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수대에서 SNS까지, 인천언론을 중심으로 (71)

인천투데이=전영우 객원논설위원│

인천투데이는 매주 인천미디어변천사를 연재합니다. 원시 마을을 이루고 살던 시절 연기와 불을 피워 위급한 소식을 알리는 봉수대(烽燧臺)에서부터 현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르기까지 미디어(매체) 변천사를 기록합니다.

인천 언론을 중심으로 미디어 변천사를 정리해 인천 언론의 발달에 이바지하고자 합니다. 연재글을 쓰는 전영우 박사는 인천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일했습니다.<편집자주>

1987년 언론기본법이 폐지되고 언론 자유화가 이뤄지며 지방지에 대한 규제가 풀리자 인천 언론의 창간은 시간 문제였다.

언론통폐합으로 탄생한 경인일보는 인천에 뿌리를 두고 있는 3개 신문사가 통폐합된 것이기에 언론기본법이 폐지되자 인천 지역신문의 창간 움직임이 신속하게 시작됐다.

1987년 11월 19일 경인일보사의 인천지역 주주들을 중심으로 ‘인천신문사발기위원회’가 구성됐다. 자본금은 7억5653만원이었다.

주주 구성은 동양석유, 선광기업, 영진공사, 한일기업, 공성운수, 기독병원, 길병원, 제물포버스, 한염해운 등으로 구성됐고, 한염해운의 문병하를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사진은 참여 주주 법인의 대표들인 심명구, 박상복, 이기상, 송창용으로 구성됐고 감사는 신동준이었다.

1988년 4월 25일에 신문 설립 허가를 받아서 ‘인천신문사’가 설립됐고, 창간호는 1988년 7월 15일에 발행됐다.

인천신문의 편집인에는 오광철, 편집국장 오종윤, 부국장 김창수, 논설위원에 김경룡, 김양수가 선임됐다. 경인일보 인천분실에 근무하던 인원들은 거의 대부분 인천신문에 합류했다.

인천에 있는 경인일보의 기존 인력과 시설이 있었기에 인천신문을 신속하게 설립하고 발행할 수 있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사진출처(픽사베이).

인천신문이 창간됨으로써, 언론통폐합 이후 맥이 끊겼던 인천의 신문이 공백기 15년을 딛고 다시 부활했다. 인천신문 창간호는 20면을 발행했고, 지역 개발과 지역의 이익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밝히고 있다.

오랜 기간 끊겼던 인천 지역신문의 부활에 대한 감격이 매우 컸다는 것이 느껴지는 인천신문의 창간사는 다소 장황하다 싶을 정도의 많은 소회와 다짐을 담고 있다. 다음은 창간사 전문이다.

“온 시민이 갈망하고 고대하던 내 고향 지역지 인천신문이 오늘부터 창간된다. 150만 인천시민이 그렇게도 안타까이 소망하고 원하였던 우리의 향토지 인천신문이 15년 만에 드디어 오늘 첫 선을 보인다.

지역신문은 지역주민들에게 있어 지역사회를 보게 하는 눈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지역의 신문을 잃는다는 것은 주민이 그 사회의 장님이 되는 것과 다름이 아니다. 73년 지방지 통폐합으로 인천에서 일간신문이 없어진 것은 결국 시민이 눈을 잃은 것과 같다.

물론 1도1사주의 정책 아래서 살아남은 도 단위 신문이 대표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언론사를 마치 기업 정리하듯 통폐합하여 민주언론의 행태를 독점구도로 만들어 놓은 불합리한 행위는 많은 불편과 부작용을 초래했다.

민주시민 사회의 언론은 다원적이고 다양한 것을 전제로 한다. 이질적 시민 각계각층의 다양한 정치적 의견들과 관심을 드러내고 의견 경쟁과 토론을 형성하는 것이 다양한 의견의 창구로서 신문이 해야 할 사명이다. 지역신문의 사명의 중요함이 거기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천신문은 87년 6.29 민주화 선언 이후의 일대 전환과 함께 정치 경제 및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서 민주화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구시대 언론 정책의 청산과 더불어 특히 인천을 중심으로 한 서해안 시대와 지방화 시대의 도래와 때를 같이 하여 창간됨으로써 더욱 그 의의가 크며 시민들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게 된 것이다.

