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우리의 노래’ 부른 ‘시월의 봄’
대중상 ‘덕호씨’, 예술상 ‘동화네’ 등
시, "인천 대표 음악행사로 자리잡 길"

인천투데이=박소영 기자│제7회 인천평화창작가요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인천평화창작가요제는 인천상륙작전과 연평해전 등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인천에서 평화를 주제로 한 노래를 발굴하고 확산하고자 2014년 시작했다.

인천평화창작가요제는 올해로 7회를 맞았다. 그동안 접수한 곡만 1014곡에 달한다. 올해 총 117팀이 참가해 ‘평화의 도시’의 위상을 높였다. 최종 본선에 오른 10팀이 지난 11일 송도국제도시 트라이보울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뽐냈다.

올해 가요제는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철저한 방역수칙을 지키며 진행됐다. 대상은 ‘시월의 봄’의 ‘우리의 노래’가, 대중상은 ‘덕호씨’의 나쁜 일은 영원하지 않아‘, 예술상은 ’동화네‘의 ’HOME(홈)’이 차지했다. 주요 상을 받은 3팀은 <인천투데이>와 인터뷰로 수상소감을 전했다.

‘우리의 노래’를 부른 ‘시월의 봄’.
‘우리의 노래’를 부른 ‘시월의 봄’.

“눈앞에 있는 문을 열어봐 봐 당장 달려갈 세상이 보이잖아

내 손을 잡아 같이 달려가자, 우린 빛이 없는 터널 앞에 있어”

‘우리의 노래’를 부른 ‘시월의 봄’팀이 영예의 대상을 안았다. ‘우리의 노래’는 친한 소꿉친구의 학교 폭력 문제를 같이 극복해나가자는 이야기가 담겼다. 전체적으로 밝은 느낌으로 팝락 장르로 풀어냈다.

작곡‧작사를 맡은 김세준(31) 씨는 “왕따를 당하는 친구들을 보기도 했고, 사회적으로 만연한 학교폭력 문제를 노래로 풀어보고 싶었다”며 “평화라는 것은 막연하지만, 현실의 안정감이라고 생각한다. 거창하지 않은 평화라도 모난 부분 없이 흘러가는 일상을 평화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재작년과 작년에 참가하기 위해 이 곡을 만들어 놨는데, 여러 사정으로 참가하지 못했다. 여러 훌륭한 팀이 많아서 대상은 생각도 안했는데, 상을 타게 돼 영광”이라며 “받은 상금으로 코로나19로 제작이 중단된 다음 앨범을 만드는 데 보태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나쁜 일은 영원하지 않아’를 부른 ‘덕호씨’.
‘나쁜 일은 영원하지 않아’를 부른 ‘덕호씨’.

“나쁜 일은 영원히 계속되지 않아

이보다 나빠질 수는 없을 거야“

대중상은 ‘나쁜 일은 영원하지 않아’를 노래한 ‘덕호씨’팀이 받았다. 팀의 리더인 전덕호(43) 씨는 2014년 연남동에서 개를 키울 당시 ‘덕호씨’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후 캐릭터 ‘덕호씨’의 일상과 생각을 미니애니매이션, 음원 등에 담아 창작하고 있다.

전덕호 씨는 “세상엔 나쁜 일이 더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1%의 의지가 있으면 나쁜일이 아무리 일어나도 이겨낼 수 있다”며 “평화는 ‘내면의 평화’가 가장 중요한 거 같다. 아니라고 부정하면 내면의 평화는 찾아오지 않는다, 나를 인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지난해 참가했는데 1차에서 떨어졌다. 이번 가요제에서 예술상을 타게 돼 기쁘다"며 “원래 처음엔 혼자서 활동을 했었다. 그러다 마음이 맞는 팀원을 만나 팀을 꾸렸다. 팀원들과 받은 상금을 잘 나눠 음악 활동에 필요한 비용으로 사용하겠다”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HOME’의 '동화네'.
’HOME’의 '동화네'.

“어쩌면 우린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우린 살아야 하지 않을까”

예술상은 ‘HOME’을 부른 ‘동화네’가 받았다. ‘HOME’은 우리 모두의 집인 지구를 의미한다. 우리가 다같이 살아가는 지구의 환경을 보호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곡이다. ‘동화네’는 대학교 수업 때 만난 친구들로 이뤄진 팀이다. 당시 코로나19에 대한 노래를 작사‧작곡하는 것이 과제였는데 그 때 만들어진 노래라고 한다.

팀의 리더인 김동화(22) 씨는 “코로나19가 인간이 지구를 파괴하면서 생긴 전염병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며 “아름다운 자연을 보면 내면의 평화를 찾게 되는 것 같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선 자연 또한 지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팀의 연령대가 21살~31살으로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모두 음악적 반경을 넓힐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고, 좋은 결과까지 낼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새’를 부른 ‘블랙버드’ ▲‘바람아 바다야 하늘아’를 부른 ‘지난날’ ▲‘월식’을 부른 ‘청년시럼’ ▲‘비로소 봄’을 부른 ‘모자’ ▲‘서울씨리’를 부른 ‘온닷’ ▲‘I LIKE THAT!’을 부른 ‘팀 더피’ ▲‘꽃망울’을 부른 ‘영형스’ 등이 장려상을 수상했다.

제7회 평화창작가요제.(사진제공 평화창작가요제조직위원회)
제7회 평화창작가요제.(사진제공 평화창작가요제조직위원회)

시민 50명이 시민심사단으로 참여했고, 전문 심사위원들과 함께 본선 무대를 심사했다.

전문 심사위원으로 제5회 장려상 수상자이자 최근 <JTBC> 예능프로그램인 ‘싱어게인’에 TOP5에 오른 가수 이정권 씨,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이자 음악평론가 김윤하 씨. 4.16합창단 지휘자이자 문화기획자 박미리 씨, 성공회대 교수이자 가수 이지상 씨, ‘황해문화’ 편집장 전성원 씨,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장 김창남 씨 등이 참여했다.

이정권 씨는 “경연을 하는 팀들을 보고 ‘얼마나 떨릴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시민심사단 중 한명이라고 생각하고 심사를 했다”며 “소수의 아티스트들을 제외하고 대다수가 음악활동을 하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인천평화창작가요제 만큼 신인이 참가할 수 있는 가요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많은 시민들이 앞으로도 참가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심사위원장인 김창남 씨는 “7회까지 해마다 심사를 맡으며 늘 감탄한다. 가요제를 준비한 스태프들의 노고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늘 이야기 속에 산다.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매체로 음악도 있다. 이번 가요제를 통해 평화의 노래 117곡이 만들어졌다. 즉 평화의 이야기가 117개나 만들어진 것”이라며 “앞으로 개최될 평화창작가요제로 더 많은 평화의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총평을 남겼다.

채경식 시 문화예술과 음악도시팀장은 “평화를 기원하는 염원이 노래에서 느껴졌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나 청취하는 관람객들도 마음의 평화를 찾았을 것”이라며 “평화창작가요제가 인천시 대표적인 음악행사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7회 인천평화창작가요제는 인천시와 인천평화창작가요제조직위원회가 공동주최하고 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와 사단법인 인천사람과문화가 공동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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