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궤도 올리는 데 청년 역할 무시 못 해
추진 중 용역에 지역 청년 배제 ‘지적’ 나와
인천시 “사업 추진 중 청년 배제한 적 없다”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인천의 실리콘밸리를 꿈꾸는 ‘창업마을 드림촌’이 순항 중인 가운데 정작 청년들은 사업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창업마을 드림촌’은 창업지원주택과 사무공간을 한 공간에 둬 청년 창업인의 24시간 재택근무가 가능하다.

인천시는 2017년 9월 국토교통부 창업지원주택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220억 원을 지원받는다. 시는 인하대 인근에 창업마을드림촌을 조성하려고 했다.

하지만 지난 2019년부터 드림촌 예정지 인근 주민들은 ▲임대주택이 들어서는 점 ▲청년 성범죄 등 탈선행위 우려 ▲저소득층 입주 가능성 등을 이유로 사업을 반대했다.

드림촌의 창업지원 주택은 청년 창업인을 위해 특화한 주택으로, 지자체 별로 전략 사업에 종사하는 청년층에 공급하는 지역전략산업 지원주택(임대주택)의 일환이다.

하지만 인천에 청년만을 위한 임대주택은 없다. 드림촌의 창업지원주택은 청년만을 위한 인천의 첫 임대주택이다. 국내 전체로 넓히면 청년 창업가를 위해 창업지원주택을 짓는 사례는 경기도 판교에 이어 드림촌이 두 번째다.

인천뿐만 아니라 국내 곳곳에서 청년임대주택이 지어지는 인근에서 주민 반대가 벌어져 사업이 좌초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인천 청년들은 드림촌 사업이 무산될 경우 인천 내 청년임대주택 무산 선례가 남을 것을 우려했다.

인천 미추홀구에 계획한 '창업마을 드림촌' 조감도(자료제공 인천시)
인천 미추홀구에 계획한 '창업마을 드림촌' 조감도(자료제공 인천시)

이에 청년들이 나서서 드림촌을 위해 주민 설득방안을 만들고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시가 개최한 드림촌 주민설명회에서 청년들은 “시가 주민반대에 매몰돼 당사자인 청년과 소통하지 않는다. 진정 청년을 위한 사업이 되기 위해선 청년과 소통하라”고 지적했다.

시는 이 같은 의견을 받아들여 지난해 11월 드림촌 청년 소통간담회를 진행했고, 이 자리에서 청년들은 비싼 보증금 문제와 향후 청년 임대주택 보급 계획, 비혐오시설임에도 주민수용성을 확보해야하는 이유 등을 물었다.

변주영 시 일자리경제본부장은 드림촌 사업 추진을 위해 청년들과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답했다.

시는 드림촌 사업이 청년 사업이라고 공언한다. 하지만 사업 초창기부터 지역 주민을 위한 설득만 있었고 청년과 소통을 위한 노력은 없었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배제한 채 청년사업을 진행한 셈이다. 

드림촌 사업이 지역 주민 반대로 좌초위기에 처했을 때 청년들이 나서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시도 이를 인정해 청년 층과 협의체를 꾸렸다. 하지만 청년들은 협의체의 진정성을 의심한다. 

또한, 시가 지난 24일 발주한 ‘인천시 창업생태계 조성 및 창업마을 드림촌 운영 방안 연구용역’을 두고, 드림촌 사업에 또 다시 청년들이 배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민규 인천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지난 11일까지 변 본부장이 청년들과 진행한 간담회는 요식행위였다. 지역 청년을 고려하겠다고 하지만 알맹이는 전혀 없었다”라며 “시는 청년들이 필요할 때 실컷 이용해놓고, 사업이 정상화되니 ‘토사구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엔 지역 청년 창업기업을 배제한 채 타 지역의 이미 성공한 창업기업을 유치하려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고 한 뒤 “드림촌 건립을 위해 지역 청년이 애썼고, 시 일부 공무원은 유망 기업을 유치해 성과를 내겠다는 심보다”라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시가 인천 청년 문제에 진정성이 있다면 지역 청년 창업가를 위한 드림촌 만들기를 다시 고민해야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드림촌 사업 추진에 지역 청년들의 도움이 컸던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청년을 배제한 적은 결코 없다”라며 “현재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용역 결과를 토대로 추후 청년들과 다시 논의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드림촌은 인천 창업생태계 구축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앵커기업이 필요하며, 앵커기업 유치를 위한 고민은 있지만 구체화한 것은 없다”면서도 “발주한 용역에 앵커기업 유치로 인한 효과 등 내용은 담길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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