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세계 MRO 시장규모 147조원...아태지역 35% 점유
국내 MRO 해외의존 54% 국부유출... 인천 해외 MRO 집중
도색·부품·장비 등 공유경제체계로 인천 MRO 경제성 강화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코로나19 대유행을 벗어난 현재도 세계 경제는 아직도 코로나19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글로벌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돼 불확실성이 날로 커지며 부정적 요인이 세계 경제를 지배하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에도 위기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제조업과 수출 실적이 악화됐다. 지난 5월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분기 지역경제동향’을 보면, 인천의 소비자물가·실업률 등은 상승한 반면, 건설수주·수출·수입 부문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는 시의회 ‘2023년 경제산업본부 업무보고’에서 미래산업 육성 등으로 올해 경제위기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선 8기 유정복 인천시장은 앞서 취임사에서 항공·바이오 등 미래먹거리와 미래형 성장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인천투데이>는 앞으로 '인천 미래먹거리' 기획시리즈 5편으로 ▲반도체 ▲바이오 ▲항공정비(MRO) 산업 ▲도심항공교통(UAM) ▲소재·부품·장비 등 뿌리산업 등을 점검하며, 이 같은 산업이 왜 인천이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확대해야 하는지 제시하려 한다. <편집자 주>

이스라엘 벤구리온공항에 위치한 IAI사의 정비시설에서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 인천공항공사)
이스라엘 벤구리온공항에 위치한 IAI사의 정비시설에서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 인천공항공사)

노동집약·고부가가치 미래 핵심산업 MRO 인천 제조업 도약 기회

항공정비(MRO, Maintenance, Repair, Overhaul)는 항공기의 안전운항과 성능 유지를 위한 운항, 기체, 부품, 엔진, 개조, 해체와 조립 등을 총칭하는 말이다.

노동집약적이고 고부가가치를 유발하며, 거점공항을 중심으로 이뤄져 공항경제권의 핵심 산업으로도 꼽힌다. 인천시는 인천국제공항을 세계 MRO 허브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노동집약적이라는 특징은 고용창출 효과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항공기는 한 번 만들어지면 약 20년간 운영하는데, 그동안 항공기 구매가격의 3~4배가량 정비비가 발생한다.

지난 2019년 산업연구원의 산업통계분석시스템(ISTANS)을 보면, MRO산업 고용유발 계수는 4.6으로 나타났다. 이는 반도체 1.77, 석유화학 2.44, 농림어업 4.22 등의 수치보다 훨씬 많은 양질의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다.

보통 자동차 1대의 부품 수는 2만여개에 이르고, 대형 비행기 1대의 부품은 약 200만개에 달한다. 그만큼 항공기 부품과 엔진 정비는 자동차산업보다 훨씬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분야로 성장잠재력이 높다. 인천은 과거부터 제조업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자동차산업 기반이 튼튼해 MRO산업을 육성할 기반도 탄탄하다.

인천공항 내 아틀라스항공 MRO 단지 조감도.(사진제공 인천공항공사)
인천공항 내 아틀라스항공 MRO 단지 조감도.(사진제공 인천공항공사)

아시아·태평양 MRO 시장 날로 커져... 인천국제공항 대비 만전

지난 2020년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Boeing)사는 코로나19 영향이 회복되면서 향후 20년(2020~2039)간 세계적으로 신규 항공기 4만3000여대가 필요할 것이라 내다봤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 시장은 급성장해 기존 항공기 수가 7360대에서 1만8770대가 될 거라 예상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설리번은 세계 MRO 시장규모가 2018년 774억불에서 오는 2028년 1147억불(한화 약 147조원)로 커지고, 아태시장이 향후 세계시장의 35%를 점유해 최대시장이 될 거라 예상했다. 인천시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국들이 MRO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다.

독일은 엔진을 비롯한 핵심기술을 지닌 세계 1위 MRO 기업 루프트한자테크닉(Lufthansa Technik)이 있다. 싱가포르는 지리적 이점과 낮은 인건비를 바탕으로 세계 MRO 시장의 10%, 아시아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상업용 항공기 중 약 15%를 보유해 자체수요만으로 MRO산업 육성이 가능하다.

한국은 항공사들이 자체 정비체계를 갖추고 있어 MRO전문기업이 부족한 상태다. 이로 인해 MRO산업 해외의존도는 54%에 이른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으로 항공기 300여대를 보유하는 초대형 항공사 탄생을 앞두고 있다. 국내 수요도 높아질 수밖에 없어 MRO산업 육성은 필수다.

정부는 지난 2021년 8월 ‘항공정비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오는 2025년까지 MRO 해외의존도를 30% 이하로 낮추고, 2030년엔 시장규모 5조원, 일자리 23만명 창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지역별 특화로 경남 사천은 기체중정비와 군수항공기, 인천국제공항은 해외 복합 MRO를 중심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이런 방침에 따라 지난해 12월 아틀라스 항공기 중정비센터, 올해 4월 이스라엘 항공기개조 국영기업 IAI사의 개조사업을 유치하는 쾌거를 거뒀다.

또한 경기도 부천에 있는 대한항공의 원동기공장(엔진정비공장) 또한 영종도로 확장·이전해 통합 된 엔진정비 클러스터가 오는 2025년 들어설 예정이다. 개조-중정비-엔진정비 분야로 이어지는 ‘인천형 항공정비산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항공MRO 사업모델 구상도.(사진제공 인천시)
항공MRO 사업모델 구상도.(사진제공 인천시)

MRO 필수공정 도장공장ㆍ공유경제 부품·장비센터ㆍ사다리형 교육체계 추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인천시는 항공기 개조·정비 최종 단계 이후 필요한 도장(페인트) 공장과 공용 부품·장비센터, 교육훈련센터 등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항공기 도장공장은 환경정화시설이 필수라 초기 투자비가 높고 수익성이 낮다. 하지만 항공기를 개조하거나 중정비 시 필수 공정이다. 인천공항에 이 시설이 없다면, MRO 단가 상승요인이 된다. 지속적인 고용창출과 안정화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시는 항공기 도장공장 설립을 위한 민관 협력체계를 구성하는 게 목표다. 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 대한항공을 비롯해 샤프테크닉스케이, 카이(KAI), 휴니트체크놀러지 등 항공 정비·제조·부품 기업들이 대상이다.

항공정비 공용부품·장비센터 설립은 고가의 항공 부품·장비가 중복투자 되지 않게 공유경제 체계로 전환해 MRO 경제성을 높이는 게 목표다.

인천산학융합원이 아시아나항공정비본부와 협력해 기종한정 정비기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인천산학융합원이 아시아나항공정비본부와 협력해 기종한정 정비기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또한 시는 MRO 사다리형 교육체계를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 내년부터 인천시교육청·인하대학교·항공우주산학융합원까지 이르는 정비가 양성과정을 구축할 계획이다. 오는 2025년 아틀라스·IAI·대한항공 MRO 유치로 필요한 직접고용 인력 2617명을 직접 배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이같은 체계가 만들어지면, 투자가 2107억원 발생하고, 직접고용 일자리는 100개가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내연기관 자동차산업 노동자를 재교육해 탄소중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정의로운 전환’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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