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퀴어축제조직위, ‘이동환 목사 종교재판 회부’ 비판
“네 이웃을 사랑하라면서 축복은 안 된다는 것은 모순”

[인천투데이 조연주 기자]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이동환 목사를 기소한 기독교 대한감리회는 지금 당장 혐오를 멈추라”고 비판했다.

이동환 목사가 2019년에 열린 제2회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축제 참가자와 성소수자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축복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ㆍ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이동환 목사가 2019년에 열린 제2회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축제 참가자와 성소수자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축복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ㆍ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지난해 부평역 광장에서 열린 제2회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이동환(수원 영광제일교회) 목사는 축제 참가자와 성소수자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축복식’을 진행했다.

이를 이유로 이 목사는 지난 6월 소속된 교단(기독교 대한감리회)으로부터 경기연회 재판위원회에 회부됐다. 교단이 ‘교리와 장정’ 재판법 제3조 8항에 의거해 ‘면직’ 의견으로 이 목사를 기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는 22일 성명서를 내고 “이번 종교재판은 종교의 이름으로 누군가를 단죄하고, 축복받을 이와 축복받지 못할 이를 나누고 있다”며 “이웃을 사랑하라는 기독교의 가르침은 이제 이웃을 사랑하되 축복은 하지 말라는 모순적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축복식은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 현장에서 일어난 폭력 사태에 저항하고 피해자들을 치유하는 적극적 기획이었다”며 “기독교 대한감리회의 재판은 결국 혐오로 인해 상처받은 이들의 치유조차 할 수 없게 만드는 또 하나의 폭력이자 2차 가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축복식이 문제가 된다면 대한감리회는 어떤 ‘복된 소식’을 성소수자들에게 말할 수 있는가. 성소수자들의 존재를 교회 밖으로 쫓아내고 배척해 죽음으로 몰아넣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라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2018년 동인천역 광장에서 열린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는 보수 기독교를 중심으로 한 방해 세력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방해세력은 축제 참가자를 향해 욕설을 하고, 물리적 폭력을 행사해 경찰에 넘겨지기도 했다.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는 “당시 축제 참가자의 73%가 혐오(방해) 세력으로부터 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며, 폭력을 경험한 참가자의 70%는 우울 증상을, 84%는 급성 스트레스 장애를, 66%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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