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공원 추진협, 25일부터 릴레이 단식 천막농성
“유정복 시장, 소통간담회 시민 합의 받아들여야”

인천투데이=이서인 기자│인천시민사회단체가 부평 캠프마켓 조병창 병원 건물 철거를 막기 위한 단식·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일본육군조병창 역사문화생태공원 추진협의회는 조병창 병원 건물 철거 저지 투쟁 선포식을 25일 캠프마켓 인포센터 앞에서 열었다.

추진협의회는 선포식 후 바로 캠프마켓 공원 앞에 천막을 쳤고, 조병창 병원 건물 철거를 막기 위한 릴레이 단식을 시작했다.

추진협의회는 병원 건물 철거가 철회될 때까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돌아가면서 단식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25일에는 일본육군조병창 역사문화생태공원 추진협의회 소병순 공동대표와 김형회 공동대표가 단식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육군조병창 역사문화생태공원 추진협의회는 25일 캠프마켓 공원 앞에 천막을 쳤고, 조병창 병원 건물 철거를 막기 위한 릴레이 단식을 시작했다.
일본육군조병창 역사문화생태공원 추진협의회는 25일 캠프마켓 공원 앞에 천막을 쳤고, 조병창 병원 건물 철거를 막기 위한 릴레이 단식을 시작했다.

소병순 역사문화생태공원 추진협 공동대표는 “일본은 제국주의 침략의 흔적을 없애려고 일본 국토의 조병창 시설을 모두 없애버렸다”며 “현재 남아있는 부평 캠프마켓 조병창 시설을 철거하는 것은 일제 침략 흔적을 지우는 친일 매국행위다. 유정복 인천시장과 국방부는 이를 즉각 중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정혜경 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대표는 “캠프마켓 조병창은 아시아태평양전쟁의 현장을 담고 있는 유적이다. 역사 현장은 후손들이 역사를 기억하게 한다. 현장을 없애면 역사도 사라진다”며 “현재 유적을 온전히 지켜서 아태전쟁의 피해를 기억해야한다. 조병창을 철거하면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일본육군조병창은 1941년 일제가 대동아 침략전쟁을 위해 조선에 지은 무기제조 공장으로 현재 부평 캠프마켓 자리에 들어섰다.

당시 1만명이 넘는 조선인이 강제로 조병창 노역에 동원됐다. 강도 높은 노동에 다친 사람들이 조병창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때문에 조병창 병원 건물은 일제의 침략전쟁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근대건축 유적으로 평가받는다.

“유정복 시장, 소통간담회 시민 합의 받아들여야”

지난해 인천시와 문화재청, 국방부 등은 주한미군 주둔으로 토양오염을 정화하고, 조병창 병원건물을 비롯한 캠프마켓 내 근대건축물을 보존하기 위해 지속해서 협의했다.

그런데 국방부가 지난해 11월 7일 캠프마켓 내 조병창 병원건물 철거를 시작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는 거세게 반발했고 시는 지난해 11월 10일 국방부에 철거 중지를 요청했다.

또, 유정복 시장은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 조병창 건물 존치·철거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시는 시민 의견 수렴을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소통간담회를 3차례 개최했다. 당초 1~3차 소통간담회에 시 관계자, 부평구 관계자, 역사공원 추진협 위원, 부평숲추진위원회 위원 등이 참가했다.

일본육군조병창 역사문화생태공원 추진협의회는 조병창 병원 건물 철거 저지 투쟁 선포식을 25일 캠프마켓 인포센터 앞에서 열었다.
일본육군조병창 역사문화생태공원 추진협의회는 조병창 병원 건물 철거 저지 투쟁 선포식을 25일 캠프마켓 인포센터 앞에서 열었다.

시는 지난 18일 4차 소통간담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철거 목소리를 냈던 부평숲추진위원회가 불참하자, 정족수 부족으로 1~3차 소통간담회를 마무리하는 회의로 진행했다.

그런데 이날 시는 마무리 회의록 서명을 거부했고, 회의 합의사항을 기록하지 못하며 사실상 무산됐다.

시는 다음날인 19일 캠프마켓 B구역 토양오염 정화작업을 정화 계획에 맞게 처리해달라는 공문을 국방부에 제출했다.

국방부는 토양환경보전법에 근거한 토양오염정화 기간인 올해 말까지 조병창 병원 건물 철거 후 복원을 전제로 한 토양오염정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시가 국방부에 오염 정화와 철거를 요청하자, 시민사회단체는 반발했다. 3차 소통간담회에서 역사공원 추진협과 부평숲추진위가 투표 등 시민 여론을 수렴해 조병창 병원 건물 존치·철거 여부를 결정해야한다고 합의한 부분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시민사회단체는 25일부터 천막을 치고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김형회 역사문화생태공원 추진협의회 공동대표는 “유정복 시장은 적어도 소통간담회에서 시민 대표들이 ‘조병창 병원 건물 철거 여부를 시민 의견을 수렴해 결정해야한다’고 합의한 내용은 받아들여야한다”며 “조병창 병원 건물을 철거하면 이후 D구역의 건물들도 철거될 수 있다. 유정복 시장은 지금이라도 철거를 중단해야한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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