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료관광] 카자흐스탄 “한국 병원 좋다고 소문났다”
[인천의료관광] 카자흐스탄 “한국 병원 좋다고 소문났다”
  • 김강현 기자
  • 승인 2019.07.25 08: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획취재| 인천 의료관광산업의 현재와 미래
4.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부는 한류 열풍

[인천투데이 김강현 기자] 의료관광이 새로운 관광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천시는 정부의 의료관광 클러스터 구축 지원 사업에 선정돼 2017년부터 올해까지 국비를 지원 받는 등, 의료관광산업육성을 꾀하고 있다.

국가 지원 사업에 선정돼 지원받는다는 것은 인천 경제 활성화에 의료관광산업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인천의 의료관광은 어디까지 왔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살펴봤다.

카자흐스탄 제1의 도시 알마티

카자흐스탄 국내총생산은 약 1594억 달러로 세계 55위다. 한국이 약 1조 5302억 달러로 세계 12위인 것과 비교하면 낮다. 하지만 확인된 석유 매장량 966억 배럴을 자랑하는 세계 7위 유전 대국이자 천연가스 등 자원이 풍부한 나라이기도 하다.

카자흐스탄의 수도는 아스타나에서 최근 이름을 바꾼 누루술탄이지만, 남동부에 있는 도시 알마티가 제1의 도시 역할을 하고 있다.

알마티는 1929년부터 1997년까지 카자흐스탄의 수도였다. 1991년 소비에트연방 붕괴 후 독립국가연합이 탄생한 곳도 알마티다. 키르기스스탄과 중국이랑 인접해있으며,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와도 가깝고 철도도 연결돼있어 주변국 사이에서도 거점 도시 역할을 하고 있다. 인구는 약 120만 명이다.

자이리스키 아라타우산맥과 텐샨산맥 등이 도시를 두르고 있어 어느 곳에서나 계절에 상관없이 설산을 볼 수 있다. 2011년에는 동계아시안게임이 열리기도 했다.

DOSTAR MED 병원
알마티 소재 DOSTAR MED 병원.

“한국 병원 좋다고 소문나”

인천시는 지난해 9월 알마티 현지 의료에이전시인 ‘코리아비전’을 통해 알마티에 인천의료관광 상담센터를 열었다.

코리아비전이 알마티뿐만 아니라 카자흐스탄 주요 도시인 누루술탄ㆍ심켄트ㆍ아트라우 등에 의료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카자흐스탄 전역에서 한국을 찾는 환자들을 인천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다.

알미티에 한국 의료산업이 얼마나 알려져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DOSTAR MED’ 병원을 찾았다. DOSTAR MED 병원은 병실 40여 개와 의료진 150여 명을 보유하고 있다. 병실이 많지는 않지만, 알마티 시내 인근에 있어 많은 이들이 찾는 병원이다.

지가이 안토니나 병원장은 “이 병원에서 종합적으로 여러 가지를 진단하고 있는데, 그중 암과 내과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이 한국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서 “전에는 이스라엘ㆍ터키ㆍ독일ㆍ모스크바 등으로 많은 환자가 갔지만, 한류 열풍으로 한국을 더 가깝게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고 한국에서 치료를 받고 온 사람들로부터 한국 병원이 좋다는 소문이 많이 나서 지금은 대부분 한국으로 간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친척도 한국에서 암 치료를 받고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또, “돈이 많은 환자는 서울에 있는 병원에 가는 경우가 많지만, 그게 아니라면 대부분 인천에 있는 병원을 찾는다. 공항과 가깝고 가격도 저렴해 인천으로 많이 간다”고 말했다.

안토니나 원장은 한번 한국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는 주기적으로 또 한국을 찾는다며 그 비율이 80% 이상이라고 했다. 수술 후 경과를 보는 것뿐만 아니라 수술한 곳 외에도 다른 검진을 받기 위해 한국을 계속 찾는단다.

안토니나 원장의 말에서 카자흐스탄 국민들의 한국 의료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지속적인 유치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질병 치료뿐만 아니라 회복 과정이나 생활, 관광 분야에서도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지가이 안토니나 병원장
지가이 안토니나 DOSTAR MED 병원장.

암ㆍ정형외과ㆍ내과 환자 많아

코리아비전은 한국 의료관광 전문 에이전시로, 알마티와 누루술탄, 심켄트, 아트라우 등 카자흐스탄 주요 도시에서 사무실을 운영하며 한국 의료관광을 소개하고 있다.

