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보건의료노조에 공문으로 통보
노조, “교섭 성실히 할 의지 없다” 비판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ㅣ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지부장 강수진, 이하 노조)가 2년 만에 다시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길병원이 파업 참가자에게 직원식당 이용 제한을 통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는 지난 20일부터 간부 10여 명을 중심으로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그런데 25일 길병원은 노조에 ‘노조의 파업 참여자들이 직원 신분증과 식권을 이용해 파업 기간에도 직원 식당을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직원식당은 근로를 제공한 직원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곳이니 파업 참여자들은 다른 방법으로 식사를 해결하기 바란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길병원은 2018년 12월 파업 당시에도 파업 참가자들의 직원식당 이용을 막아 노조가 크게 반발했다.

지난 20일 부분파업에 돌입한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가 점심시간 본관 로비에서 선전전을 하고 있다.
지난 20일 부분파업에 돌입한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가 점심시간 본관 로비에서 선전전을 하고 있다.

강수진 지부장은 “합법적인 파업이고 참여 숫자도 많지 않은데 직원식당에서 밥을 못 먹게 하는 것은 정말 치사하다”며 “병원이 교섭을 성실하게 임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길병원 노사는 지난달 10일까지 ‘2020년 임금단체협약’ 관련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같은달 인천지방노동위원회가 두 차례 조정회의를 열었으나 조정이 안돼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앞서 노조는 인천지노위에 조정 신청 후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찬성 87.4%로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합법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이후 이달 19일 길병원 노사는 16차 교섭을 진행했지만 결렬됐다. 노조는 기본급 등 7% 인상과 11월 상여금 50%와 휴가비 30만 원 지급, 조합 활동 보장, 인력 배치 합리적 기준 마련, 인력 충원과 노동 존중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병원측은 경영이 어렵다며 임금 동결을 주장하고 있고, 나머지 요구안도 모두 수용 불가 의사를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21일 부분 파업 출정식 후 병원 본관 로비에서 농성과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파업 출정식 관련 병원측이 간부 출입을 일시적으로 막거나 기자들의 취재를 막는 등 훼방을 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여기에 파업 참가자 직원식당 출입마저 제한하면서 반발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업 또한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병원측은 “노조가 일부 합의한 사항이 있음에도 19일 교섭에서 10개 단협안을 제시해 협상을 원점으로 돌렸다”며 “병원측이 성실한 자세로 교섭에 임하고 있음에도 노조가 이러한 노력을 ‘불성실’로 폄훼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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