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ㆍ인천투데이 공동기획|
인천 사회적경제조직 ② 까레몽협동조합
48년째 당일생산·당일판매 원칙지키며 신선한 빵 만들어
‘멀리가지말고 같이가자’는 철학으로 협동조합 운영

인천투데이=이서인 기자│

사회적경제는 시장원리주의와 신자유주의 한계로 발생한 소득양극화와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극복하고자 나온 대안 경제시스템이다. 사회적경제는 상호간 연대·협력, 사회서비스 확충과 복지 증진, 지역공동체 강화, 일자리 창출 등 공공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모든 경제적 활동을 의미한다.

사회적경제조직은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이 있다. <인천투데이>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적경제조직과 그 활동을 소개한다.

인천 남동구 도림동에 위치한 까레몽협동조합(대표 김봉수)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들 속 동네빵집 명성을 지키고 있다.

김봉수 까레몽협동조합 대표를 비롯한 동네빵집 10곳은 까레몽 베이커리를 공동브랜드로 만들어 2007년 창업했다. 이후 김 대표는 2013년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김봉수 까레몽협동조합 대표.

김 대표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들이 1990년대 말부터 갑자기 늘어나면서 동네빵집이 살아남기 어려워졌다고 했다. 이에 동네빵집이 살아남기 위해 경쟁력을 갖추는 방안으로 협동조합을 설립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동네빵집이 1990년대까지 양적·질적 성장을 했다. 그러나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이 많이 생기면서 2000년도에 동네빵집은 1만8000개에서 5000개로 줄었다”라며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경쟁력을 갖춰야했고, 동네빵집 공동 브랜드를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까레몽’이라는 이름은 사과과자를 뜻하는 ‘까레’와 산을 뜻하는 ‘몽’이 합쳐진 말로 ‘과자로 만들어진 산’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까레몽 빵집은 국내 12곳이 운영되고 있다. 인천에는 만수점·동인천점·연희점·검단점·구월점·선학점·예술회관점·LF아울렛청학점 등이 있다.

48년째 당일생산·당일판매 원칙지키며 신선한 빵 만들어

김 대표는 중학교를 졸업한 1974년부터 빵을 만들었다. 올해까지 48년째 빵, 한길만을 걸었다. 2020년 인천 미추홀명장에 선정되기도 했다. 미추홀명장은 숙련된 기술을 바탕으로 인천의 산업발전에 공헌하는 우수 기술자에게 주어지는 인증이다.

김 대표는 “우리 집안은 4대째 카톨릭이다. 집안에서 신부가 되면 좋겠다고 했지만, 돈을 벌기 위해 제빵기술을 배웠다”라며 “군대 제대하고 제빵기술을 살리기 위해 외국에 가서 공부하면서 빵에 대한 열정이 더욱 커졌다”라고 말했다.

맛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 벨기에까지 가서 제빵 공부를 했다. 이후 대전성심당 등 국내 유명한 빵집을 기술지도했고, 10년간 경인제과요리커피학원 만들어 운영하며 기술지도와 제빵교육을 진행했다. 제과업 컨설팅을 꾸준히 하며, 안승주와 김철호 등 국내 우수한 제빵기능장을 배출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경인제과요리커피학원에서 2002년 원장을 하며 인천에 오게 됐다고 했다. 그때부터 인천의 빵·과자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특히, 2007년 인천시와 함께 음식축제를 열어 케이크와 빵 만들기 등 체험행사를 진행하며 제과의 대중화에도 힘썼다.

김 대표가 48년째 실천하고 있는 철학은 ‘빵은 신선해야한다’이다. 지금도 당일생산·당일판매 원칙을 지키며 신선한 빵만을 판매하고 있다. 까레몽 빵집은 당일 판매하지 못한 빵을 저소득층에 기부하고 있다.

까레몽 빵집 내부 모습.(사진제공 까레몽협동조합)

‘멀리가지말고 같이가자’는 철학으로 협동조합 운영

김 대표는 제빵사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빵만들고, 하루종일 벽보고 일하는데 경쟁력을 갖기 위해 정보 취득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이런 환경에서 제빵사들이 정보 접근을 하기 위해서 협동조합이 더욱 필요했다고 했다.

현재 협동조합은 빵이름·만드는방법·제빵기술·포장지를 공유하고, 협동조합에 속한 각 지점에서 만들고 있다.

그는 “제빵사들이 협동조합에 가입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같이 성장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라며 “‘멀리가지말고 같이가자’는 철학으로 협동조합을 시작했다. 협동조합이란 조직이 커지면 성과를 같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 협동조합은 자본주의에 의한 빈부격차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나온 조직이다”라며 “소상공인은 뭉쳐도 살기 어렵다. 흩어져서 개개인으로 존재할 때는 더 어렵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협동조합 설립 초기부터 자본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당시 정부가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1억원을 빌려준다고 해서 김 대표와 조합원들은 2300만원을 모았다. 정부의 지원금이 줄자 조합원들은 출자금을 더 냈어야 했다.

이때 김 대표는 출자금을 더 부담하고 싶었으나, 협동조합 기본법 상 한사람이 출자금의 30%이상을 투자할 수 없었다. 그래서 처음에 협동조합은 적자였으나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개발전담부서를 만들어 신제품 개발에 더 열을 올렸다고 했다.

그 결과, 2014년 인천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 까레몽의 쌀카스테라 15톤을 납품하는 등 성과를 냈다.

김봉수 대표가 쌀한과쿠키를 들고 있다.
김봉수 대표가 쌀한과쿠키를 들고 있다.

외국 모방 아닌 한국 고유의 제과제품 개발에 힘써

최근 김 대표는 제빵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한과제품을 출시했다. 전통과자 한과를 기본으로 설탕을 안 쓰고, 현미와 조청으로 만든 국내 최초 쌀한과쿠키다.

김 대표는 “빵과 제과는 유럽을 모방한 게 전부였다. 이런 점이 안타까워 한국 한과를 연구했고, 우리 체질에 맞는 몸에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프랑스 로미아 쿠키를 접목시켜 만들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현미는 무가당으로, 찐득한 면을 없애고 바삭한 식감을 살리는 것을 강조했다”라며 “딸기·녹차·초콜렛·치즈 등 다양한 맛으로 개발했다. 이를 발전시키면 경쟁력있는 한국 과자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라고 부연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동네빵집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과 함께 살기 위해 협동조합을 잘 운영할 것이다”라며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에 대항해 소상공인들과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공유하고, 성장하는 방법 등을 공유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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