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지 2곳 검토 구체적 논의 아직 “제안만 이뤄진 단계”
엔진공장 이어 본사 이전 인천공항과 시너지 이뤄질까
LH와 협의 관건...아시아나 인수 이후 논의 이어갈 듯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영종국제도시로 대한항공 본사 이전을 제안했다.

23일 <인천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11월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인근의 대한항공 본사 소재지를 인천 중구 영종도 내 경제자유구역으로 옮기는 방안을 제시했다.

대한항공 보잉 787-9 항공기.(사진제공 대한항공)
대한항공 보잉 787-9 항공기.(사진제공 대한항공)

구체적인 입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인천경제청은 약 90만평과 약 10만평 규모의 필지 2곳을 대한항공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협의되면 제시한 100만평 중 30만여평(약 100만㎡) 수준으로 용지 규모가 조율될 것으로 보인다.

본사 이전 제안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도 한 차례 보고됐으나, 이후 구체적으로 논의가 진척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막바지 단계에 집중하고 있어 본사 이전은 아직 우선순위로 논의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은 현재 유럽연합(EU)과 미국·일본 경쟁당국의 승인만 앞두고 있다.

대한항공은 현재 경기 부천시 소재 엔진정비공장을 오는 2025년까지 영종국제도시로 이전하기 위해 공사를 진행 중이다. 본사 이전까지 더해지면 그동안 김포공항이었던 대한항공의 거점이 인천공항으로 완전히 옮겨오게 된다.

ㆍ[관련기사] 인천공항 항공정비단지 용지 확보 2025년 적기 개장 '순항'

대한항공이 본사 이전 제안을 수용하더라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 게 과제다. 영종국제도시는 LH와 iH인천도시공사가 7:3 비율로 비용을 분담해 조성했고, 그만큼 LH가 전체 영종국제도시 땅의 70%를 소유하고 있다.

대한항공 항공기 정비 모습.
대한항공 항공기 정비 모습.

인천경제청은 한때 송도국제도시 용지를 대한항공 본사 이전지로 검토하기도 했지만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이 더욱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영종을 도심항공교통(UAM)과 항공정비(MRO) 등 항공산업클러스터로 집적화하려는 인천시 구상과도 부합한다.

다만, 송도에 대한항공 자회사 LCC(저비용항공사) 진에어 본사를 이전하는 방안은 지난 2021년 6월 나온 바 있다. 당시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은 진에어 본사 이전을 추진할 경우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ㆍ[관련기사] 박남춘-조원태, 진에어ㆍ엔진정비공장 인천 이전 논의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대한항공 본사 이전을 제안하긴 했지만, 대한항공으로부터 답변을 받은 건 아직 없어 진척된 사항이 없다. 논의를 다시 살려볼 것”이라며 “영종 땅 대부분을 소유한 LH와 협의 없이 대상지를 밝히긴 곤란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마무리되면 논의가 구체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