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첫 확진자도 인천의료원서 치료
에볼라·메르스 의심환자 인천의료원 거쳐
“인천의료원에 감염병전문병원 추진해야”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독일에서 출국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출국한 내국인 남성이 인천의료원에서 원숭이두창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로, 코로나19에 이어 신종 감염병 첫 확진자가 인천에서 나오며 감염병전문병원 설립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22일 원숭이두창 의심증세를 보인 A씨에 대해 “진단검사를 시행한 결과, 최종 양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 판정이다. 다른 의심환자 B씨는 음성 판정이 나왔다.

A씨는 지난 21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피부병변과 미열, 인후통 등 증상이 나타나 질병관리청의 직접 의심 신고를 했다. 공항 격리시설에서 대기하다 인천의료원으로 이송해 검사를 받았다.

인천의료원 관계자는 “A씨는 인천의료원 격리 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특별한 치료약이 없어 기존 항생제를 사용하고 있다. 상태는 양호하다”고 말했다.

인천의료원이 운영하고 있는 중증환자 전담병상(사진제공 인천의료원)
인천의료원이 운영하고 있는 중증환자 전담병상(사진제공 인천의료원)

원숭이두창뿐만 아니라 신종 감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국내 유입경로는 인천공항이다. 의심환자로 분류되면 인천 유일한 공공의료기관인 인천의료원으로 이송해 검사·치료를 한다.

앞서 지난 2020년 1월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인천의료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과거 대유행을 일으켰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와 에볼라 의심환자는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인천의료원에서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 확진이 됐으면 모두 국내 첫 확진자였다.

인천은 해외에서 대한민국으로 들어오는 관문이다. 공항과 항만을 보유하고 있으며, 입국검역대상자 중 90%가 인천공항과 인천항으로 입국한다.

2015년 메르스 대유행 후 정부가 발표한 ‘감염병전문병원 설립방안 연구개발’ 용역보고서에 인천은 중앙·중부, 영남, 호남, 제주 권역 등과 함께 감염병전문병원이 필요한 5곳에 꼽혔다.

하지만, 인천은 감염병전문병원 공모마다 고배를 마시고 있다. 감염병전문병원이 필요한 5곳 중 설립계획이 전무한 곳은 인천과 제주 뿐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 질병청이 감염병전문병원을 공모할 때 인천이 아닌 수도권으로 권역을 지정한 것을 두고 논란이 빚어졌다. 결국 감염병전문병원 공모에서 경기도의 분당서울대병원이 선정됐다.

이에 앞서 지난해 2월 질병청은 감염병전문병원 공모에서 대구경북권을 후보지로 결정했다. 인천은 1표차로 패했다. 정부가 감염병전문병원이 필요한 곳으로 명시하지 않은 대구경북권이 후보지로 선정된 것을 두고 정치적인 포석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천 감염병전문병원 추진 민관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는 한성희 건강과나눔 상임이사는 “감염병전문병원 설립에서 고려할 것은 정치적 이유가 아니다”라며 “질병청은 감염병전문병원 선정마다 공모방식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정치적 이유로 인천은 항상 뒷전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질병청은 필요할 때만 인천의료원을 찾기 전에 인천의료원에 필요한 시설을 먼저 만들어줘야 한다”고 한 뒤 “인천 감염병전문병원 설립은 대통령 공약이었다. 유심히 지켜볼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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