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산업의 부가가치율, 국내 평균 보다 낮지만 최근 격차 줄어 들어

<인천투데이>는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김하운 이사장과 함께 거시적으로 인천경제를 조망하면서 인천경제의 추이와 현황을 가능한 한 쉽게 설명하고, 분석과 진단으로 구조적인 문제점과 과제를 발굴하고,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자 한다.

이번 편과 다음 편에선 인천 경제가 안고 있는 과제 중 하나인 인천 산업의 생산성 문제를 짚어 본다. 인천 산업의 생산성을 나타내는 부가가치율이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우선 인천의 부가가치율 추이와 현황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지역 산업의 생산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는 부가가치율

만약 한 지역의 경제 주체 전체가 60조원 규모의 원자재를 투입해 100조원 규모의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해 팔았다면 40조원이 남는다.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김하운 이사장.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김하운 이사장.

지역경제 통계에서는 이 100조원을 '산출액'이라고 한다. 기업 등에서 말하는 ‘매출액’과 비슷한 개념이다. 기업의 매출액은 다른 기업이 만든 것을 사다 팔아도 자기 기업의 매출액에 포함한다. 하지만 산출액은 다른 기업이 만든 것은 제외하고 자기 기업이 만들어 판 것만을 말한다.

산출액 100조원을 만드는 데 들어간 60조원을 '중간투입'이라고 한다. 중간재로 투입되는 원자재가격에 해당하는 말이다. 기업의 매출원가와 비슷한 개념이다. 보기에 따라 소비의 한 종류로 여겨 ‘중간소비’라고도 한다.

지역의 산출액 100조원에서 중간투입 60조원을 뺀 40조원을 '지역 내 총부가가치'라고 한다. 이 지역 내 총부가가치는 기업 등 경영인의 이익이나 노동자들의 급여인 피용자보수뿐만 아니라 산업시설의 감가상각에 해당하는 자본소모 등으로 분배되는 재원까지 포함한다.

여기다 산출과정에서 정부에 납부한 생산물세를 더하면 지역경제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경제지표인 지역내총생산(GRDP)이 된다.

산출액 100조원에서 지역 내 총부가가치 40조원이 차지하는 비율, 바로 이 40%가 지역 내 총부가가치율이다. 앞으로 편하게 부가가치율이라고 하면 이 지역내총부가가치율을 말한다.

즉, 지역내총부가가치율(부가가치율) = (지역내총부가가치/산출액)×100% 이다. 지역경제를 살필 때 얼마나 많은 재화나 서비스를 판매했는지도 중요하지만, 그 재화나 서비스를 팔아서 얼마를 남겼느냐가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지역내총부가가치율은 지역 경제에서 산업의 수익성과 효율성을 포함한 생산성을 나타내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부가가치율은 지역 경제와 산업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평가지표이다.

인천 남동산업단지 전경.(사진제공 인천시)
인천 남동산업단지 전경.(사진제공 인천시)

국내 평균보다 낮은 인천 산업의 부가가치율

현재 국내 광역시도별 부가가치율을 보여주는 가장 최근 통계는 2020년 자료이다. 정부가 발표하는 부가가치율 통계는 지역내총생산 통계보다 발표하는 데 1년여가 더 걸린다.

다음 국내 부가가치율 <표>에서 보는 것처럼 2020년 기준 인천의 산출액은 약 195조7000억원이었다. 국내 광역시도 17개 중 7위, 특·광역시 8개 중 3위에 해당한다. 국내 중상위 그룹에 속한다. 인천사람들이 비교하기 좋아하는 부산은 187조원으로 국내에서 9등, 특·광역시 중에서 4등이다. 산출액 규모만 보면 인천이 부산을 앞섰다.

인천의 지역 내 총부가가치는 81조3000억원으로 국내 7위, 특·광역시 중 3위이다. 산출액과 순위가 같다.

그러나 부산의 지역내 총부가가치는 84조1000억원으로 국내 6위, 특·광역시 중 2위이다. 산출액 순위보다 지역내총부가가치 순위가 크게 오르며 부산이 인천을 앞선다.

인천이 부산보다 8조7000원어치나 더 많이 만들어 팔았는데 부가가치는 인천이 부산보다 2조 8000억원이 더 적기 때문에 생긴 결과이다. 그만큼 인천 경제에선 중간투입재가 부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는 뜻이다.

표. 국내 광역시도별 부가가치율(2020년 기준)
표. 국내 광역시도별 부가가치율(2020년 기준)

문제는 인천의 부가가치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위의 <표>에서 본 것처럼 인천 산업의 평균적인 부가가치율은 41.5%이다. 부산의 45.0%는 물론 국내 평균 43.1%에도 못 미친다.

같은 수도권에 있는 서울의 51.2%에 비하면 거의 10%포인트나 떨어진다. 인천의 부가가치율은 국내 시·도중 11위로 중하위에 머물고, 특·광역시 8개 중에서는 7위로 최하위에 걸쳐 있다. 같은 양의 재화를 산출해도 남는 게 영 적다는 말이다.

부가가치율이 뒤떨어진다는 것은 여러 의미를 갖는다. 일례로 정부가 경제성장률 신장을 위해 한정된 재원(예산)을 배분한다고 하자. 정부가 지자체로 배정한 예산을 지출하면 그만큼 그 지역의 산출액 증가로 나타난다.

그런데 이때 정부가 같은 금액의 예산을 지출해도 지역에서 거둬들이는 부가가치는 지역 산업의 부가가치율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효율성을 중시하는 정부라면 당연히 부가가치율이 높은 지역에 예산을 배정하려 할 것이고, 이 경우 광역시와 경쟁하게 되는 인천은 정부의 선택을 받기 어려워진다. 이러한 현상은 큰 기업이나 산업을 유치하는 상황에서도 똑같이 발생할 수 있다.

인천 부가가치율, 국내 평균과 격차는 줄고 있어 다행

인천의 부가가치율이 국내 평균에 비해 낮은 것은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외지에서 하도급을 받아 재화를 생산하는 비중이 높은 인천 산업의 특성상 아무래도 중간에 투입되는 부자재를 자체 생산하기보다는 외부에서 조달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부가가치율이 낮아진다. 또한 국제유가 등 한 기업이 가격을 통제하기 어려운 원자재에 대한 의존이 높으면 부가가치율은 낮아진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인천을 포함한 한국 산업의 부가가치율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국제유가의 하락과 안정세로 비교적 높은 부가가치율을 보였다.

그림. 인천과 전국 산업의 부가가치율 추이
그림. 인천과 전국 산업의 부가가치율 추이

이후 2010년 전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금융위기에 따른 세계경제 위기 기간 중에는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부가가치율이 하락했다. 다시 세계경제 위기가 진정되면서 국제유가가 안정되자 부가가치율은 반등을 보였다.

그나마 중요한 의미를 보여주는 것은 인천 산업의 부가가치율과 국내 평균 부가가치율의 격차 추이이다. 1980년대 후반 국내 평균 부가가치율과 거의 10%포인트에 이르던 부가가치율 격차가 점차 줄어들어 최근에는 2~3%포인트로 감소했다. 그만큼 인천 산업의 생산성이 향상됐다는 점에서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 편에선 인천의 부가가치율이 낮은 이유를 살펴보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