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 기자회견 시민단체에, 윤상현 지지자들 “개 같은…” 등 ‘욕설’

▲ 막말 파문으로 물의를 빚어 새누리당 후보 공천에서 배제된 후 탈당한 윤상현 국회의원이 인천 남구<을>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물불 안 가리고, 밤낮 안 가리고 뛰어다녔다. 당 간판을 잠시 내려놓고 ‘윤상현’이란 이름으로 (인천) 남구 주민의 냉철한 심판을 받겠다. 기댈 언덕을 준 남구 유권자와 일어나겠다”

취중에 “김무성 죽어버려” “솎아내서 공천에서 떨어뜨려 버려”라고 막말을 해 새누리당 후보 공천에서 배제된 윤상현(남구을) 국회의원이 23일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24일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자신의 지역사무소에서 지지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 기자회견에서 윤 의원은 김무성 당 대표를 향한 막말과 관련해 억울함을 내비치면서도 자신을 죄인이라며 다시 사과했다.

그는 “누군가 저의 사무실에 들어와 개인적 통화 내용을 불법으로 녹취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 뒤 “어찌됐든 모든 게 저의 불찰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 간판을 내려놓고 윤상현으로 심판받겠다”고 덧붙였다.

▲ 윤상현 의원 지지자들이 기자회견 중 눈물을 보이고 있다.
김무성 대표에게 다시 사과

윤 의원의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은 당초 남구청 대강당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런데 기자회견 30분 전 기자 10여명과 ‘2016 총선시민네트워크 인천유권자위원회(이하 인천유권자위원회)’ 소속 시민단체 회원 10여명이 남구청에 모였고, 기자회견 장소가 급하게 변경됐다.

오전 11시께 열린 기자회견장에는 그의 지지자 100여명과 취재진 50여명이 몰렸다. 윤 의원은 ‘오직 남구 윤상현’이라는 문구만 적힌 현수막을 배경으로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을 했다. 윤 의원은 기자회견 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일부 여성 지지자도 울먹이며 윤 의원에게 박수를 보냈다.

눈물을 흘린 한 여성 지지자는 ‘왜 울었냐’는 기자의 물음에 “맘이 아프다”고 말했다. 지지자 박철(58)씨는 “당선시키면, 지역을 발전시킬 인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지자는 “윤 의원을 이번에 당선시켜 청와대로 보내자”고 말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집으로 향하던 70~80대 노인들은 “우린 윤상현 의원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왜 좋냐’는 물음엔, “그냥 좋다”는 말만 했다.

▲ 윤상현 의원은 24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을 했다.
윤상현 지지자들, ‘낙선 기자회견’ 시민단체에 ‘욕설’

윤 의원이 출마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인천유권자위원회와 남구평화복지연대 회원 10여명은 선거사무소 앞에서 ‘윤상현 낙선운동을 전개하겠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남구 유권자와 시민단체는 이미 윤상현 의원에게 막말파문과 공작정치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할 것을 촉구했지만, 윤 의원은 버티고 버티다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며 “새누리당은 무명의 약한 후보를 공천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윤 의원을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구 유권자들은 대의도 없이 권력만 좇는 막말 정치인 윤상현이 다시 남구에 발붙이지 못하게 강력한 낙선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윤 의원 지지자들은 ‘우리는 기필코 윤상현을 국회로 보낸다-애국인천시민 일동’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민단체 회원들에게 항의했다. 심지어 “이런 개 같은…” “이 × 같은 △○들” “남구 유권자가 선택한다. 꺼져라” 등의 욕설과 막말을 퍼부었다.

▲ 윤상현 의원 지지자들은 기자회견을 하는 시민단체 회원들에게 막말과 욕설을 퍼부었다. 한 지지자가 시민단체 회원들에게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 받은 김정심 두문불출?

윤 의원 기자회견에서 만난 한 전직 지방의원은 윤 의원의 당선을 자신했다.

그는 “이 일(=막말 파문) 전까지 우리는 60%의 지지로 당선을 예상했지만, 이 사건으로 쉬운 선거는 아니라고 본다”고 한 뒤 “하지만 오히려 보수층이 결집할 것이다. 야권연대 했지만, 호남(유권자)에서 지지를 다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의당에서 안귀옥 변호사가 출마해 야권 표를 잠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남구에서 김정심을 아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 (새누리당) 당원 3500명이 탈당했다. 선거를 뛸 당원도 없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이 남구<을> 후보로 김정심 인천시당 여성위원장을 공천한 것을 두고, 인천지역 시민사회와 야권 등은 ‘윤상현 일병 구하기’를 위한 ‘꼼수 공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경쟁력 없는 후보를 공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윤 의원을 간접적으로 지원한다고 보는 것이다.

김정심 후보의 대표경력은 새누리당 인천시당 여성위원장이 전부에 가깝다. 보통 시당 여성위원장을 지내고 광역의원에 도전했던 전례를 감안하면, 파격적인 공천이라 할 수 있다. 김정심 후보는 2014년 지방선거 때 광역의원 비례대표에 도전했다가 실패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공천을 받고 이틀이 지났지만 아직 선거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인천투데이>과 한 전화통화에서 “학익동에 선거사무소를 개소했지만, 아직 집기도 못 넣었다”고 말했다.

‘당에서 어떤 경쟁력으로 공천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김 후보는 “인천시당 여성위원장 2년차로 당을 위해 정말 열심히 했다. 면접 위원들이 그런 헌신성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의원을 돕기 위해 약체 후보를 공천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절대 아니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어디서 얻겠냐?”며 “제가 여성위원장으로 정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한편, 24일 현재 김 후보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엔 여전히 계양<갑> 예비후보로 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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