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중증응급환자 상급병원에 이송하던 옹진군 '우려'
응급환자 이송체계 개편과 백령병원 진료 개선 등 논의

인천투데이=이재희 기자│섬이라 의료취약지에 해당하는 옹진군이 전공의 집단행동에 대응해 응급의료 이송체계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23일 <인천투데이> 취재를 정리하면, 옹진군은 지난 21일 소방청, 해양경찰청과 함께 전공의 근무지 이탈에 따른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응급실.(사진제공 픽사베이)
응급실.(사진제공 픽사베이)

현재 옹진군 관내 의료기관은 인천의료원 백령병원 1곳과 민간의원 2곳 등 총 3곳에 불과하다.

이 중 유일한 응급의료기관인 백령병원마저도 필수진료 과목 중 내과와 외과, 응급의학과의 경우 전문의가 없는 상황이다. 옹진군은 백령면, 대청면, 연평면, 북도면, 영흥면, 덕적면, 자월면 등 면 7개로 구성돼 있는데 보건지소 8개와 보건진료소 11개가 일상 의료를 책임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옹진군의 응급의료체계가 매우 열악하다. 섬에서 중증응급환자 등 발생 시 내륙의 상급종합병원인 인하대병원이나 길병원 등으로 닥터헬기, 행정선, 어업지도선을 이용해 응급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그런데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고 근무지를 이탈하고 있어 인하대병원 등은 중증이 아닌 경증 응급환자를 타 병원으로 전원하고 있다.

전공의들의 근무지 이탈 집단행동이 장기화할 경우 옹진군 중증 응급환자의 진료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옹진군은 현재 응급환자 이송체계를 개편하고 백령병원의 의료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옹진군은 환자의 중증도 분류 기준을 정해 대부분 관내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을 수 있게 하고, 상급종합병원에 이송할 경우 우선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오늘 정부가 보건의료재난 경보단계를 위기 최고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소방청, 해경과 계속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아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어 정확히 말할 순 없지만 환자 중증도 분류와 이송체계를 바꿀 수 있다. 확정은 아니고 논의 단계다”고 말했다.

한편, 옹진군은 지난 15일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에 따른 의료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해 비상 진료 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옹진군은 2인 1조로 비상 진료 대책상황실을 꾸려 의료기관 운영 상황을 매일 점검하고 있다. 23일 오후 1시 기준 옹진군에서 아직 휴직 등 집단행동에 참여한 의료기관과 피해 사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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