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거물’ 대결로 총선 최대 화제된 인천 계양을
원희룡, 이재명 근처 사무실에 대형 현수막 걸어
본격적인 맞대결 신호탄, 원희룡 지난 4일 공식 활동

인천투데이=현동민 기자

오는 4월 10일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6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갑진년 설 연휴를 맞아 22대 총선 인천의 선거구별 관전 포인트를 짚어 본다. <기자말>

원희룡 전 장관과 이재명 대표 (사진제공 국토교통부, 이재명 의원실)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진제공 국토교통부, 이재명 의원실) 

보수진영의 무덤, 인천의 호남, 계양을

인천 계양을은 ‘보수진영의 무덤’이자 ‘인천의 호남’이라 불릴 정도로 더불어민주당의 대표적인 텃밭에 해당하는 지역구다.

지난 2004년 인천 계양을 지역구가 생긴 17대 총선부터 선거 결과를 보면 2010년 보궐선거(이상권 한나라당 후보 당선)를 제외하면 모두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17, 18(2010년 인천시장 후보 출마로 보궐선거), 19, 20, 21대 총선에서 내리 5선을 달성하는 등 민주당의 아성이 건재한 지역이다.

이를 방증하듯 송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면서 공석이 된 계양을보궐선거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출마해  큰 표차이로 당선됐다.

이같은 민주당의 안방과 같은 계양을에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이 출사표를 던지며 계양을은 다시 이번 총선 인천의 최대 관심지역으로 부각했다.

원 전 장관은 지난 1월 16일, 계양구 소재 카리스호텔에서 국민의힘 인천시당이 진행한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계양 발전 막는 돌덩이를 치울 것"이라며 이 대표를 겨냥해 날선 대립각을 세웠다.

‘원희룡 효과’ 얻을 수 있을까

계양을에서 민주당이 계속 이기고 민주당 지지세가 여전히 강세인 지역인데도 불구하고 계양을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민주당의 차기 대권 유력주자인 이재명 의원이 재선을 노리는 선거구인데다 여당에서 나름 무게가 있는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계양을의 경우 송영길 전 대표에 이어 이재명 대표로 이어지는 동안 국민의힘에선 거물급 정치인이라고 할 만한 인사가 없었다.

그런데 이른바 '윤핵관' 중에서도 최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토부 장관인 원희룡 전 장관을 대동하고 나타나면서 언론과 정치권의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계양을은 계양테크노밸리 등 3기 신도시 개발사업과 광역철도사업에 대한 주민의 관심이 높다. 국민의힘은 이같은 민심을 반영해 국토부 장관 출신 ‘원희룡 효과’를 노리고 이재명에 맞설 대항마로 원 전 장관을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국토부 장관 출신 효과를 볼 수 있을 진 아직 미지수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을 향한 부정적 여론이 지속하면서 국정안정론 보다 정권심판 여론이 더 높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계양을 첫 공식 행보, 이 대표 보란 듯이 현수막 내걸어

지난 7일 이재명 대표 사무실과 100m 남짓 위치한 원희룡 전 장관 캠프 사무실 외벽에 걸린 현수막 (사진제공 원희룡 전 장관 사회관계망 서비스)
지난 7일 이재명 대표 사무실과 100m 남짓 위치한 원희룡 전 장관 캠프 사무실 외벽에 걸린 현수막 (사진제공 원희룡 전 장관 사회관계망 서비스)

원 전 장관은 지난 2일 계양구선관위에 계양을선거구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이후, 지난 4일 계산중앙교회와 계양산 등을 방문하며 본격적으로 표심 확보에 시동을 걸었다.

이에 더해, 지난 7일엔 이 대표의 지역사무실과 100m 거리에 위치한 사무실 외벽에 원 전 장관 얼굴이 담긴 붉은 현수막을 건물에 내걸며 이 대표와 물러서지 않을 선거전을 예고하는 듯 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미 2022년 보궐선거운동 당시 계양을에서 재선하겠다고 공언했다. 그 뒤 지난달 31일 이 대표는 민주당이 예고한 총선 지역구 후보자 면접에 참여했다. 원희룡 전 장관이 국민의힘 공천을 받으면 이재명 대표와 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 대표, 원 전 장관 확실하게 이겨야... 원 전 장관,  큰 파장 일으켜야 해

이재명 대표
이재명 대표

선거에 대한 부담은 이재명 대표가 더 크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당선돼야 하는 것뿐만 아니라, 14석으로 늘어난 인천 전체에서 최대한 많은 의석수를 차지해야 하며, 자신이 당대표인만큼 전체 선거에 대한 책임도 크다.

이번 계양을 선거에서 지켜볼만한 또 다른 관건은 원 전 장관이 어떻게,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인가이다.

민주당의 안방과 같은 곳에서 원 전 장관이 어떤 성적을 보여줄 것인지가 그의 앞으로 정치적 행보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대표와 원 전 장관의 맞대결은 ‘정권 심판론’과 ‘야당 심판론’의 싸음 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다가오는 총선, 민심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벌써부터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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