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청천동 데이터센터 올해 4월 신규 건축허가
갈산역 대로변 지하 15만4000V 특고압선 통과
전자파 우려에 현재 미착공...주민-시공사 협의 중
특고압 30~80m 아래 묻기도...주민 요구 겨우 3m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 부평구 청천동 도심에 주민들이 전자파 피해가 우려되는 데이터센터가 하나 더 들어설 예정이다. 데이터센터 전력공급을 위한 특고압선이 지나는 인근 지역 주민은 전자파 불안에 술렁이고 있다.

15일 <인천투데이> 취재를 정리하면, 부평구는 현재 SK에코플랜트가 청천동 422번지에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 외에도 올해 4월 청천동 414-2번지에 새로운 데이터센터 건축을 허가했다.

부평 청천동 데이터센터와 전력공급을 위한 지중선로 노선도.
부평 청천동 데이터센터와 전력공급을 위한 지중선로 노선도.

사업자는 부평아이디씨(IDC)로 대지면적 1만969㎡에 연면적 5만5769㎡, 지하 3층과 지상 9층 규모로 지을 예정이다. 아직 실제 착공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두 데이터센터는 모두 부평국가산업단지(일반공업지역)에 있다. 문제는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특고압선이 주거지역 인근을 통과해 주민들의 전자파 노출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게다가 예정된 데이터센터 건설이 하나 더 늘어나면서 매설할 특고압선도 많아졌다. 기존보다 주민들은 더욱 전자파에 노출될 위험이 생기게 된다.

SK에코플랜트가 짓는 청천동 422번지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15만4000V(볼트) 지중선로 공사는 현재 진행 중이다. 해당 구간은 해당 데이터센터 시점부터 한국전력 인천지역본부(갈산변전소)까지 이어지는 평천로 지하로 총연장 1985m다. 매설 깊이는 2m 정도다.

여기에 새로운 데이터센터 건립이 추가되면서 같은 경로에 15만4000V 툭고압선을 하나 더 묻어야 하는 상황이다.

주민 불안도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에 주민들은 초고압선(154KV) 매립반대 비상대책회의를 꾸리고 부평구와 데이터센터 시행사 측을 만나며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대책위는 현재 2m 수준인 지중선로 매설 깊이를 8m로 늘리고, 최대한 거주지역에서 선로가 떨어질 수 있게 관로를 도로 중앙에 시공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전자파 예측조사 자료 공개, 전자파 검사 4mG 초과 시 대책 수립, 전자파 측정감시시설 설치, 추가 특고압선 공사 허가 중지 등을 요청했다.

이에 데이터센터 시공사 측은 매설 깊이를 3m까지 늘리고, 준공 2년 내 전자파가 4mG 초과 측정될 경우 재시공을 하겠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전자파 저감 차폐판을 지증관로 주변 3면에 설치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 상태다.

부평구 청천동 내 들어설 데이터센 조감도.(사진제공 SK에코플랜트)
부평구 청천동 내 들어설 데이터센 조감도.(사진제공 SK에코플랜트)

특고압 30~80m 아래 묻기도...청천동 주민 요구 겨우 3m

주민들이 시공사가 제안한 내용을 적절하다고 판단해 수용할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다른 과거 사례들을 살펴볼 때, 주민들의 요구가 무리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1년 삼산동 주거지역에 매설된 15만4000V 선로 매설 깊이는 8m였으나, 당시 국립환경과학원이 전자파를 조사한 결과 가정 내에서 최대 15mG가 검출된 바 있다.

이에 지난 2019년부터 삼산동 주민들은 한국전력에 지중선로가 주택밀집지역을 우회하고 30m 이상 지하로 매설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한전은 추가 공사비용 550억원과 공사기간 2~3년이 늘어난다며 거절했다.

주민들이 지속해서 반발하자 지난 2021년 4월 한전은 지중선로를 굴포천 밑으로 통과시켜 우회하는 방안으로 합의했다. 또한 성남시 분당구와 안산시는 주민 항의로 특고압 매설 깊이를 각각 지하 80m와 30m에 매설한 사례도 있다.

부평구 관계자는 “지중선로 차폐막 설치를 가정해 전자파 예측치를 측정한 결과 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봇대에서 발생하는 것보다 낮게 나타났다”며 “주민들과 시공사가 좋은 결과로 협의할 수 있게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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