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 후보 ‘사퇴’... 인하대선관위 “등록 무효” 공고
총학 후보 “문재인지지 페미 좌편향이라 괴롭혔다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지속적인 ‘스토킹’으로 파문을 일으킨 인하대학교 총학생회장 후보자가 정치적 성향 때문에 피해자를 괴롭혔다고 밝혀 파문을 더하고 있다.

파문이 커지자 총학생회 부회장 후보자는 사퇴를 발표했고, 인하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를 수용해 선거 후보자 등록 무효를 공고했다.

인하대학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1일 오후 8시 40분 '후보 등록 무효' 공고를 냈다(인하광장 화면 갈무리)

2020년 인하대 총학생회장 선거에 단독 입후보한 P씨(24)는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이용해 A씨에게 공개적이거나 개인적으로 메시지를 보내 A씨에게 ‘스토킹’을 가했다. 이에 A씨는 극도의 공포감과 불안감에 휩싸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온라인 스토킹은 일종의 ‘미디어폭력 성범죄’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정체를 드러내지 않아 피해자가 느끼는 두려움은 훨씬 더 커진다고 알려져 있다.

11일 이 같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후, 가해자 P씨는 인하대 공식 커뮤니티 ‘인하광장’에 사과문을 올렸지만, 이마저도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웠다.

P씨는 사과문에 ‘저는 현행법과 학칙 등을 위반한 사실이 없습니다’, ‘자의적이고 초법규적 프레임에 희생당하지는 않겠습니다’, ‘법률과 학칙을 존중하며, 이를 준수하였습니다’ 등 내용을 담았다.

P씨는 '당당함'을 주장했지만 학생들의 비판이 거세자 함께 출마한 부총학생회장 후보는 같은 날 오후 7시45분 인하광장에 ‘총학생회 부후보 사퇴합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후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 뒤 중앙선관위는 오후 8시40분 ‘후보자 등록 무효’ 공고를 냈다.

가해자 P씨가 인하대학교 공식 커뮤니티 인하광장에 본인의 심경을 담은 글(인하광장 갈무리)

그런데, 부총학생회장 후보가 글을 올리고 잠시 후인 오후 8시9분께 가해자 P씨는 인하광장에 ‘정식 사퇴 선언문은 아님을 밝힙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P씨는 “<인하대학신문> 편집국장 시절, 특정 언론사가 매우 페미(여성주의) 편향, 좌편향적이었다. 극렬 페미니스트(여성주의자)에 문재인 잠바 입고 자랑하던 사람이다”고 한 후 “그래서 그분을 에타게 좋아한다는 게시물을 써서 낚고 괴롭혔다”고 밝혔다.

이어 “법리 검토, 학칙 검토 다 끝내고 개인적으로 괴롭혔고, 사실이다”면서 “좋아하는데 비정상적으로 표현한 것처럼 보일까봐 한마디 남긴다”고 덧붙였다.

P씨는 “정치적 신념이 달라 괴롭혔다는 비판은 맞다. 실명 공개하면 용서해준다고 했고, 누군지 몰라 너무 불안하다고 해 마음이 약해져 실명 공개하고 용서를 구했다”며 피해자 A씨에게 ‘온라인 스토킹’을 가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P씨는 당선을 위해 함께한 부후보, 선거운동원, 후보로 추천해준 학우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눈치 안보고 숙원사업 밀어붙이는 학생회 만들고 싶었으나 이렇게 끝났다”며 “여성주의 눈치보느라, 일부 학생 눈치보느라 사업 밀어붙이지지 못한 학생회가 싫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P씨의 주장에 가해자의 보복 등 피해자 A씨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인하대 관계자는 “학생회는 학생들이 자치권을 통해 운영하는 공간으로 학교가 개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문제 발생 후 피해자 A씨에게 가해질 2차 피해를 우려해 빠르게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태해결도 중요하지만, 피해를 호소한 A씨에게 가해질 추가 피해도 당연히 고려하고 있었다”라며 “A씨가 온전한 학업을 유지할 수 있게 피해자 보호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답했다.

본 인터넷신문은 지난 11월 11일부터 11월 17일까지 온라인에 「[단독] '스토킹 파문' 인하대 총학후보 "상대가 페미라서"」 등의 제목으로 인하대학교 총학생회장 후보자가 스토킹을 하였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장 후보자는 당사자의 명시적 요구에 반해 연락을 지속한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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