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지 못한다’ 더니 파문 커지자 “사과했다”며 인정
가해자 “당당하다”는 변명에 인하대 누리꾼들 ‘부글부글’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하대학교 총학생회장 후보자가 지난해 한 여학생을 사이버스토킹 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후보자는 기억이 없다고 했지만 파문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학교는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총학생회장 단독 후보자 P씨(24)는 2018년 3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여학생 A씨의 학과와 실명을 공개적으로 공개하고, 또 개인적으로 메시지를 보내 공포감과 불안감을 유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하대학신문>이 피해자로부터 받아 공개한 글을 구성하면 P씨는 우선 지난해 3월 29일 오후 11시 44분경 교내 익명커뮤니티 에브리타임(각 대학별로 구축돼 있는 커뮤니티로, 인하대의 경우 인하대 학생임을 인증해야 가입가능) 게시판에 “OO(학과) ○○씨한테 관심있다”는 제목의 익명 글을 게시했다.

P씨는 “관심 있는데 어떻게 다가갈지 모르겠다”고 했고, 불쾌감을 느낀 A씨는 “익명 게시판에서 본인의 학과와 이름, 학년까지 실제로 언급” 하고 있는 점을 토대로 불쾌함을 표했고, 삭제할 것을 요청했다.

그 뒤 P씨는 4월 14일 오후 2시 3분경 A씨에게 글을 올린 사람이 자신임을 밝히고 “게시글을 삭제했다”며 익명 쪽지를 전송했다.

그런 뒤 다시 오후 8시 25분경 A씨에게 “저랑 커피 한잔 하실래요? 보고싶어요”라는 쪽지를 보냈고, A씨는 “익명으로 이러시는 거 정말 불쾌합니다”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그러나 P씨는 상대방이 불쾌하다며 거부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까칠한 것이 매력이다. 귀엽다” 등의 답변을 하며 A씨에게 불쾌함과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또한 A씨가 익명의 쪽지를 보내는 것을 멈춰 달라고 요청했지만 P씨는 이를 무시한 채 4월 22일부터 5월 7일까지 익명 쪽지를 총 7차례 전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P씨가 교제 혹은 만남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아 쪽지를 보냈다.

A씨는 “악몽까지 꿀 정도”라고 고통과 불안감을 호소했고, P씨에게 정체를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그 뒤 5월 8일 P씨는 A씨가 있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씨한테 사랑받을 수 있을까요”라고 다시 스토킹을 했다.

이날 8일 오전 12시 01분부터 시작한 대화는 오전 1시까지 이어졌고, 이후 P씨는 A씨에게 실명을 밝혔다. A씨는 P씨가 일면식만 있었던 사람인 것을 알고 황당했다.

A씨는 “늦은 밤과 새벽에 쪽지가 올 때마다 불안감과 스트레스가 커졌고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워 (P씨에게) 직접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말을 했다”며 “커뮤니티에 글을 쓰고 저에게 쪽지를 보냈던 사람이 총학생회 후보자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는 심정을 <인하대학신문>에 전했다.

A씨는 또 “최초로 커뮤니티에 게시된 글을 확인했던 4월 말부터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며 “(게시 글 중) ‘같은 수업을 듣는다’고 해서 강의실에 있을 땐 불안함을 느끼곤 했다. 특히 시청각 자료를 활용해 강의실 불을 끌 때는 강의실에 앉아 있기가 어려워 밖으로 나가 있어야만 했다”며 당시 공포스러웠다고 부연했다.

인하대 총학생회장 후보자 스토킹 사건 재구성(자료제공 인하대학신문)

총학생회장 후보자의 “당당한” 변명에 누리꾼 ‘부글부글’

이에 대해 총학생회장 후보자 P씨는 <인하대학신문>에 “처음 듣는 이야기라 당황스럽다. A씨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며 “사실일 경우 처벌을 받든 후보 사퇴를 하든 사과나 해명을 하든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문이 커지자 P씨는 인하대 온라인커뮤니티 인하광장에 “실수는 합니다. 하지만 저는 언제나 잘못을 먼저 인정합니다”라는 제목을 글을 올렸다. 하지만 학생들의 여론은 싸늘했다.

P씨는 “저는 현행법과 학칙 등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 다만 저의 행동으로 인하여 상처를 받았다고 하여 당시 저는 익명으로 먼저 사과했다”고 했다. 처음에는 잘 알지 모른다고 하더니, 파문이 커지자 혐의를 인정한 셈이다.

P씨는 “(A씨가) ‘실명을 알고 싶어 하고, 실명으로 사과를 받고싶다’고 했다. ‘실명을 밝힌다면 괜찮다’고 (해서) 사과를 1차적으로 받아들였다.”며 “이후 실명을 공개해 개인톡으로 사과를 했고, 이후에 저는 서면으로도 사과해 상호간 관계를 정리했다”고 밝혔다.

P씨는 또 “당시 이 사건에 대해 발설하지 않을 것 또한 서약하여, 저는 이 사실에 대해 철저히 함구했다”고 한 뒤, “비록 이 행위가 (학교) 규범을 어기진 않았더라도, 누군가의 마음을 아프게 했기에 저는 사과하기로 결심했고 수차례 사과했다. 결국 수차례 사과를 받아들여 문제가 정리됐다”며 자신의 사과로 정리된 문제라고 강변했다.

P씨는 “사람은 잘못을 할 수 있다. 저는 그 잘못을 했을 때 모든 것을 인정하며 살아왔다. 잘못은 하더라도 정직을 믿었다. 잘못을 덮기 위해 정직을 포기할 수 없었다”며 “지금도 잘못은 인정한다. 당당히 사과했고, 당사자 간의 문제는 이미 오래전 종결됐다”며, 당당한 자세를 취했다.

이에 대한 인하대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누리꾼 B씨는 “익명으로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의 학과와 실명을 일방적으로 공개하고, 지속해 연락하며 스토킹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말도 안되는 행동이다”고 비판했다.

C씨는 “‘익명으로 도망가버린다면 저를 절대로 알 수 없고, 그대로 묻혀버렸겠지만’ 이부분에서 당신의 저열한 행동의 이유가 명확히 드러난다”며 “또 당신의 스토킹 전적이 ‘자의적이고 초법규적인 프레임’이 되는 게 신기하다. 단순한 범죄가 프레임씩으로 둔갑되다니”라고 쓴소리를 했다.

또 다른 학생 D씨는 “처음에는 인정 안하시더니. 이제는 법과 학칙을 어기지 않아서 당당하다?”라고 비판한 뒤, “인하대 학생을 대표하는 자리는 어울리지 않으니 (총학생회장 후보에서) 사퇴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본 인터넷신문은 지난 11월 11일부터 11월 17일까지 온라인에 「[단독] '스토킹 파문' 인하대 총학후보 "상대가 페미라서"」 등의 제목으로 인하대학교 총학생회장 후보자가 스토킹을 하였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장 후보자는 당사자의 명시적 요구에 반해 연락을 지속한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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