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 배출한 한국 미술평론과 박물관의 ‘효시’ 석남 이경성
미술사가와 평론가로 국내 미술계와 평론계 안목 넓힌 큰 스승

인천투데이=김갑봉 기자 | 인천이 배출한 국내 미술 평론의 거두이자 효시로 추앙 받는 석남 이경성 선생을 기리는 미술 평론 시상식이 올해부터 인천에서 열린다.

석남 이경성 선생.
석남 이경성 선생.

‘석남 이경성 미술이론가상’은 1989년부터 석남 이경성 선생 스스로 재원을 마련해 시작했다. 2009년 타계한 석남 선생이 살아계실 때인 1981~2006년 석남 미술상과 2006~2008년 석남 미술이론상을 제정해 운영했다.

석남 타계 후에는 후학들이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한국의 미술이론가들을 격려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뜻을 모아 석남 미술이론가상을 시상하고 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이했다.

석남 이경성 미술이론가상 운영위원회는 한국 미술이론의 발전에 기여한 연구자, 평론가, 미술행정가 등에게 상을 수여하고 있다. 올해 7회 미술이론가상 수상자는 이지은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이고, 특별상은 김철효 안상철미술관장이다. 두 사람에겐 김홍식 작가와 정직성 작가의 작품이 부상으로 주어진다.

국립 현대미술관장을 두 번 지낸 석남 이경성 선생은 국내 미술 평론의 개척자다. 석남은 인천 화평동에서 태어나 국내 최초 공립박물관인 인천시립박물관장을 설립하고 맡아 박물관 기틀을 세우는 데 힘썼다.

석남 이경성 선생의 인천박물관장 시절(왼쪽)과 노년기 모습.
석남 이경성 선생의 인천박물관장 시절(왼쪽)과 노년기 모습.

석남(石南) 이경성(李慶成, 1919-2009) 선생은 1919년 인천 화평동에서 태어나 동경 와세다대학에서 법학과 미술사를 수학했다.

석남은 1945년 해방 직후 한국 최초의 공립박물관인 인천시립박물관을 개관했다. 그 뒤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 개관,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개관, 홍익대학교 미학미술사학과 개설, 국립현대미술관 개관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미술행정가이자 교육자였다.

또한 석남은 한국 근대미술사를 처음으로 서술하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석남은 한국 근대미술사의 불모지 속에 수많은 논문과 작가론을 쏟아낸 미술사가이자 평론가로 국내 미술계와 평론계에 안목을 키워준 스승이다.

무엇보다도 석남은 미술에 대한 이해가 척박했던 시대에 때로는 현실에 강력하게 대결하고, 때로는 현실을 널리 포용하며, 한 시대의 미술 문화를 개척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앞서 얘기한대로 석남은 그는 1989년 살아 있을 때 스스로 재원을 마련해 석남미술문화재단을 설립하고 석남미술이론상을 제정해 운영했다.

그러나 2009년 사후 이 전통이 이어지지 못함을 아쉬워한 후학들이 석남의 뜻을 기리고 이어받는 동시에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는 한국의 미술이론가를 격려하고 존경하는 취지를 되살리기 위해 ‘석남 이경성 미술이론가상’을 제정했고, 올해 7회부터 석남이 나고 자란 인천에서 열리기로 했다.

석남은 살아 있을 때 인천의 격을 올려놓았고, 타계 후에는 그의 후학들이 인천의 격을 또 한 번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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