교를 지난다는 이유로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한 사례가 있다. 지난 2021년 4월 선로를 변경하는 조건으로 겨우 주민합의를 이뤘다.

올해 2월에는 한전이 부평구 갈산동 소재 변전소를 철거한 자리에 2024년 12월까지 변환소를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주민들은 전자파 발생을 이유로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국내 전자파 국내기준 833mG 보단 낮아...거주지 내 측정 필요

삼산동 특고압 갈등 당시 전자파 측정에 참여했던 미래전파공학연구소가 수행한 연구결과가 보면, 부평데이터센터 준공 후 인근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는 최대 45.48mG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인체보호기준인 833mG 대비 5.46% 수준으로 미미하긴 하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어린이가 장기간 전자파 2~4mG에만 노출되도 백혈병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삼산동 특고압 갈등 당시에도 나왔던 주장이다.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선 인근 거주지까지 도달했을 때 전자파가 어느 정도 측정되는 지가 관건이다.

이에 부평구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전자파에 대한 우려는 확실히 검증된 자료가 없다. 내부 근무자에 한해서 영향이 있을 수는 있지만 외부 영향은 극히 드물 것으로 보인다”며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는 전력은 데이터센터 앞 도로에 매설된 전력선에서 끌어온다. 추가로 매설하는 고압선은 없어 인근 거주지까지 도달하는 전자파 영향은 없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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