예브제냐 코리아비전 사장은 “암이나 디스크 환자들이 카자흐스탄에서는 치료가 힘들어 한국을 많이 간다. 최근에는 소아암 환자도 많이 한국을 찾았다”고 말했다.

알마티 상황 역시 이르쿠츠크와 비슷하다. 현지에서는 해결하기 힘든 병을 치료하기 위해 한국을 많이 찾는다. 이르쿠츠크 사례처럼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주변에서 돈을 빌리거나 집을 팔아 수술비를 마련하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치료비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있는 돈을 아끼기 위해서가 아니라, 비싼 치료를 받을 수 없으니 말이다.

예브제냐 사장은 “환자들이 오면 여러 병원을 소개해주는데, 조금 안 좋은 병원이라도 저렴한 곳으로 간다”고 말했다.

환율 등을 고려했을 때 알마티 환자가 한국으로 치료를 받으러 가기 위해서는 큰돈이 필요하다. 이르쿠츠크 사례처럼 적정한 치료비용을 유지하는 게 환자 유치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다.

코리아 비전 임직원. 앞 줄 오른쪽이 예브제냐 사장이다.
코리아비전 임직원. 앞 줄 오른쪽이 예브제냐 사장.

다양한 의료관광 상품 개발해야

알마티엔 이르쿠츠크와 다른 점도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이 건강검진과 관광을 위해 한국을 찾는 경우도 많다.

예브제냐 사장은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한국에 가는 사람도 많다. 여행하면서 건강검진을 받는다”며 “이들은 한국 드라마와 케이 팝(K-POP)의 팬이고 화장품이나 크림 등 미용 목적 약품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 이들은 치료만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게 아니라 관광을 목적으로 한국에 간 김에 건강검진을 한다. 건강검진과 연계한 관광 상품을 개발해 제공하면 한국 의료관광 만족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 의료관광 상담센터 현판
인천의료관광상담센터 현판.

병원 독점계약 에이전시 늘어

예브제냐 사장은 “알마티에서 한국으로 환자들을 보내는 에이전시가 우리 회사뿐이었는데, 최근 급격하게 늘었다”라며 “특히 특정 병원과 독점 계약해 그 곳으로만 보내는 에이전시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한국 의료관광이 중앙아시아에 많이 알려지면서 그 중심 도시인 알마티에 의료관광 에이전시가 많이 생겨난 것이다,

예브제냐 사장에 따르면, 현재 알마티에 있는 의료관광 에이전시가 100개를 넘을 정도다. 그중 일부는 특정 병원과 독점계약을 하고 그 병원으로만 환자를 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이 때문에 몇몇 병원으로 많은 환자가 몰린다.

그 병원들은 환자들이 한국을 찾으면 공항까지 마중을 나가는 픽업서비스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유심카드를 제공하는 등, 각종 편의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뿐만 아니라, 통역 등으로 환자 생활 대부분을 보조하고 지원해주는 코디네이터도 확보하고 있다.

인천시도 이런 사례를 집중적으로 연구해 인천에 있는 병원들이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안내할 필요가 있다.

알마티에서 인천의료관광상담센터를 운영하는 코리아비전도 인천시ㆍ인천관광공사와 업무협약을 맺은 만큼 인천에 있는 병원을 안내하지만, 다른 지역 병원에도 환자를 보내준다. 인천지역 병원들이 다른 지역 병원들보다 서비스가 좋지 않다면 코리아비전을 찾는 환자도 서울이나 경기도에 있는 병원으로 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코리아 비전은 인천시 뿐 아니라 다른 많은 병원들과도 협약을 맺고 안내를 하고 있다.
코리아비전은 인천뿐 아니라 다른 지역 병원들과도 협약을 맺고 환자를 안내하고 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안 고민해야

안토니나 원장과 예브제냐 사장의 말을 종합해보면, 과제 두 가지를 찾을 수 있다. 먼저 의료뿐만 아니라 환자 치료과정과 생활에까지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 만족도를 높여야한다.

다른 하나는 독점계약 에이전시를 운영하는 다른 병원 사례를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 안토니나 원장의 말처럼, 한국에 와서 치료받은 환자가 만족하면 다음에 또 올 수 있고 주변에도 추천한다. 환자 한 명이 여러 명을 데려올 수 있는 확장성이 있는 만큼, 독점계약 에이전시 운영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아울러 독점계약 에이전시를 운영하며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병원의 사례를 참고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홍보와 유치 방법을 고민해야한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