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ㆍ인천투데이 공동기획|
인천 사회적경제조직 ④ 예비사회적기업 ‘은하수미술관’
“누구나 ‘평등한’ 예술 경험 기회갖고, 예술이 놀이가 돼야"
문화예술 작품을 접하며 사람들의 ‘행복’을 찾는 게 목표

인천투데이=이서인 기자│

사회적경제는 시장원리주의와 신자유주의 한계로 발생한 소득양극화와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극복하고자 나온 대안 경제시스템이다. 사회적경제는 상호간 연대·협력, 사회서비스 확충과 복지 증진, 지역공동체 강화, 일자리 창출 등 공공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모든 경제적 활동을 의미한다.

사회적경제조직은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이 있다. <인천투데이>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적경제조직과 그 활동을 소개한다.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에 위치한 예비사회적기업 (주)은하수미술관(대표 한은혜)은 이용자의 삶이 주체적이며 창의적으로 바뀌는 것을 목적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서비스를 지역주민에게 제공하고 있다.

은하수미술관은 2018년 10월 설립됐고, 2019년 창의혁신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주요 사업은 ▲문화예술 교육·전시 ▲교육 콘텐츠 교구와 상품 제작 ▲문화예술 강사 양성 ▲예술 창작 기반 도시 재생 사업 등이다. 서비스 이용자 연령대는 아동부터 성인까지 다양하다.

한은혜 은하수미술관 대표.
한은혜 은하수미술관 대표.

“누구나 ‘평등한’ 예술 경험 기회 가져야”

한은혜 은하수미술관 대표는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지만, 학생 때부터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아 예술사를 공부했다고 했다. 그러다가 20대 때 한 유럽여행 당시 어린 아이들이 예술작품 앞에서 얘기를 오래 나누는 모습을 보고, 한국에 돌아온 뒤 문화예술 작품을 ‘이야기’로 전달하는 활동을 시작했다.

한 대표는 “20대에 유럽을 여행하면서 만난 어린 아이들의 그 모습을 보고, 이런 문화가 한국에 필요할 것 같다고 느꼈다”라며 “누구나 평등하게 문화예술을 경험할 기회가 있어야한다는 생각으로 은하수미술관을 설립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인천은 수도권이지만 어린이 미술관이 없고, 어린이 전용 전시가 타지역에 비해 월등히 적어 인천 아이들은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가 적다. 이런 경험의 차이는 이후 여가 생활의 차이를 만들기도 한다”라며 “은하수미술관은 문화예술로 아이들의 삶이 주체적이며 창의적으로 바뀔 수 있게 기회와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문화예술 교육을 하면서 나이가 적은 이용자가 나이가 많은 이용자보다 예술 작품을 더 유연하게 대하는 모습을 많이 마주한다.

한 대표는 “나이가 어릴 때부터 문화예술 등을 접하지 않으면 커서 관심을 가지기 어렵다. 교육을 하다보면 저학년일수록 미술과 음악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중·고등학생은 그 비율이 적다. 교과로만 접했을 때는 더욱 그렇다”라며 “그래서 은하수미술관은 직접 체험하고 경험하는 문화예술교육을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은혜 대표가 아동들에게 예술작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 한은혜)
한은혜 대표가 아동들에게 예술작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 한은혜)

문화예술 작품을 접하며 ‘행복’을 찾는 게 목표

한 대표는 은하수미술관을 미술관이 아닌, 아이들의 꿈을 담는 예술놀이터라고 소개했다. 그래서 이용자가 직접 경험할 수 있게 ‘찾아가는 미술관’을 운영 중이다.

한 대표는 “은하수미술관이라는 이름을 들은 사람들 대부분이 그림을 떠울리지만, 은하수미술관은 인문학과 이야기에 기본을 두고 있다”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찾고 표현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힘을 믿으며, 수많은 이야기 속에서 힘과 가치, 행복을 찾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대면 수업이 어려워졌음에도 방역수칙을 지켜가며 최대한 취지에 맞게 만나는 것을을 원칙으로 한다. 특히, 코로나19로 관계 단절을 경험하는 아이들에게 정서지원 돌봄 서비스도 함께 진행한다.

한 대표는 “코로나19로 많은 아이들이 학교를 가지 못하고 또래와의 관계 등 여러 면에서 단절을 경험하고 있다. 찾아가는 미술관은 온라인으로 하기엔 어렵기도 하고 이용자 집중도도 낮아진다”라며 “소규모로 대면 강의를 하거나 ‘집으로 찾아가는 미술관’ 형식으로 아이들에게 예술 교육과 함께 대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접촉을 최소화해야하는 상황이라 거리로 나가는 설치미술 위주로도 문화예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은하수미술관이 진행하는 ‘집으로 찾아가는 미술관’은 일대일로 이용자를 만나면서 예술작품을 보고, 감상일기를 작성하며 본인의 생각을 표현하는 시간이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의 가족과의 대화도 필수로 한다.

한 대표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면서 아이들의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있다. 표현하는 방법을 몰라서 그러는 것이라, 사용하는 단어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라며 “그림을 매개체로 이야기를 더 많이 끌어내기 위해 고민하게 하고, 표현할 수 있게 기회를 준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 대표는 미추홀구 용현동 도시재생지역에서 마을 아이들 14명과 가족이 함께하는 블록 벽화만들기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각자 그림의 일부분을 블록으로 완성한 뒤 합친 작품으로, 현재 해당 벽화는 마을 한켠에 자리잡고 있다.

한 대표는 “예술은 옛날처럼 어렵지 않다. 전시장소가 여의치 않으면 전시관을 만들면 된다. 참가자들이 거리예술가가 되는 셈이다”라며 “아이들이 재밌는 것부터 접하면, 예술문화에 익숙해지고 함께 작품을 완성하는 자체 만으로도 새롭게 받아들이게 된다”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마을 아이들 14명, 그 가족들과 함께 지난해 미추홀구 용현동 도시재생지역에서 블록 벽화만들기를 진행했다.(사진제공 한은혜)
한 대표는 마을 아이들 14명, 그 가족들과 함께 지난해 미추홀구 용현동 도시재생지역에서 블록 벽화만들기를 진행했다.(사진제공 한은혜)

“예술이 놀이가 될 수 있게 다양한 콘텐츠 구상 중”

한 대표는 은하수미술관을 설립하고 1년 정도 지나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매출이 줄어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 시기에 맞춰 각종 예술교육 교구와 일대일 방문형 ‘찾아가는 미술관’ 등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재는 매출성 장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안에는 은하수미술관 카페 운영을 기획 중이다.

한 대표는 “커피와 음료, 이야기를 파는 카페를 준비하고 있다. 이곳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도 만들고 있다”라며 “‘커피 한잔 할까’라는 말은 이야기를 하자는 뜻이다. 커피를 매개체로 이야기를 하는 커피문화 강좌, 관련 전시 등을 하는 공간으로 꾸리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대부분 교육이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다시 사람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은하수미술관은 장기적으로 예술이 놀이가 될 수 있게 어디든 찾아가는 예술놀이터로 성장하고 싶다”며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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