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월까지 대위변제액 951억원, 전년 대비 3배↑
경기침체 지속, "정부 지역신보 출연요율 늘려줘야"

인천투데이=이재희 기자│경기침체와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은행 빚을 갚지 못하는 이른바 '디폴트(default, 채무불이행)' 소상공인이 급증했다. 덩달아 인천지역신용보증재단이 소상공인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 은행 대출액이 올해 10월까지 95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 규모다.

29일 <인천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1~10월 인천신보의 대위변제액은 951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대위변제액(301억원) 대비 3배 넘게 증가했다.

인천신용보증재단.
인천신용보증재단.

대위변제란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이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게 보증해준 지역신보가 소상공인이 상환하지 못한 대출을 대신 갚아주는 것을 의미한다.

연도별로 보면, 인천신보 보증사고액은 지난 2019년 391억700만원 2020년 362억8600만원 2021년 432억7400만원 2022년 639억3000만원으로 계속 늘었다.

대위변제액의 경우, 2019년 258억7900만원에서 2020년 232억7100만원, 2021년 270억8800만원, 2022년 309억600만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인천신보 대위변제액만 951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연간 금액에 비교해도 이미 3배가 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보증사고액은 1522억원7900만원으로 지난해 연간 639억3000만원 대비 2배가 넘는다.

이는 인천신보가 설립된 1988년 이래로 최대 수준이다. 정부의 코로나19 금융 지원 대책이 끝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2020년 4월부터 6개월 간격으로 5차례 시행한 소상공인 대출상환 유예 조치를 올해 9월을 끝으로 종료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부가 코로나19 금융 지원을 종료했으나, 소상공인 소득 수준은 아직 이전으로 회복하지 못했고 은행 대출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침체 지속, "정부 지역신보 출연요율 늘려줘야"

소상공인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되면서 빚을 갚지 못하는 소상공인들이 많아지자, 지역신보의 보증사고액과 변제액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현재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확대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사고율과 대위변제율은 향후 계속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가계부채 해소를 위해 기금 조성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인천지역신용보증재단 관계자는 “정부는 지역신보 출연요율을 늘려야 한다”며 “경기침체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대위변제액 규모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 변제를 해줄 수 있긴 하지만, 문제는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며 “해당 추세가 계속될 경우 신규 보증 중단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증기관의 보증을 받아 대출을 해주는 금융기관은 매월 대출금의 일정 출연요율에 따라 보증기관에 지급하는데, 지역신보의 출연요율이 타 기관 대비 현저히 낮다.

지역신보 출연요율은 0.04%이며 신용보증기금은 0.225%, 기술보증기금은 0.135%이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는 지난 8월 중소벤처기업부에 보증기관 출연요율 인상을 요구했으며,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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