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ㆍ인천투데이 공동기획|
인천 사회적경제조직 ⑥ 예비사회적기업 ‘에코어스’
면월경대, 면마스크 등 판매ㆍ환경교육 진행
“여성이 ‘월경’을 숨기지 않고 얘기하는 방향으로”

인천투데이=이서인 기자│

사회적경제는 시장원리주의와 신자유주의 한계로 발생한 소득양극화와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극복하고자 나온 대안 경제시스템이다. 사회적경제는 상호간 연대·협력, 사회서비스 확충과 복지 증진, 지역공동체 강화, 일자리 창출 등 공공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모든 경제적 활동을 의미한다.

사회적경제조직은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이 있다. <인천투데이>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적경제조직과 그 활동을 소개한다.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946-1에 위치한 예비사회적기업 에코어스(대표 김얼해)는 자연과 사람에 친화적인 면월경(=생리)대를 생산해 판매하며, 학생들에게 환경교육을 진행하는 곳이다. 지난 8월 27일 김얼해 에코어스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김얼해 에코어스 대표.

에코어스는 2019년 설립됐고, 같은해 인천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김얼해 대표를 포함해 6명이 일하고 있다.

에코어스는 친환경 면소재를 사용해 월경대, 베개 커버, 앞치마, 마스크 등을 생산해 판매한다. 아울러 아동·청소년들에게 환경교육 등도 진행하고 있다.

에코어스는 ECO(환경)와 US(우리)의 합성어이다. 김 대표는 “엄마 마음으로 환경과 여성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기업이름을 에코어스라고 지었다”라며 “코로나19 이후에 환경문제는 더 대두됐다”라고 밝혔다.

건강한 월경에 대한 고민으로 친환경 제품 생산

에코어스가 생산하는 면월경대 제품.

김 대표는 에코어스를 설립하기 전 20년 동안 한복을 제작·판매했다. 김 대표는 월경불순이 심했고, 긴시간 월경대 착용으로 인한 피부 짓무름 때문에 고생했다고 했다. 시중에 판매하는 월경대에 천을 덧대어 사용한 게 면월경대 제작 시초가 됐다.

김 대표는 “월경불순이 심해 월경기간이 유달리 길었다. 장시간 월경대 착용으로 피부 짓무름이 심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예전에 어머니한테 들은 대로 일회용 월경대 위에 천을 덧대어 사용했다”라며 “그러자 확실히 피부가 편안하고 짓무르지 않았다. 결혼하고 딸 2명을 낳으면서 애들에게도 알려줘 쓰게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7년 면월경대로 창업을 했는데 같은 해 8월 월경대 파동이 일어났다. 여성들이 일회용 월경대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라며 “처음에 초경월경대 선물세트로 창업 공모전에 나갔는데 선정됐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면월경대를 만들기 시작했다”라고 부연했다.

2017년 당시 여성환경연대가 국내 일회용 월경대 10종에서 인체에 유해한 VOCs(휘발성유기화합물) 등 유해물질 22종이 검출됐다고 밝히면서 일회용 월경대 안전성 논란이 일었다.

그런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반면, 소비자들은 일회용 월경대에 불신을 가지게 되면서 자연 유래 성분, 화학 첨가물 없는 월경용품에 관심가지기 시작했다.

에코어스는 3년 이상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토양에서 재배한 유기농 목화로 만든 면을 사용해 월경대를 만들고 있다. 전문 봉제사인 직원들이 수공업으로 만든다. 이를 사용하면 사람의 건강에 좋을 뿐아니라 농약을 사용하는 목화 사용을 줄이게 돼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된다.

전문 봉제사인 에코어스 직원이 수공업으로 면월경대를 제작하고 있다.
전문 봉제사인 에코어스 직원이 수공업으로 면월경대를 제작하고 있다.

김 대표는 “처음에 면월경대를 만들었을때 일부 소비자들은 면월경대를 빨아써야한다며 불편하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면월경대를 사용해 본 소비자들은 일회용 월경대와 비교하며 에코어스 제품이 냄새도 안 난다며 피부가 편하다고 반응을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 면월경대와 다르게 에코어스 제품은 잘 빨린다는 후기가 많다. 2년 넘게 써도 얼룩이 별로 없다”라고 덧붙였다.

에코어스는 2019년 ‘제2회 월경박람회’에 참가해 면월경대로 구성한 초경박스를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했다. 제2회 월경박람회는 월경용품 판매 기업인 이지앤모어가 월경 용품과 관련 콘텐츠를 공유하기 위해 주최했고, ▲월경 관련 전시 ▲월경 관련 강연 ▲월경용품 판매 등이 진행됐다.

김 대표는 “월경박람회는 파격적이었다. 면월경대, 월경컵, 탐폰 등 다양한 월경용품을 소개·판매하고, 건강한 월경과 월경대를 알리는 강연 등 프로그램도 많았다”라며 “학생들도 많이 참가했고 인상깊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리고 김 대표는 월경을 더 이상 숨기지 말고 얘기하며 여성들이 더 건강한 월경을 할 수 있게 논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월경이라는 말은 할 수 없는 사회분위기였다. '그날' 또는 '매직'이라고 표현했고, 대놓고 얘기할 수 없었다”라며 “그러나 요즘은 월경을 말하는 것을 창피해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여성 혼자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기에 당연한 과정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성들이 더 이상 이를 숨기지 말고 얘기하며 여성들이 더 건강하게 월경을 할 수 있게 논의해야한다. 깔창월경대 등을 이슈화시켰던 것처럼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여성 건강과 환경을 지키는 제품 계속 개발할 것”

에코어스는 친환경 생활용품 만들기 교육을 미추홀구 용정초등학교에서 진행했다.(사진제공 에코어스)
에코어스는 친환경 생활용품 만들기 교육을 미추홀구 용정초등학교에서 진행했다.(사진제공 에코어스)

에코어스는 유치원생, 초등학생, 노인 등에게 환경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 면월경대와 면마스크 등을 직접 제작하는 체험 진행한다.

김 대표는 “천연이 아닌 화학소재는 썩지 않고 미세플라스틱이 된다. 해양으로 흘러간 미세플라스틱은 사람이 섭취한다. 또, 쓰레기를 태우거나 매립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라며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천연소재 의류나 천연 생활용품을 써야하는 것이다. 이런 내용으로 환경교육을 진행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생들이 직접 바느질해서 면월경대를 만들면 더욱 애정이 생긴다”라며 월경의 불편함 등 부정적 인식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직접 만든 면월경대를 사용하며 이를 해소할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김 대표는 요실금 패드 등 사람과 환경에 좋은 다양한 면소재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생산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김 대표는 “고령화가 진행하면서 일하는 노인이 많아 면으로 만든 요실금 패드를 곧 판매할 예정이다”라며 “할머니들이 면월경대를 사가면서, 일회용 월경대는 냄새나고 피부에 달라붙어 못쓰겠다고 불편을 호소해 만들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여성이 건강하고 환경이 건강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되고 싶다”라며 “함께 일하는 직원들도 마음 편하게, 즐겁게 일하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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