지방화 시대란 한마디로 지방자치제도를 실현하는 시대를 이르며 주지하다시피 지역의 정치행정을 그 지역의 주민 또는 주민의 대표자를 통하여 펴 나가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까 지역의 일을 주민 스스로가 이끌어 가는 일인 것이다.

지역이 정치, 경제, 행정, 교육, 문화, 그리고 사회문제 등 각 분야에 관한 지역 특수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처리해가는 것을 말한다. 이 지역에서 일어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활동의 모두와 주위에서 발생하는 지역 사회상이 반영되고 다양한 생활주변의 복잡한 정보를 신속하고 공정하며 알차게 전달하는 것이 지역신문의 역할이다.

그리하여 시민생활과 더욱 더 직접적인 연관이 있고 주민들의 관심과 귀속의식이 더 구체화 된 정치단위들을 분석함으로써 정치의 발전적 변화와 사회변동에 따른 발전을 위한 전략을 한층 더 현실적인 수준에서 캐내는 일을 신문이 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지난 서울 중심의 보도를 중점으로 한 틀에 박힌 지면 제작을 과감히 탈피하여 인천신문은 지역문제와 활동을 중심 과제로 다루어 갈 터이다. 특히 인천직할시는 서해안 시대의 도래와 함께 제2의 도약기를 맞이했다.

대 중국교역이 확대됨은 물론 기타 공산권과의 경제교류 역시 한낱 가능성만이 아닌 구체적인 현실로 되어가고 있는 실정이고 태평양 시대가 거론되는 것과 동시에 우리의 수출과 성장은 최근 다시 비약하기 시작하고 있다.

한편 우리의 북방정책 또한 남북 경제 회담의 재론과 더불어 인천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큰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따라서 인천신문은 2000년대 인천의 미래상을 정립하는데 기여 할 지방의회의 활동상과 시 행정방향을 추적하는 한편 이 지역 경제활동의 주축이 될 항만활동에 주안점을 두려고 한다.

인천은 지난 1세기 동안 세차게 몰아친 문호개방의 물결을 타고 숱한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수도의 관문으로서 수도권 도시라는 지리적 특성과 항구도시로서의 기능을 살려 상업도시로서의 뿐만 아니라 수출전진 기지 그리고 어업 전진 기지로서 그 역할을 다해왔다.

한편 항만을 끼고 있는 인천지역은 앞으로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역 일대의 수출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이 더욱 더 증대될 것이고 경제적 측면에서 동서간 상호 필요에 의한 화해무드가 조성되어 감에 따라 앞에서 말한 대중국 및 대공산권교역의 수출전진기지로서의 역할만이 아니라 해운기지로서의 기능을 담당하게 되어 있다.

또한 산업의 고도화가 이루어지고 국제간의 인적교류가 활발해 짐에 따라 내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여행이 계속적으로 증가될 것이 예상된다. 우선 88올림픽을 기하여 소련을 비롯한 외국의 선박들이 몰려 들어오게 되어 있음에 비추어 인천신문은 중부서해 일대의 도서지역을 연결하는 중심지로서의 특성을 살려 천연의 임해관광지 개발을 촉진하게끔 반영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천신문은 특성 있는 문화 창달과 전통예술의 계승을 유도하는데 주력 하겠다. 언론을 통한 문화적 민주주의 실현은 신문이 갖고 있는 또 다른 사연이기도 하다. 언론이 스스로 문화를 창조해 내지는 못한다할지라도 언론기관의 사업이나 지면을 통해 문화창달에 기여하는 활동은 적을 수가 없다.

그러기 때문에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한 신문의 사명 의식과 책무가 중차대하다. 그러므로 인천신문은 이 지역 문화 예술인들의 지상 무대임과 동시에 시민 정서 함양에 이바지 할 것이다.

이렇듯 각 지면에 걸쳐 그동안 목말라 했던 지역 뉴스에의 갈증을 해소시키고 신문을 통해 시민에게 새 힘을 드리며 독자에게 희망과 보람을 안겨 주는데 혼신의 힘을 아끼지 않겠다.

이는 오로지 하나의 작은 지역 신문의 출현만을 위해서가 아니고 인천신문의 발행이야말로 지역 주민의 사회적 요구를 수렴하면서 진정으로 살기 좋은 인천을 시민의 힘으로 건설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하는 애향운동의 중심체이면서도 선도적 위치에 서기 위함이다.

인천신문은 단순한 지역신문으로서 자족 하려는 것이 아니라 내 고장 인천을 위한 애향심 제고에 횃불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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