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해외직구·반도체 등 항공화물 날로 증가
공항물류단지 1·2단계 입주율 100% 완전포화상태
제3유보지 항공물류단지 구상 물류기본계획에 담겨
인천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와 영종 주민의견 관건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국제공항 화물 물동량이 나날이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배후물류단지가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원활한 물동량 처리를 위해 물류단지와 화물터미널 추가 등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 하지만 마땅한 토지가 없어 인천국제공항공사 또한 고심 중이다.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 전경 사진.(사진제공 인천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 전경 사진.(사진제공 인천공항공사)

23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제공한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물류단지·화물터미널)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3월 기준 제1·2공항물류단지 전체 입주율은 84.3%로 나타났다.

제1공항물류단지 중 1단계(48만2384㎡)와 2단계(44만2204㎡) 입주율은 각각 99%와 100%로 완전 포화상태다. 1단계는 업체 28개가 필지 41개를 쓰고 있으며, 2단계는 업체 12개가 필지 29개에 입주해 있다.

3단계에 해당하는 제2공항물류단지(22만1400㎡)는 입주율이 21.1%다. 사업자 모집이 한창 진행 중으로 아직 여유가 있다. 현재까지 전체 필지 20개 중 6개를 업체 3개가 계약했으며, 물류시설을 설계 중이다. 남은 면적은 17만4612㎡이다.

인천공항 물류단지는 모두 BOT(Build Operate Transfer) 방식으로 추진한다. 토지는 공사가 소유하며, 사업시행자가 토지를 임차해 직접 비용을 들여 시설을 건설·운영한다. 임차기간은 50년이다.

1단계는 지난 2006년 1월, 2단계는 2013년 2월 운영을 개시했다. 따라서 최초 입주 업체가 빠져 여유공간이 나는 건 2056년에나 가능하다. 인천공항 물동량이 날로 증가하고 있어 현재 3단계에 남은 면적도 빠르게 소진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물류단지 추가 확보가 시급하다.

다만, 화물터미널은 아직 여유가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DHL·FedEx·AACT 등이 31만1902㎡ 면적에 연간 화물 441만톤을 처리할 수 있는 터미널을 운영 중이다.

인천공항 물류단지와 화물터미널 현황.(자료제공 인천공항공사)
인천공항 물류단지와 화물터미널 현황.(자료제공 인천공항공사)

K-바이오·반도체·해외직구 등 항공화물 증가 요인

인천공항 물동량은 지난 2021년 역대 최고치인 333만톤을 기록하며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K-방역’ 효과에 따른 의약품 수출 증가,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인한 해외직구 급증, 세계 반도체시장 확대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295만톤으로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여전히 세계 2위다.

여기에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이 2024년 말 완료되고, 여객 1억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게 된다. 그에 따른 여객기 증가로 벨리카고(Belly Cargo, 여객기 아랫부분에 싣는 화물) 또한 덩달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남은 인천공항 물류단지도 더욱 빠르게 소진될 수 있어 추가용지 확보가 시급하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는 현재 공사 소유의 마땅한 용지가 없어 고심이다. 이에 추가용지를 물색하고 있다.

인천 중구 영종하늘도시 3단계 유보지(사진제공 LH)
인천 중구 영종하늘도시 3단계 유보지(사진제공 LH)

제3유보지 공항물류단지 최적지로 부각...UAM·반도체 시너지낼까

가장 적합한 곳으로 거론되는 곳은 영종하늘도시 3단계 유보지다. 이 땅은 중구 운서동 영종나들목(IC)와 신불IC 사이에 있으며, 면적은 369만7000㎡(110만평) 규모로 충분하다. LH와 인천도시공사(iH공사)가 각각 70%와 30%씩 소유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2월 해당 용지 중 약 195만㎡를 물류단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LH에 제안한 바 있다. 이같은 내용은 올해 4월 마련한 ‘인천시 제4차 지역물류기본계획(안)’에도 담겼다.

ㆍ[관련기사] 영종 제3유보지 물류단지·신항 인입철도 등 인천물류 청사진

제3유보지는 현재 인천시가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를 추진하는 곳이기도 하다. 특화단지로 지정되더라도 땅이 넓은 만큼 어느 정도는 물류단지 용지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제3유보지는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의 정류장 격인 버티포트(Vertiport) 조성 대상지다. 정부는 2025년 UAM 상용화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 버티포트를 인천공항 화물터미널과 연계해 활용하면 인천공항 물동량 증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영종국제도시 주민들의 반대 가능성도 있다. 주민들은 거주지와 밀접한 제3유보지에 물류단지가 생긴다면, 화물차량 동선상 영종하늘도시를 관통할 수밖에 없어 정주환경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ㆍ[관련기사] 영종하늘도시 3단계 항공물류단지 주민 반발에 LH ‘난감’

그 외 공항물류단지 후보지로는 인천대교로 연결되는 인천신항 배후단지, 제3연륙교로 연결되는 인천북항 배후단지, 영종도 준설토투기장 등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이 후보지들은 공항과 다소 거리가 멀다는 단점이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공항구역 내 유휴지를 대상으로 개발이 가능한 곳을 검토해 추가 물류단지 개발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겠다”며 “이와 함께 영종 제3유보지에 반도체 특화단지가 들어설 경우 이를 연계한 항공물류 시너지가 발현될 수 있게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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