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청-차병원, 글로벌 특화병원 MOU
“영리병원이 아니라면 공개토론에 응해야”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성광의료재단(차병원)이 업무협약을 하고 송도국제도시에 추진하는 ‘글로벌 특화병원’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13일 인천공공의료포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인천부천지역본부는 성명을 내고 “병원 유치 목적이 필수의료 확대 등 시민 건강권 보장이 아닌 개발 논리에 맞춰져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성광의료재단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글로벌 특화병원을 유치하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사진제공 인천경제청)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성광의료재단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글로벌 특화병원을 유치하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사진제공 인천경제청)

앞서 지난 12일 인천경제청과 성광의료재단은 송도국제도시 I-11 블록에 글로벌 특화병원 유치를 위한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 기관이 추진하는 글로벌 특화병원은 ▲글로벌 세포치료 ▲안티에이징(Anti-aging, 노화억제) 등을 목적으로 한다. 이들은 MOU에서 글로벌 특화병원 운영을 위한 제도 개선을 중앙 부처에 적극 건의하는 데 협력키로 했다.

이를 두고 인천공공의료포럼 등은 “현재 인천은 필수의료 부문의 의사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인천경제청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과 무관한 비필수의료 분야에 초점을 맞춘 병원을 인천에 설립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필수의료 강화 기조에 찬물을 끼얹는 역행적 행정이며, 인천의 의료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인천은 적은 의사와 간호사수, 공공병원 병상 수, 필수의료 과목 진료의사 부족 등 인구 10만명 당 연령표준화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서울보다 65% 높고, 중증외상환자 응급진료 사망률은 서울보다 47% 높다.

특히,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수는 서울과 비교해 50%에 불과하고, 산부인과 전문의 수는 서울의 60% 수준이다.

인천 보건의료계는 또 “인천 시민과 송도 주민에게 ‘우선 필요한 것’은 고가의 상업적 진료를 하는 ‘글로벌 특화병원’이 아니라 필수의료를 보장하는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를 만드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광의료재단이 운영하는 강남의 차움의원은 2014년 기준 입회비 1억7000만원에 연회비가 45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곳에선 영리추구를 극대화하는 치료와 더불어 초고가 유사의료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그야말로 상위 0.1% 부자만 대상으로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글로벌 특화병원 운영을 위한 제도개선을 중앙 부처에 적극 건의하는 데 협력’키로 하며, ‘해외국가 수준으로 규제 완확 필요하다’고 명시했다”고 한 뒤 “우회적 방식과 편법을 동원해 사실 상 영리병원을 설립하거나 극단적 영리추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인천보건의료계는 끝으로 “인천경제청과 성광의료재단이 떳떳하다면, 영리병원이 아니라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제도개선과 해외국가 수준의 규제완화’가 어떤 내용인지 당당히 밝혀야 할 것이다”며 “이에 대해 공개 토론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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