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뮤지엄파크 기획 ① 시립미술관이 전면에
인천시, 광역단체 중 유일하게 시립미술관 없어
미술관 계획 강조되면서 박물관 계획은 축소

[인천투데이 이보렴 기자] 인천뮤지엄파크 사업이 주객이 전도된 상황에 우려를 낳고 있다.

인천 뮤지엄파크 조성사업은 애초 인천시립박물관 이전사업에서 시작했다. 디시알이(DCRE)가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 사업의 사회공헌 일환으로 시에 기부한 토지 5만4121㎡(1만6371평)에 시립박물관을 이전하는 사업으로 시작했다. 미술관을 신축하는 사업도 병행하다가 최근에는 과학관 설립계획이 제시되기도 했다.

“인천 유일하게 시립미술관 없어” 미술관 건립 요구

디시알이(DCRE)는 2016년 용현·학익 도시개발사업의 사회공헌 의미로 지금의 뮤지엄파크 토지를 기부채납했다. 2017년 인천뮤지엄파크 조성 추진계획안이 수립됐으며 같은 해 8월 ‘기본계획 수립과 타당성조사’ 용역에 착수했다. 특히 미술관의 경우 2016년 관련 조례가 제정되고 미술관건립추진위원회가 위촉되기도 했다.

인천뮤지엄파크 미술관 조감도.
인천뮤지엄파크 미술관 조감도.

문화콘텐츠과 관계자는 “뮤지엄파크 사업은 애초 미술관 건립사업과 박물관 이전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한 것”이라며 “인천은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광역단위 미술관이 없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2018년 6월 용역 중간보고회를 개최했고 10월에는 ‘기본계획 수립과 타당성조사 용역’을 완료했다. 지난해 5월에는 문체부의 박물관·미술관 설립타당성 사전평가를 통과했다. 지난해 말에는 시립미술관 컨텐츠 개발 학술용역을 마무리했다.

2018년 6월에는 한국미술협회 인천지회가 ‘인천시립미술관 건립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토론회에는 서주선 인천미술협회 회장, 김형걸 대구미술관 운영위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토론회에서 시립미술관의 정체성과 특성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서주선 인천미술협회 회장은 “뮤지엄파크는 이름부터 계획까지 박물관이 주인이 되는 느낌이 있다”며 “시립박물관을 국립으로 전환해 다른 용지에 유치하고 뮤지엄파크 용지에는 시립미술관만 만들어지는 게 옳은 방향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2020년 6월 기준 시립박물관 컨텐츠 개발 학술용역을 추진 중이다. 당초 2020년 1월부터 3월까지로 예정돼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차질이 생겨 일정이 미뤄진 것이다. 현재는 행정안전부의 타당성 심사를 진행 중이다.

2022년 6월 착공해 2024년 12월 준공 예정이다. 2025년 12월 시립박물관과 시립미술관 개관이 목표다.

박물관은 작아지고 미술관이 전면에

인천시립박물관은 1946년 4월 1일 중구 송학동 1가 1번지에 개관했다. 국립 중앙박물관 다음으로 지역에 지어진 국내 최초 공립박물관이다. 초대 관장은 국내 미술평론가 1호이자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지낸 이경성 선생이었다. 이후 1990년 5월 지금의 연수구 청량로 160번길 26로 이전했다.

2018년 4월 박물관분과, 미술관분과, 문화산업분과, 시민단체분과 등 분과 4개에 25명씩 참여해 뮤지엄파크 조성 추진을 위한 ‘100인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러나 이는 시장이 바뀌면서 전임시장 때 구성한 것이라며 해산됐다. 이후 같은 해 9월 용역이 재개됐지만 박물관은 작아지고 미술관은 커졌다.

인천뮤지엄파크 개요
인천뮤지엄파크 개요

시립박물관과 시립미술관의 규모는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동일하다. 그러나 시립미술관의 연면적이 조금 더 크다. 시립미술관의 연면적은 2만1343㎡이며 지하주차장은 5460㎡다. 시립박물관의 연면적은 2만840㎡이며 지하주차장은 5314㎡다. 시립미술관의 면적이 근소하게 더 크다. 총 사업비는 국비 649억 원, 시비는 999억 원, 민관합동개발(BOT) 1282억 원 등 총 2930억 원이다.

현재 시립박물관은 지하1층과 지상3층 규모로 역사전시실, 기획전시실, 공예실 등이 갖춰졌다. 2020년 5월 기준 소장 유물은 총 1만7073점으로 이중 소장유물이 1만4407점이다. 보관관리 국가귀속문화재는 2825점, 위탁관리 국가귀속문화재는 471점이다.

현재 인천시립박물관 면적은 5830.93㎡다. 수장고 면적은 401.54㎡다.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가 11일 인천시립박물관 현장점검을 진행했다. 김성준(미추1) 의원은 “수장고가 매우 협소하다”며 “현재 가지고 있는 유물은 1만 점이 넘지만 이 이상을 수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시립박물관 이전을 추진할 때는 뮤지엄파크 지하에 4~5층 규모 통합수장고를 조성하는 계획을 검토했지만 어느 순간 사라졌다.

한편, 시는 디시알이 기부채납 토지에 국립과학관 건립 계획까지 내세워 논란을 낳은 바 있다. 국립과학관의 연면적은 2467㎡다. 시 미래산업과 관계자는 “과학관 건립장소를 용현동 664-3번지 창업마을 드림촌 용지로 계획을 수정했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공모를 신청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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