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내과 개점 휴업에 영상의학과도 ‘비상’
권역책임의료기관 길병원 의사 파견 가능
인천시 “문제 인지하고, 적극 대처할 것”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인천 코로나19 입원환자 70%를 책임진 인천의료원에서 의사 부족 문제가 현실화 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시의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인천의료원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해부터 전문의가 없는 신장내과는 개점휴업 상태이고 영상의학과 전문의마저 사직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의료원 전경(사진제공 인천의료원)
인천의료원 전경(사진제공 인천의료원)

코로나19 장기화 당시 인천의료원 등 지방의료원이 코로나19 입원환자 대부분을 책임지면서 전문의가 코로나19 진료가 아닌 전문의 진료를 위해 의료원을 떠난 영향이 크다.

지난해 일부 지방의료원 의사들이 임금협상을 하며 받던 연봉의 50% 이상 인상을 요구하며 지탄을 받기도 했다.

만성적인 공공의료 인력난 해소를 위해 의료진 처우개선 논의가 필요하지만, 일부 의사들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것이다.

‘울며 겨자먹기’로 일부 의료원이 임금인상에 동의했지만, 총액 인건비 규정 등으로 인해 인천의료원은 무턱대고 임금인상에 동의할 수 없어 의료진 공백이 우려됐다.

결국 신장내과는 지난해부터 1명도 없는 상태로, 병원 내 신장투석기 40대를 운영하지도 못하고 있다. 영상의학과 전문의마저 그만 둘 경우 컴퓨터 단층촬영,Computer Tomography)과 자기공명 영상법(Magnetic Resonance Imaging) 등 판독이 불가능하다. 

정부는 권역-지역-기초 책임의료기관으로 이어지는 공공의보건의료 협력체계를 활용하고 있다. 인천의 경우 길병원이 권역책임의료기관이며, 인천의료원과 인천적십자병원이 각각 중부권과 남부권 지역책임의료기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체계 안에서 권역책임의료기관이 지역책임의료기관 등에 의사를 파견할 수 있는데, 현재 길병원은 심장내과 의사 2명을 일주일에 하루 씩 파견하고 있다. 

인천시가 주관했던 권역책임의료기관 공모 당시 지역책임의료기관 의료인력 파견이 평가 항목에 존재했고, 이 기준을 만족해 길병원이 선정됐다.

하지만, 현재 길병원이 파견하는 의료 인력이 부족함에도 인천시가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성희 건강과나눔 상임이사는 “인천시가 길병원이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 역할을 할 수 있게 보다 적극적인 행정을 해야 한다”며 “길병원도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 역할을 하기 위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경희 인천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인천의료원 의사 수급을 위해 인천시가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다시 문제가 불거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길병원 등 여러 기관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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