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ㆍ인천투데이 공동기획|
인천 사회적경제조직 ⑤ 예비사회적기업 ‘한국발효문화원’
발효음식으로 자존감 형성과 세대갈등 해소 노력
“공동체 노동인 ‘발효음식 제조’로 지역공동체 살리고 싶어”

인천투데이=이서인 기자│

사회적경제는 시장원리주의와 신자유주의 한계로 발생한 소득양극화와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극복하고자 나온 대안 경제시스템이다. 사회적경제는 상호간 연대·협력, 사회서비스 확충과 복지 증진, 지역공동체 강화, 일자리 창출 등 공공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모든 경제적 활동을 의미한다.

사회적경제조직은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이 있다. <인천투데이>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적경제조직과 그 활동을 소개한다.

인천 동구 금곡로 50-1에 위치한 예비사회적기업 (주)한국발효문화원(대표 김정미)은 전통 발효식품을 생산하고, 시민들에게 체험교육을 진행하는 곳이다. 이달 12일 발효문화원을 방문해 김정미 대표를 만났다.

발효문화원은 2019년 5월 설립됐고, 2020년 고용노동부 창의혁신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현재 김정미 발효문화원 대표를 포함해 4명이 일하고 있다.

김정미 한국발효문화원 대표.
김정미 한국발효문화원 대표.

주요 사업은 ▲천연발효식초와 콤부차 등 발효식품 제조·판매 ▲발효식품 체험장 운영 ▲발효음료 전문 카페 운영 등이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과 협약해 아동과 노인 등 시민들에게 발효식품 체험 교육과 발효와 연결된 미생물 체험 교육 등도 진행하고 있다.

발효음식으로 자존감 형성과 세대갈등 해소 노력

김 대표는 사회복지 관련 일을 오래했으며,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한 경험이 발효문화원 설립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김 대표는 “사회복지 일을 하면서 여성이 피해자인 성폭력, 가정폭력 등을 많이 접했다”라며 "여성이 경제력을 가졌을 때 폭력 피해 회복속도가 더 빠르다는 걸 알게 돼 평생교육 사업에 관심이 생겼고 발효문화원을 설립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 청국장과 된장을 판매하는 발효식품회사를 어머니와 함께 운영했는데, 어머니는 발효음식을 만들면서 ‘재밌다’ ‘살맛난다’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라며 “노인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면서 자존감을 회복하는 경우도 많아 노인이 주체가 되는 사업을 다수 진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발효문화원을 경력단절 여성과 노인 등 취약계층이 많은 동구에 설립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발효문화원은 경력단절여성 등 시민 대상으로 '발효초 소믈리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 한국발효문화원)
한국발효문화원은 경력단절여성 등 시민 대상으로 '발효초 소믈리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 한국발효문화원)

발효문화원은 ‘할매장독대복원사업’, ‘남동구 만부마을 할매들의 홀로서기’ 등 노인 관련 사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또한, 경력단절 여성 등을 대상으로 '발효초 소믈리에'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노인 대상 발효음식 경연대회를 여는 ‘할매장독대복원사업’을 지난해부터 하고 있는데, 올해는 청년 서포터즈와 노인이 함께 하는 프로그램으로 변경해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신청이 잘 안 들어와 원인을 분석해보니 노인들이 지식과 경험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서 그런 것이었다”라며 “노인들의 자발성을 끌어내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청년 서포터즈를 교육시켜 참여도를 높이는 협업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인들의 자존감 형성에 기여하고 싶다”라며 “아울러 노인들이 청년들에게 발효음식 솜씨를 전수하는 과정에서 세대 갈등이 해소될 수 있게 기여하고 싶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발효문화원은 만석동 지역거점센터에서 아동 대상 미생물체험 활동 교육도 했다.

김 대표는 “발효와 관련된 미생물(효모와 유산균 등)과 연계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라며 “좋은 균과 나쁜 균 등을 가르치며 개인위생을 교육하고, 코로나19 감염병 예방 교육을 하며 미생물 배양 체험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정미 대표가 미생물체험 교육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 한국발효문화원)

“공동체 노동인 ‘발효음식 제조’로 지역공동체 살리고 싶어”

전통 발효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김 대표는 주원료와 계절에 따라 발효식초 숙성 기간이 천차만별이라고 했다. 발효식초의 경우, 길게는 7년의 발효기간을 거쳐 만들어진다.

김 대표는 원재료를 온도를 맞춰 2~3번 발효시켜 발효식초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바나나, 늙은 호박, 딸기, 은행, 파인애플 등을 원재료로 사용한다.

김 대표는 “발효식초 제조에 긴 시간이 걸리고 많은 과정을 거치는데, 소비자가 이 노력을 알아줄 때 감사하다”라며 “아울러 우리가 만든 발효식초를 먹고 어깨결림 완화 등 건강이 좋아졌다는 얘기를 들을 때 정말 뿌듯하다”라고 강조했다.

발효문화원은 발효식초 외에도 콤부차를 직접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콤부차는 홍차나 녹차에 효모 등 유익한 균을 넣어 발효한 건강음료이다. 위장 건강과 소화 작용 증진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김 대표는 효모를 완전히 죽이거나 식품 첨가물을 다량으로 넣지 않고 자연 탄산 콤부차를 만든다고 자랑했다.

아울러 공동체 노동인 ‘발효음식 만들기’로 지역공동체를 살리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 대표는 “전통발효는 가장 적절한 효모 양과 발효기간, 온도 조건을 찾아가는 것인데, 조건이 적절했을 때 깊은 맛이 나온다”라며 “옛날에 김장을 할 때 동네사람들이 다 모였던 것처럼 발효음식을 만드는 것은 다 공동체 노동이기에 이를 기반으로 지역공동체를 살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좋은 콤부차를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해 지역에 공장을 만들고, 발효 음료 전문 카페 2호점을 개소하는 게 목표다”라며 “회사 수익이 늘어 직원들과 함께 1년에 한번씩은 꼭 여행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