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길병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 열고 촉구
보건의료노조 길병원지부, 부분파업 9일 째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ㅣ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가 2년 만에 파업에 돌입해 간부와 대의원들이 9일째 파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인천 시민사회단체들이 길병원에 성실 교섭을 촉구했다.

인천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조합, 진보정당이 속한 인천지역연대와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는 28일 오후 남동구 구월동 소재 길병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길병원은 신의 성실로 노조와 교섭하고 파업사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인천지역연대와 민주노총 인천본부가 28일 오후 길병원 본관 앞에서 병원측에 성실 교섭과 파업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인천지역연대와 민주노총 인천본부가 28일 오후 길병원 본관 앞에서 병원측에 성실 교섭과 파업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부당노동행위로 노동청의 조사를 받는 중인 길병원이 지난해 교섭에서 노조의 요구안을 전면 거부해 교섭이 결렬됐다”며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특별조정회의에서도 노조의 요구안을 받을 수 없으니 조정을 빨리 끝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고, 병원측은 모든 것이 노조의 무리한 요구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가 특별조정회의에서 요구안 6가지를 최종안으로 제출했으나 병원측은 이마저도 들어줄 수 없다고 조정을 거부했다”며 “노조가 요구한 최종안은 병원에 재정적 부담을 주거나 운영에 지장을 초래할 만큼 들어주기 어려운 안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노조가 요구한 최종안은 ▲노조 조합원 교육 참석 인원 보장 ▲노조 대의원 부서 이동은 본인과 합의로 처리 ▲20년 넘게 ‘사원’ 신분인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의미로 일회적인 주임 승진 ▲비정규 직원의 정규직 채용 때 임금이 삭감되지 않게 상여금 지급을 차별하지 말아달라는 것 ▲환자복을 입고 근무해 문제가 된 만큼 근무복을 넉넉하게 지급해주고 세탁을 해달라는 것 등이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그렇게 어려운 안이 아님에도 병원측이 요구안 수용을 전면 거부하는 것은 노조가 주장하는 것처럼 요구안을 전혀 들어줄 생각이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교섭은 양보와 타협을 통해 합의안을 만드는 과정이지만, 병원측은 지노위 조정이 중지된 후 진행한 대화 자리에서도 논의를 거부한 채 수용불가 입장만 고수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했음에도 노사관계 파국을 막고 코로나19 전담병원 역할에 차질없게 조합원들의 정상 근무를 유지하며 간부와 대의원 중심으로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노조 활동 보장, 코로나 상황에 맞는 직원 근무 환경 개선과 직원들의 노고 보상은 노조가 요구하기 전에 병원이 먼저 나서야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인화 민주노총 인천본부장은 투쟁발언을 통해 “길병원이 시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파업사태를 방관하고 노조를 길들이려고만 하면 인천 시민사회단체로부터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며 “파업사태 해결을 위해 조속히 교섭 테이블에 나서라”고 경고했다.

한편, 길병원 노사는 지난달 10일까지 ‘2020년 임금단체협약’ 관련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같은달 인천지방노동위원회가 두 차례 조정회의를 열었으나 조정이 안돼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앞서 노조는 인천지노위에 조정 신청 후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찬성 87.4%로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합법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이후 이달 19일 길병원 노사가 16차 교섭을 진행했지만 결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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