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선거구에 ‘범야권단일후보’ 출격 ... 23~24일 ‘피 말리’는 경선

▲ 22일 밤12시 경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위원장과 김성진 정의당 인천시당 위원장은 인천지역 야권연대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사진 : 김성진 위원장 페이스북>

야권연대를 바라는 야권지지층의 열망을 인천지역 야당들이 일정부분 담아냈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과 정의당 인천시당은 22일 인천지역에 단일후보를 내기로 최종 합의했다. 비례대표 선출을 놓고 더민주당이 내홍에 휩싸이고, 정의당은 남동<을>을 경선 지역에 포함할 것을 중앙당에서 요구해 막판 협상 과정에서 진통을 겪기도 했다.

홍영표 더민주당 인천시당 위원장과 김성진 정의당 인천시당 위원장은 이 같은 사실은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적으로 밝혔다. 국민의당과의 단일화는 더민주당과 사이에 이견이 있어 조율되지 못 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과 경기도에서 진행한 더민주당과 정의당의 야권연대는 23일 오후 현재까지 결렬된 것으로 전해진다. 수도권에서 인천만 야권연대에 성공한 것이다. 여러 난항에도 인천이 야권연대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 시민사회 원로들이 중재자로 나섰기 때문이다.

‘막말파문’을 일으킨 윤상현 의원의 지역구인 남구<을> 선거구에는 정의당 후보가 범야권단일후보(더민주당+정의당)로 출마하고, 나머지 9개 선거구는 더민주당 후보가 범야권단일후보로 나서기로 했다.

나머지 3개 선거구는 경선에서 이긴 후보가 범야권단일후보로 나선다. 3개 선거구에서 단일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경선이 23~24일 실시된다. 경선은 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된다. 경선지역은 ▲중·동·강화·옹진군 ▲연수<을>(옥련1동, 동춘1~2동, 송도1~3동) ▲부평<을>(산곡1~동, 청천1~2동, 갈산1~2동, 삼산1~2동, 부개2~3동)이다.

중·동·강화·옹진군에선 더민주당 김찬진 예비후보와 정의당 조택상 예비후보가, 연수<을>에선 더민주당 윤종기 예비후보와 정의당 김상하 예비후보가 경선을 하게 된다. 부평<을>은 더민주당 홍영표 예비후보와 정의당 김응호 예비후보 간에 경선을 벌인다.

더민주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국민의당과는 계양<을>을 제외한 인천지역 모든 선거구에서 당명을 빼고 경선을 통해 결정하는 방안 등을 논의 했는데, 후보단일화에는 성공하지 못 해 아쉽다”고 말했다.

정의당 인천시당 관계자도 “다소 아쉬운 성과에 마음이 무겁지만, 우리의 성적표보다 야권지지자들의 염원을 실현했다는 의미를 크게 봐 달라”면서, “정의당의 결단과 양보를 시민들께서 높이 평가하고 지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막말파문'을 야기한 윤상현 국회의원의 무소속 출마를 주장하는 지지자들이 23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범야권단일후보’가 풀어야 할 숙제는?
인천 중원 남<을>에서 ‘정권 실세’ vs ‘민주·진보정당’ 상징 대결

식민지배와 전쟁, 군사독재정권 등을 거친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는 아직도 걸음마 단계란 지적이 많다. 지역주의에 기반 한 양당구도는 여러 정치적 폐단을 낳았다. 진보정당의 원내 진출도 가로막았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은 종종 야권단일화를 추진했다. 지방선거와 총선 때마다 야권단일화가 야권의 가장 큰 숙제였다.

20대 총선에서도 야권은 연대에 애를 썼다. 영남과 노인층을 중심으로 ‘콘크리트’ 지지를 받는 새누리당을 이기기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야권연대가 회를 거듭할수록 여러 잡음을 냈다. ‘당 대 당’ 연대로 인해 지지층을 흡수하지 못 하고 있다는 평가다. 몇 차례 실시된 재·보선에서 이뤄진 야권연대에서 이런 사실이 증명됐다.

2014년 7.30 재·보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노회찬 후보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이뤘지만, 야권 지지층의 지지를 제대로 이끌어 내지 못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일부 지지자가 후보단일화에 반발해 무효표를 던지거나 역 선택을 하기도 했다.

인천지역 범야권후보로 출마한 후보자들이 풀어야 할 숙제는 두 당의 지지층 뿐 아니라, 광범위한 야권 지지층을 어떻게 결집햐냐다.

정의당이 풀어야 할 숙제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현 정권 실세로 알려진 윤상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남구<을> 선거구에 범야권단일후보로 출마하기 때문이다. 더민주당 지지자들을 어떻게 흡수하고, 광범위한 야권 지지층을 어떤 방식으로 결집시켜 내냐가 승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에서 37년 동안 민주화와 시민운동, 진보정치를 해온 정의당 김성진 후보가 현 정권 실세로 알려진 윤상현 후보와의 한 판 승부가 인천 중원 남구<을>에서 펼쳐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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