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노조·길병원 교섭 재개, 다시 결렬
노조 “병원이 요구안 전면 거부, 다시 파업”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ㅣ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지부장 강수진, 노조)가 2년 만에 다시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지난 19일 병원측과 ‘2020년 임금·단체협약’ 관련 교섭을 재개했지만 병원측이 여전히 노조측 요구안을 전면 거부해 결렬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20일부터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부분 파업에는 노조 간부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조합원들과 점심시간 선전전과 1인 시위, 의료법인 길의료재단 이사장실 앞 농성 등을 진행하고 있다. 21일 파업 출정식도 진행할 예정이다.

20일 부분파업에 돌입한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가 점심시간 본관 로비에서 선전전을 하고 있다.
20일 부분파업에 돌입한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가 점심시간 본관 로비에서 선전전을 하고 있다.

노조는 20일 ‘파업투쟁에 나서는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 입장문’을 내고 “19일 열린 16차 교섭에서 지난해 인천지방노동위원회 진행 시 병원측이 제시한 최종안 6~7개와 법령·취업규칙이 개정돼 문구 조정이 필요한 내용 등으로 노사가 논의를 시작했지만, 병원측은 진지한 검토 대신 한국노총과의 합의안만을 받으라며 ‘더 이상 내용은 다룰 수 없다’는 답변만을 내놨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노총의 합의안은 존중하지만, 현장에서 땀 흘려 일하는 조합원과 직원을 생각하면 병원측이 주는대로 받고 하라는 대로 하라는 것을 선택할 수는 없다”며 “열심히 일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지 부당한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열심히 노력한 직원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야한다”며 “병원측이 담화문이나 신년사를 통해 직원들에게 한 고맙다는 말은 빈말이 아니라면 교섭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길병원 노사는 지난달 10일까지 교섭 14차례를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11월 상여금 50%와 휴가비 30만 원 지급, 조합 활동 보장, 인력 배치 합리적 기준 마련, 인력 충원과 노동 존중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병원측은 경영이 어렵다며 임금 동결을 주장하고 있고, 나머지 요구안도 모두 수용 불가 의사를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인천지노위가 진행한 조정회의에서도 병원측의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고 밝혔다.

결국 인천지노위는 지난달 29일 진행한 두 번째 조정회의에서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앞서 노조는 조정신청 후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투표 참가자의 87.4%가 찬성했다. 인천지노위의 조정중지 결정으로 노조는 파업 등의 쟁위행위를 합법적으로 할 수 있다.

앞서 지난달 24일 한국노총 소속 가천대길병원노조는 병원측과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하며 코로나19 위로금 70만 원 지급을 합의했다.

이달 12일 보건의료노조 인천부천본부는 길병원에서 코로나19를 담당하는 의료진들이 근무복 부족으로 환자복을 입고 근무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또한 자가격리 대상직원에게 연차사용을 강요, 직원과 환자 동의 없는 폐쇄회로(CC)TV 설치 등을 문제 제기하며 성실한 교섭을 통한 해결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병원은 입장문을 내고 “지난해 12월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전환하면서 다양한 직군들이 근무복을 입어야 해 일시적으로 수요를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CCTV 설치는 방역을 위한 것으로 직원 감시용이 아니라 동의 대상이 되지 않아 적법하게 설치됐고, 자가격리는 근무 중 접촉자는 당연히 공가 처리되지만 병원 밖 접촉 사례는 판단에 따라 기준을 달리 적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보건의료노조가 성실한 자세로 교섭에 임하는 병원측의 노력을 시종일관 ‘불성실’로 폄훼하고 있다”며 “향후 위법한 행위는 법적 검토를 포함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