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10월 신천지 소유 옛 인스파월드 건축허가
주민, “용도변경 없이 예배당으로 사용할까” 우려

인천투데이=이재희 기자│인천 중구에 신천지예수교회 시설이 추진되는 가운데 주민들은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6일 <인천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신천지예수교회는 지난 8월 신흥동3가 31-35, 38 소재 옛 인스파월드 건물을 대수선하기 위한 건축허가 신청을 했다. 

옛 인스파월드 건물.
옛 인스파월드 건물.

앞서 지난 2013년 신천지예수교회는 중구 신흥동 소재 지하 1층~지상 6층, 총 면적은 1만3296㎡ 규모의 옛 인스파월드 건물을 매입했다. 당시 신천지예수교회는 중구로부터 '종교 시설 용도 변경'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고 건물을 매입했다. 

이후 신천지예수교회는 2015년과 2016년, 올해 4월 세 차례 중구에 '종교시설 용도 변경'을 신청했다. 하지만 구는 지역 사회 갈등을 이유로 모두 불허가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신천지예수교회는 올해 8월 4일 공연장과 일반음식점, 의원 등을 포함한 ‘문화 및 집회시설’로 건물을 용도변경 신청을 했고, 중구가 받아들였다. 같은 달 7일 대수선을 위한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이에 구는 ‘인천시 중구 갈등유발 예상 시설 사전고지 조례’에 근거해 주민 의견 청취를 위해 해당 건물로부터 1km 반경 내 있는 주거시설인 항운아파트와 연안아파트, 유림노르웨이숲, 신흥아이파크 등 4곳에 공문을 보냈다.

'갈등유발 예상 시설'이란 창고시설이나 위험물 저장·처리 시설, 폐기물을 처리하는 자원순환 시설, 묘지, 장례시설 등을 의미한다.

이 밖에 구청장이 주민들의 건강이나 생활에 직접적인 피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는 시설도 포함한다.

주민 의견 청취 기간동안 이의제기가 없었고, 구는 지난 10월 20일 신천지예수교회의 건축 허가 신청을 승인했다. 

이에 근거해 신천지예수교회는 건물 내부 해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주민들은 중구가 발송한 공문에 '신천지' 소유 건물을 명시하지 않았다며,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미흡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인근 주민 약 2700명이 구에 반대서명부를 제출했고, 지난 11월 29일엔 중구청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수빈 인천유림노르웨이숲 에듀오션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장은 “'갈등유발 예상 시설'이라며 주민들에게 보낸 공문에서 ‘신천지’의 건물이란 사실을 전혀 파악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신천지가 별도의 용도 변경 없이 건물을 예배당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건축허가 취소와 함께 현재 진행 중인 건물 해체 작업도 당장 중단해달라”고 덧붙였다.

구 건축과 관계자는 “올해 5월까지 신천지예수교회가 종교시설로 건축허가를 신청했을 때, 구는 해당 신청을 계속 불허했다”며 “하지만 ‘문화 및 집회시설’로 신청했을 때 허가를 해주지 않을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종교시설 사후 용도변경 처리에 대해 계속 모니터링하고, 만약 종교시설로 사용할 경우 강력하게 행정조치 하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