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근간 ‘소재·부품·장비’ 특화 지역·국가경제 선도
인천 뿌리기업 매출 14조3000억 수출 3조4000억 규모
희소금속 개발부터 디지털기술 접목까지 실증사업 다양
뿌리산업특화단지와 한국생산기술원 기관 집적화 추진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코로나19 대유행을 벗어난 현재도 세계 경제는 아직도 코로나19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글로벌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돼 불확실성이 날로 커지며 부정적 요인이 세계 경제를 지배하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에도 위기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제조업과 수출 실적이 악화됐다. 지난 5월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분기 지역경제동향’을 보면, 인천의 소비자물가·실업률 등은 상승한 반면, 건설수주·수출·수입 부문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는 시의회 ‘2023년 경제산업본부 업무보고’에서 미래산업 육성 등으로 올해 경제위기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선 8기 유정복 인천시장은 앞서 취임사에서 항공·바이오 등 미래먹거리와 미래형 성장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인천투데이>는 앞으로 '인천 미래먹거리' 기획시리즈 5편으로 ▲반도체 ▲바이오 ▲항공정비(MRO) 산업 ▲도심항공교통(UAM) ▲소재·부품·장비 등 뿌리산업 등을 점검하며, 이 같은 산업이 왜 인천이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확대해야 하는지 제시하려 한다. <편집자 주>

국내 뿌리기업 인천 비중 10%...매출 14조원 수출 3조원 규모

뿌리산업은 소재를 부품으로, 부품을 완제품으로 생산하는 기초 공정산업으로 제조업의 핵심이다. 이른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을 일컫는다. 한국은 뿌리 기술산업의 중요성을 자각하고 종합적인 산업육성계획을 수립해 지원하고 있다.

뿌리기술은 최종제품에서는 잘 티가 나지 않지만, 제품의 품질과 생산성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인이다. 국내 제조업 주력제품인 자동차·전자제품·조선 등에서 필수 요소다.

인천시는 전통적으로 제조업이 강점인 도시다. 인천의 주요 제조업은 자동차 부품과 기계장치 산업이며, 이를 뒷받침하는 수많은 뿌리산업 중소기업체가 포진하고 있다.

인천 뿌리기업 현황.(자료제공 인천연구원)
인천 뿌리기업 현황.(자료제공 인천연구원)

지난 2021년 기준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 자료를 보면, 인천의 뿌리산업기업은 3203개이고, 종사자는 4만9778명이다. 이중 남동구·서구에 70%가 몰려 있으며 국내 전체 대비 각각 10.5%와 9.6%를 차지한다. 매출액은 14조3050억원, 수출액은 3조4236억원 규모다.

인천의 뿌리산업은 6대(주조·금형·소성가공·용접·표면처리·열처리) 분야에 걸쳐 사업체가 집적해있다. 이 가운데 표면처리(32.3%), 금형(27.4%), 소성가공(19.0%) 등이 높은 구조를 보인다.

정부는 지난 2011년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이후 각종 지원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인천시는 이를 근간으로 지난 2020년 11월 ‘뿌리산업 진흥·육성 조례’를 제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12월까지 ‘인천시 뿌리산업 육성 종합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계획에는 인천의 뿌리산업 고용위기를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응전략이 담긴다. 아울러 연구개발(R&D)과 제조인프라 구축 등을 지원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인천시가 지난해 12월 남동산업단지에서 소부장 실증화 지원센터 개소식을 진행했다.(사진제공 인천시)
인천시가 지난해 12월 남동산업단지에서 소부장 실증화 지원센터 개소식을 진행했다.(사진제공 인천시)

희소금속 개발부터 디지털기술 접목까지 실증사업 '두루두루'

앞서 지난 2020년 6월 인천시는 산업통상부가 주관하는 ‘희소금속 고순도화 실증 기반구축사업’에 선정됐다. 이에 따라 올해 12월까지 국비 80억원, 시비 35억원을 투입해 희소금속산업 육성 인프라를 구축하고, R&D와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하고 있다.

