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파업 15일째, 갈등 지속
병원측 노조에 업무방해 가처분 신청도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가 2년 만에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인천공공의료포럼이 논평을 내고 인천시가 파업사태 중재에 나서야한다고 촉구했다.

인천 보건의료 단체와 시민단체, 보건의료노조 등으로 구성된 인천공공의료포럼은 3일 논평을 내고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 중심 병원인 길병원은 사회적 책무와 소임을 다하기 위해 직원과 동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코로나 4차 유행이 예측되는 상황에서 길병원 사태가 더 장기화 되지 않게 인천시가 적극적인 중재와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가 21일 오전 길병원 본관 로비에서 파업 출정식을 진행했다.(사진제공 가천대길병원지부)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가 21일 오전 길병원 본관 로비에서 파업 출정식을 진행했다.(사진제공 가천대길병원지부)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는 지난달 20일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길병원 노사는 ‘2020년 임금·단체협약’ 관련 지난해 12월까지 교섭을 13차례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한 뒤 조합원 투표를 진행해 투표 참가자 87.4%가 찬성했다. 인천지노위는 두 번의 조정회의를 진행했으나 합의를 하지 못했고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후 노사는 이달 19일 한 차례 교섭을 더 했지만 또 결렬됐다. 노조는 병원측에 최종 6가지안을 요구했으나 병원측이 조정을 거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최종안이 병원측에 재정적 부담을 주거나 운영에 지장을 초래할 만큼 들어주기 어려운 안이 아님에도 병원측이 노사 관계를 파국으로 만들고 있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노조 요구 최종안은 ▲노조 조합원 교육 참석 인원 보장 ▲노조 대의원 부서 이동은 본인과 합의로 처리 ▲20년 넘게 ‘사원’ 신분인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의미로 일회적인 주임 승진 ▲비정규 직원의 정규직 채용 때 임금이 삭감되지 않게 상여금 지급을 차별하지 말아달라는 것 ▲환자복을 입고 근무해 문제가 된 만큼 근무복을 넉넉하게 지급해주고 세탁을 해달라는 것 등이다.

반면, 병원측은 “노조가 일부 합의한 사항이 있음에도 19일 교섭에서 새로운 단협안을 제시해 협상을 원점으로 돌렸다”며 “병원측이 성실한 자세로 교섭에 임하고 있음에도 노조가 이러한 노력을 ‘불성실’로 폄훼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이달 20일부터 간부들을 중심으로 부분 파업에 돌입해 15일째 파업 중이다. 노조의 파업은 지노위의 조정중지 결정과 조합원 투표 과반수 찬성으로 합법적인 파업이다. 하지만 병원측이 노조에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 등 관련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공공의료포럼은 “길병원은 인천에서 손꼽히는 상급 종합병원으로 서해 권역 응급의료센터, 인천 권역 외상센터, 닥터헬기를 운영하는 재난 거점 병원”이라며 “이번 코로나 사태로 길병원은 인천시와 협의해 전담병실을 늘리고 단계별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보건의료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앞장서서 떠안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 중심에는 의료진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길병원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단순히 노사 관계의 문제로 국한해선 안 되고, 코로나 중증환자 치료와 인천 3차 의료기관 역할을 하는 길병원의 사회적 책임 문제로 다가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길병원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기본적인 요구들이 마련돼야 한다”며 “그래야 인천시민들의 의료서비스 보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공공의료포럼은 ▲코로나 전담병원이며 중증환자 치료 중심인 길병원의 정상화를 위해 노사 양측의 신의 성실에 기반한 적극 협상 ▲길병원은 코로나 대응을 위해 직원이 안심하고 근무에 전념할 수 있게 환경 조성 ▲코로나 4차 유행이 예측되는 상황이기에 사태 장기화를 막기 위한 시의 적극적인 중재와 지원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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