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 의견에 인근 아파트 의견만 청취, 문제 지적
정작 ‘결사 반대’ 외치는 주민들은 참석 안 해
생중계 온라인 댓글로는 반대 의견 표출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인천시가 추진 중인 ‘창업마을 드림촌’이 인근 아파트 주민의 반대로 표류 중인 가운데, 주민설명회에 정작 인근 아파트 주민이 참석하지 않아 반쪽짜리 주민설명회라는 지적이 나왔다.

인천 미추홀구 용현5동에 추진 중인 ‘창업마을 드림촌’ 사업은 인근 SK스카이뷰 아파트 주민들의 반대로 1년 여간 진행이 멈춰진 상태다.

인천 미추홀구에 계획한 '창업마을 드림촌' 조감도(자료제공 인천시)
인천 미추홀구에 계획한 '창업마을 드림촌' 조감도(자료제공 인천시)

이에 시는 반대하는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지난 24일 용현5동 주민센터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지만, 정작 반대하는 주민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참석한 용현5동 주민과 청년들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인근 주민들을 위해 시가 지나치게 행정력을 낭비한다고 지적했다.

SK스카이뷰 아파트 주민들은 드림촌에 입주하게 될 청년(만 19세~39세)들의 성범죄 등 탈선행위, 입주대상자의 낮은 소득 등을 이유로 이 사업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는 입주 대상자에 대해 입주자 선정위원회 심사로 우수한 청년 선별, 입주 시 범죄 예방교육, 저소득층이 입주하는 영구임대주택과 다른 개념인 점 등으로 SK스카이뷰 아파트 주민들을 설득해왔다.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김민규 인천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시가 진정 창업하는 청년들을 위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주민과의 공동체 친화방안에서 시는 ‘돈 없는 청년들이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고 인정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시가 바라보는 청년에 대한 인식 수준이 그대로 드러나 화가 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드림촌 사업 성사를 위해 단순히 주민을 설득하기 위한 핑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진정 청년을 위한 사업이 되기 위해선 청년들과 충분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용현5동 주민이라고 밝힌 A씨는 “SK스카이뷰 아파트 주민들은 인근 인하대로부터 혜택을 많이 받고 있다. 수인선 인하대역의 역세권 수혜를 가장 많이 보는 주민들이기도 하다”고 한 뒤 “준공업지역에서 지금까지 함께 싸워온 공동체의 성과는 모두 취했다. 그런데 혹시 발생할지도 모르는 불편함을 우려해 ‘드림촌’ 이라는 전체 이익을 반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시가 ‘주민과의 공동체 친화 방안’이라며 내놓은 자료를 보면, SK스카이뷰 아파트 주민의 의견 수렴이 전부다”라며 “최소한 주민이라고 하려면 용현5동, 나아가서 미추홀구 주민과 인천시민 전체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용현5동 주민, 미추홀구주민, 인천시민으로 물어본다면 ‘드림촌’ 사업을 적극 찬성한다. 대다수 주민들이 비슷한 뜻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주영 인천시 일자리경제본부장이 지난 24일 드림촌 주민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변주영 인천시 일자리경제본부장이 지난 24일 드림촌 주민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변주영 인천시 일자리경제본부장은 드림촌 주민설명회에서 “SK스카이뷰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소통에 나서지 않는다. 절차상 문제가 있다면 정당히 주장하고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왜 뒤로 빠져 피하기만 하냐”고 말했다.

이어 “주민대표와 소통하려고 하지만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설명회 개최를 위해 아파트 내부 공간 사용을 요청했음에도 거절했다. 담당 공무원의 아파트 출입을 막기도 한다”며 “직접 주민들을 만나보면 일부 입대의를 제외하면 대다수 찬성하는 모습도 있다. 입대의가 당당히 나서 소통하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동안 청년 목소리 담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 용현5동과 미추홀구 전체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창업마을 드림촌’은 국비 지원 사업으로, 올해 절차가 진행되지 않으면 국비 220억 원을 반납해야 한다. 이때문에 이날 변 본부장은 이례적으로 주민들에 강한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보인다.

변 본부장의 발언처럼 이날 설명회엔 반대하는 주민들이 대거 불참했다. 다만, 이들은 온라인 생중계 공간에서 댓글로 ‘네 집 앞에 지어라’, ‘출산률 바닥인데 청년시설이 왜 필요한가’, ‘창업시설만 짓고 임대주택은 짓지마라’ 등 반대 의견을 표출했다.

한편, 드림촌은 1층부터 4층은 창업지원시설이며 5층부터 12층은 창업지원주택으로 설계했다.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은 가장 큰 어려움으로 자금조달 문제를 호소하고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에서 추진 중인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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