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맹성규 3선 도전 속 박남춘 등 물망
국민의힘, 사고 지역구 ‘적합 후보 찾기 고심’
정의당, 배진교 의원 '남동갑이냐 남동을이냐'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2024년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이하 총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왔다. 인천 남동구는 인천 정치1번지로 꼽히는데 그 중에서도 남동갑에 쏠리는 시선이 많다.

남동구는 지난 13대 총선부터 미추홀구(당시 남구)로부터 분구해 국회의원 선거를 치렀다. 15대 총선부터 남동갑과 남동을로 분리해 선거를 치렀는데 이 때까지 민주정의당~민주자유당~신한국당~한나라당 출신이 연거푸 당선되면서 보수의 텃밭으로 불렸다.

남동구는 인천시청, 인천시교육청, 인천시경찰청, 인천지방국세청 등 주요 공공기관이 입주해 정치 1번지로 불린다. 국회의원 선거구로 한정하면 이 기관들은 모두 구월1동, 구월3동 등 남동갑에 밀집해있다.

남동갑 선거구는 남동구 내에서도 대표적인 원도심으로 꼽혔다. 13대 총선부터 18대 총선까지 보수정당이 연거푸 당선되며 보수의 텃밭이었다. 이 때 이윤성 전 국회부의장을 배출했다.

이후 논현동 등 택지개발이 끝난 곳을 중심으로 소규모 신도시를 형성하며 민주당 계열 정당의 지지도가 상승했다.

민주당은 19대 총선에서 박남춘 전 인천시장이 민주통합당(현재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나서 당선된 뒤 20대와 21대 총선에서도 승리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남동구청장 선거는 국민의힘이 승리했지만, 남동구의회는 민주당이 다수당으로 여소야대(민주 10명, 국힘 8) 정국이다. 민주당이 남동갑 선거구에 배정된 구의원 8석 중 5석을 배출하면서 이뤄졌다. 남동을 선거구 8석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4석씩 나눠가졌다.

민주당은 이 같은 기반으로 남동갑 선거구를 반드시 ‘수성’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고, 국민의힘은 남동구청장과 인천시장,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강한 여당’을 내세우며 ‘탈환’을 준비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당 맹성규 국회의원, 박남춘 전 인천시장, 이강호 전 남동구청장
왼쪽부터 민주당 맹성규 국회의원, 박남춘 전 인천시장, 이강호 전 남동구청장

민주당, 맹성규 ‘공고히’...박남춘 ‘만지작’

민주당에선 현직인 맹성규 의원이 이미 채비를 마친 모양새다. 맹성규 의원은 지난 2020년 박남춘 전 인천시장이 제7대 전국동시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해 치른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이후 2022년 21대 총선에서 7만2773표(54.38%)를 득표해 5만9466표(44.44%)를 득표한 유정복 인천시장(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승리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인지도 면에서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평가를 뒤집으며 정치적 기반을 다졌다.

2022년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 선거에 나서 석패하기는 했지만, 출마 자체로 소위 ‘몸집’을 많이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평가를 앞세워 맹성규 의원은 3선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공약한 제2경인선, 수도권급행철도(GTX)-B 노선 조기 착공 등을 이행하기 위해 막바지 채비에 나선 모양새다.

맹성규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나서기 위해 남은 변수는 박남춘 전 시장이 될 전망이다. 박남춘 전 시장은 지난 8대 지방선거에서 유정복 시장에 패한 뒤 가족과 함께 해외로 떠났고, 오는 2월 귀국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남동갑은 박남춘 전 시장이 당선된 뒤 재선에 성공해 인천시장에 나설 기반을 다진 곳으로, 박남춘 전 인천시장에겐 정치적 고향같은 곳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에선 박남춘 전 시장이 남동갑에 재차 출마해 정치적 부활을 선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박남춘 전 시장 측은 당의 결정을 수용할 것이며 민주당 출신 현직 의원이 있는 곳에 나서기는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강호 전 남동구청장도 유력한 후보군에 포함된다. 이강호 전 구청장은 8대 지방선거에서 재선을 노렸지만, ‘뇌물수수’ 등 악재를 만나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검찰은 이강호 전 구청장 혐의에 대해 ‘벌금 300만원 약식기소’를 했고, 이강호 전 구청장은 정식재판을 청구해 다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재판에서 이강호 전 구청장이 혐의를 벗을 경우 유력한 후보군에 포함될 전망이다. 남동갑은 이강호 전 구청장이 남동구의원과 인천시의원을 지내며 정치 기반을 다진 곳이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종필 인천시설공단 이사장과 손범규 전 아나운서, 정의당 배진교 국회의원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종필 인천시설공단 이사장과 손범규 전 아나운서, 정의당 배진교 국회의원

국힘, ‘유정복 만한 후보 찾기 고심’

지난해 지방선거 전까지 국민의힘 남동갑 당원협의회 조직위원장은 유정복 시장이었다. 유정복 시장이 인천시장에 출마하기 위해 위원장을 사퇴한 뒤 현재까지 공석으로 국민의힘에겐 사고지역구이다.

통상 위원장이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까지 나설 후보가 없는 셈이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29일 당협위원회 조직위원장 공모 결과를 발표하며 사고 당협 68곳 중 42곳의 조직위원장을 선정했다. 이 때 남동갑은 빠졌다.

인천 내 당협 13곳 중 사고 당협은 남동갑과 서구을 뿐이다. 서구을은 이행숙 인천시 문화복지정무부시장의 몫으로 남겨뒀다는 의견이 많은 가운데, 국민의힘 중앙당이 남동갑의 인천 내 정치적 무게감을 고려해 쉽게 위원장 선임을 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유정복 만한 인물’을 내세우기 위해 용산 내각 차출설 등도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남동갑은 ‘낙하산 공천’을 준엄하게 심판했던 곳이다.

20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인지도를 앞세워 부산을 지역구로 하던 문대성 전 의원을 내세웠지만, 박남춘 전 시장이 약 2만표 차이로 크게 승리했다.

이 같은 점을 고려했을 때, 지역에서 기반을 다지고 있는 후보가 나설 가능성이 높다. 현재 지역에서 거론되는 인물은 김종필 인천시설공단 이사장과 손범규 전 <SBS> 아나운서이다.

김종필 이사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남동구청장 선거에 나섰지만, 박종효 남동구청장에게 경선에서 아쉽게 패배했다. 국회의원 정책 비서와 민선 6기 남동구청장 인수위원장을 지냈고, 당내 정책통으로 분류된다.

김종필 이사장은 유정복 시장이 당협 위원장을 맡을 당시 당협 사무처장을 맡아 유정복 시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지난 대선에선 윤석열 후보 조직본부 특보를 역임했다.

손범규 전 아나운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유정복 캠프 대변인을 맡으며 정개에 진출했다. 남동갑 선거구에 포함된 구월동에 ‘스피치 아카데미’를 개소해 운영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민선 8기 인천시가 출범한 뒤 유정복 시장은 손범규 전 아나운서를 인천시 홍보특보로 임용했다.

정의당, 배진교 ‘갑·을 어디로 출마할까’

정의당 배진교(비례) 국회의원의 거취도 관심을 모은다. 민선 5기 남동구청장을 지낸 배진교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에 출마해 당선됐다.

당선 직후 남동구에 사무실을 내고 기반을 다지고 있다. 남동갑과 남동을 선거구를 놓고 고심하는 모양새이지만, 22대 총선에서 남동구 출마는 기정사실화 한 상황이다.

남동구청장을 지낸 배진교 의원이 남동갑 또는 남동을로 출마할 경우 해당 선거구의 셈법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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