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②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
WHO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 공모 참여
송도에 보스턴 본 딴 K-바이오랩허브
윤석열 “한국판 보스턴 클러스터 조성”
삼성바이오 등 인천에 공장 추가 증설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

코로나19 대유행을 벗어난 현재도 세계 경제는 아직도 코로나19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글로벌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돼 불확실성이 날로 커지며 부정적 요인이 세계경제를 지배하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에도 위기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제조업과 수출 실적이 악화됐다. 지난 5월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분기 지역경제동향’을 보면, 인천의 소비자물가·실업률 등은 상승한 반면, 건설수주·수출·수입 부문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는 ‘2023년 경제산업본부 업무보고’에서 미래산업 육성 등으로 올해 경제위기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선 8기 유정복 인천시장은 앞서 취임사에서 항공·바이오 등 미래먹거리와 미래형 성장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인천투데이>는 앞으로 '인천 미래먹거리' 기획시리즈 5편으로 ▲반도체 ▲바이오 ▲항공정비(MRO) 산업 ▲도심항공교통(UAM) ▲소재·부품·장비 등 뿌리산업 등을 점검하며, 이 같은 산업이 왜 인천이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확대해야 하는지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2030년까지 구축할 인천형 바이오혁신 클러스터 조성도.(사진제공 인천시)
2030년까지 구축할 인천형 바이오혁신 클러스터 조성도.(사진제공 인천시)

세계보건기구가 인정한 바이오 선진국 ‘한국’

지난 2022년 세계보건기구(WHO)는 대한민국을 글로벌 바이오 인력허브로 단독 선정했다.

글로벌 바이오 인력허브는 중·저소득국 백신 자급화를 위해 백신·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 교육훈련을 제공하는 중심기관 역할을 할 전망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국가 간 백신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대한민국이 바이오 생산인력과 교육인프라의 우수성을 국제사회로부터 공인을 받고, 세계 백신 불평등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위상을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같은 해 6월부터 인천 송도 등에서 중·저소득국 바이오 인재가 모여 교육을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인천은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한국형나이버트(K-NIBRT, National Institute for Bioprocessing Research and Training)를 운영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국제사회로부터 세계 바이오산업의 선도국으로 인정받는 데 인천이 큰 역할을 한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인천은 단일 도시 기준 바이오의약품 기술개발·임상·생산까지 모두 가능한 국내 유일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K-바이오랩허브 조감도.(사진제공 인천시)
K-바이오랩허브 조감도.(사진제공 인천시)

인천,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까지 품을까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3일부터 6월 2일까지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 구축사업’ 후보 모집 공모를 진행했다.

WHO가 지난해 2월 중·저소득국 백신 자급화를 위해 대한민국을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단독 선정한데 따른 후속 사업이다.

캠퍼스는 연면적 3300㎡(약 1000평) 규모로, 사무국과 강의실, 실험·실습 공간 등을 갖춘다. 유치를 위한 중요한 조건은 산업체와 대학·연구기관, 병원 등 주변 인프라와 연계 등이 꼽힌다.

인천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3대 바이오사가 입주하고 있다. 여기에 도전자로 꼽히는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인천 입주를 꿈꾸고 있다.

연세대와 인하대 등 바이오산업을 연구하기 위한 기관은 물론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의료질 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을 받은 국내 상급종합병원 8곳 중 2곳(인하대병원, 길병원)이 인천에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인천은 지난 2021년 정부가 공모한 ‘K-바이오랩허브’가 들어설 예정지로 최종 선정됐다. K-바이오랩허브는 미국 보스턴에 있는 ‘랩센트럴’을 본 땄는데, 이곳에서 모더나 백신이 탄생했다.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 사업은 바이오 전문 인력을 연간 2000여명 배출하는 만큼 인천이 이 사업까지 유치할 경우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바이오산업의 주축으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 평가 기준 항목에 ‘지역 균형 발전’ 항목이 빠진 점도 기대할 만한 대목이다. 이미 바이오 산업을 위한 대부분 인프라를 갖춘 데다 인근에 공항을 보유하고 있는 점까지 고려하면 공모에 참여한 타 지역과 비교해 절대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6월 1일 윤석열 대통령이 제5차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 대통령실)
6월 1일 윤석열 대통령이 제5차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 대통령실)

윤석열 “대한민국도 보스턴처럼 클러스터 육성”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수출전략회의에서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등은 ‘첨단산업 글로벌 클러스터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세계적 바이오클러스터 육성 계획을 제시했다. 글로벌 제약회사, 바이오기업, 연구소, 대학 등이 한데 모여 시너지를 내자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인 미국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를 벤치마킹한 한국형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제시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글로벌 시장은 기업 간 경쟁이 아닌 클러스터 대 클러스터의 집약 경쟁으로 재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는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하버드, 터프츠 등 명문대를 중심으로 이뤄져있다. 미국 20대 바이오·제약기업 중 18개가 보스턴-케임브리지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말처럼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를 본 딴 한국형 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면, 후보지는 인천이 될 가능성이 높다.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렙센트럴 역할을 할 ‘K-바이오랩허브’가 인천에 들어선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바이오캠퍼스 조감도. (사진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바이오캠퍼스 조감도. (사진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세계 최대 바이오 생산기지 확장 ‘가속’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바이오리터액 보유 규모)가 88만ℓ(리터)로 단일 도시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이다.

미국 메사추세츠 일대(65만ℓ), 캘리포니아 일대(51만ℓ),싱가포르(32만ℓ)가 뒤따르는데 송도가 크게 앞선다.

여기에 지난 5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25년 9월로 예정한 제5공장 준공을 오는 2025년 4월로 앞당긴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는 증가하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개발(CDMO) 수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제5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제5공장은 인천 송도 11공구 제2바이오캠퍼스에 들어서는데, 생산능력은 18ℓ가 될 전망이다. 이후 삼성바이오는 6~7공장도 추가 증설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 셀트리온, SK바이오 등 국내 바이오 3사에 이어 롯데바이오까지 인천에 입주할 경우 이 같은 수치는 더 늘어난다.

앞서 설명한대로, 인천이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까지 유치할 경우 캠퍼스에서 바이오 인력을 양성하고, ‘K-바이오랩허브’에서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며, 생산까지 이뤄내는 그야말로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를 조성할 날이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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