희소금속은 지구상 또는 국내에 존재량 자체가 적어 경제성이 있으나 추출이 어려운 금속자원을 말한다. 리튬·마그네슘·세슘·희토류·니켈·카드뮴·우라늄 등이 대표적이다.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기술산업은 물론 산업 전반에 사용된다.

지난해 12월에는 인천 ‘소부장 실증화 지원센터’가 남동국가산업단지에 들어섰다. 이는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과 기술역량 강화를 위해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는 연구지원 시설이다.

실증화센터는 지난 2019년 인천시가 산업부의 스마트그린산단 촉진사업 공모에 선정된 후 추진한 세부사업 중 하나다. 총사업비 216억원(국비 108억원, 시비 58억원, 민간 50억원)을 투입했다.

센터에는 전문 기업 지원을 위한 부품소재 성형, 공정 지능화 실험장비 등 시험생산·실증 지원 공정장비와 X-선 분석 등 장비 157종도 마련했다. 석·박사 50여명 등 전문인력이 상주하면서 원천기술 개발, 시제품 제작·인증, 해외기술 도입, 해외판로 개척 등을 지원한다.

지난 2021년 7월에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디지털기슬을 활용해 ‘주조‧용접‧표면처리’ 등 뿌리산업의 명장 기술을 전수하는 교육센터 운영사업을 시작했다. 올해까지 총사업비 24억5000만원(국비 19억5000만원, 시비 2억3000만원, 민간 2억7000만원)을 투입한다.

인하대가 주관기관으로 운영을 맡고 ▲인천시 ▲인천테크노파크 ▲한국산업단지공단 ▲뿌리기술지원센터 ▲㈜한국주조공학회 ▲한국용접공업협동조합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 등 기관 14곳이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인천 남동산단 반도체 첨단패키징 기술지원센터 구상안.(자료제공 인천시)
인천 남동산단 반도체 첨단패키징 기술지원센터 구상안.(자료제공 인천시)

뿌리산업특화단지 유치와 한국생산기술원 인천캠퍼스 조성 추진

인천시는 현재 뿌리산업특화단지 유치를 위해 힘쓰고 있다. 지난 3월 산업부에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지난 4월 후보로 선정됐다. 올해 안에 심의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현재 인천 내 뿌리산업특화단지는 서구 오류동 검단산단(뷰티풀파크) 내 인천표면처리센터, 남동구 고잔동 남동산단 내 남동인더스파크청정지식산업센터와 남동표면처리특화단지 등 총 3곳이다.

또한 인천시는 수도권에 분산된 한국생산기술원(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관) 내 연구기관들을 인천시로 모아 수도권캠퍼스를 조성할 방침이다. 이 기관들을 한 데 묶어 효율화를 도모하고, 국가 소부장산업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인천 내 한국생산기술원 산하기관은 연수구 뿌리기술연구소와 남둥구 인천소부장지원센터, 한러혁신센터 등 3개다. 근무인력은 273명이다.

이전 추진 대상은 경기 안산 소재 융합기술연구소·국가산업융합센터·국가엔지니어링센터, 서울 소재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국가청정샌상지원센터, 경기 부천 소재 패키징기술센터 등 6개 기관이다. 통합 시 근무인원은 1047명이 된다.

이전 대상지는 송도국제도시 11공구 일원이 될 전망이다. 오는 2032년 뿌리기술연구소 건물 임대가 만료되는 시점에 통합이전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한국생산기술원을 비롯해 인천경제청, 인천테크노파크 등과 지난 5월 업무협약을 했다.

통합캠퍼스가 조성되면 연간 1465억원 규모의 R&D 예산이 지속해서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첨단 R&D 인프라와 함께 다양한 기술·정책, 전문인력이 결집돼 전략적 투자가 이뤄져 첨단 스타트업 또한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는 지난 3월 산업부가 발표한 K-뿌리산업 첨단화 전략‘에 따라 다양한 정부공모 사업에 참여해 예산을 확보할 계획이다. 사업기간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로 국비 3061억원, 민간 992억원 등 총 4052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