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수업 배제, 성희롱·성폭력 조사위 활동 시작
대책위 17일 기자회견, 대학 구성원 공동대응 검토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나이가 들어서 기쁜 게 없는데, 젊고 예쁜 여자만 보면 그렇게 기분이 좋다.”

“여자가 40이 넘으면 여자가 아니야.” “학회비로 룸살롱 한 번 가야한다.”

“동성애자는 호모XX, 여기에 호모XX 있으면 손 들어라.”

인천대학교의 한 교수가 수업 중 성희롱과 성차별적인 발언을 한 것도 모자라 학생들에게 폭언과 폭력을 행사했다는 폭로 후 학교측이 성희롱·성폭력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진상 조사를 시작했다.

인천대학교 학내에 게시된 성희롱 성차별 발언 교수 파면 촉구 대자보.

인천대는 지난 14일 총학생회·사회과학대학생회·페미니즘 모임 ‘젠장’ 등으로 구성된 ‘인천대 A교수의 폭언·폭력·성희롱·성차별 발언의 징계를 위한 대책위원회’와 대화를 진행해 조속한 해결 조치로 A교수의 모든 수업을 배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학부의 지도 교수 배제, A교수 본인의 진정성 있는 사과, 학과의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학생과의 대화창구 마련, 학교에서 진행되는 진상 조사에 대한 단과대학 차원의 적극적 협조를 학장과 학생에게 제시했다.

인천대는 14일부터 이 사건과 관련한 성희롱·성폭력 조사위원회 활동을 시작했으며, 진상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책위가 최근 학교 내 대자보를 통해 공개한 A교수의 성차별·성희롱, 성소수자 차별 발언, “부모가 너를 낳고 돈을 쓴 게 아깝다.” 등 부모를 모욕하는 발언과 욕설, 외모를 평가하는 발언은 수십 건에 달한다.

시험 시간에 부정행위를 한 학생들에게 머리를 세게 내리치는 등 폭력을 행사하고 욕설을 했다는 사실과 수업시간에 위키피디아 영어사전을 줄줄 읽는 등 낮은 수업의 질로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대책위는 “이 사건이 최초 언론에 보도된 후 A교수가 학생들에게 사과 메일을 보냈지만, 수업에 들어와선 ‘어디서 학생이 교수한테 이런 것을 할 수 있냐’고 발언하는 등 진정성 있는 사과라고 볼 수 없는 행동을 했다”며 “학교측은 교원징계위원회를 열고 A교수를 파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책위는 오는 17일 오후 인천대 송도캠퍼스 대학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교수의 파면을 촉구할 예정이다. 또한, A교수 사건이 알려지면서 인천대 직원 노동조합과 조교 노동조합, 총동문회 등 대학 구성원들도 공동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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