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경현 대책위, 25일 기자회견 “책임이사 사퇴해야”
유가족 “권한대행 승계 소식 듣고 참담, 끝까지 싸울 것”

인천투데이=박규호 기자│‘직장 내 괴롭힘’으로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인천 연수구 소재 사회복지법인의 이사회가 직장 내 괴롭힘 책임이 있는 이사를 대표 권한대행으로 임명해 비난을 받고 있다.

고 김경현 사회복지사 직장내괴롭힘 인천지역대책위는 25일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사회복지법인 좋은친구들 이사회에 전 대표 A씨의 회원 제명과 김경현 씨 죽음에 책임이 있는 이사 B씨의 사퇴를 요구했다.

B씨는 김경현 씨 유서에 직장 내 괴롭힘 당사자로 지목된 이사로 대책위는 A씨와 더불어 B씨를 김경현 씨 사망에 책임 있다고 보고 있다.   

고 김경현 사회복지사 직장내괴롭힘 인천지역대책위는 25일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고 김경현 사회복지사 직장내괴롭힘 인천지역대책위는 25일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앞서 지난 10월 4일 오전 10시께 사회복지사였던 고 김경현씨는 자신이 일하던 기관이 소재한 인천 연수구 소재 건물 8층에서 투신해 숨졌다.

김 사회복지사는 가족에게 남긴 유서에서 “대표 A씨의 괴롭힘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다. 이렇게 떠나서 정말 미안하다”고 밝혔다.

이에 중부고용노동청은 지난 10일 고 김경현 사회복지사 사망 사고를 두고 좋은친구들을 수시 근로감독한 결과, 사용자가 근로기준법 제76조 2항 직장 내 괴롭힘 금지를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사업장에 과태로 처분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이후 대표 A씨는 이사회에 사임을 표했으며 이사회는 지난 19일 이를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좋은친구들 이사회는 김경현 씨 사망에 책임이 있는 이사 B씨를 대표 권한대행으로 임명했다.

인천지역대책위는 “좋은친구들 이사회가 가해자인 대표 A씨를 징계하지 않고 대표이사직 사임만 승인했다”며 “대표 이사 권행 대행에도 김경현 사회복지사 죽음에 책임이 있는 B 이사를 임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고인과 유가족을 철저히 외면하는 처사”라며 “대책위와 유족은 이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강주수 인천지역연대 공동대표는 “대표 A씨는 사임만 했을 뿐 진정한 사과와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좋은친구들 이사회는 대표 A씨를 회원에서 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책임자인 이사 B씨는 사퇴해야 한다”며 “여기에 인천시가 직장 내 괴롭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경현 씨의 남편인 계율 씨는 “대표 A씨가 알량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한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았으면 사과 한마디는 해야 한다”며 “이사 B씨가 대표 권한대행을 승계한다는 말을 듣고 참담하다고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참으로 뻔뻔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아내의 사망사건에 관련 있는 좋은친구들 책임자들이 물러날 때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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