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실력으로 '명장' 등극
제빵 경력 35년, 가게 31년

인천투데이=현동민 기자│‘명장’은 기술이 뛰어나 이름난 장인을 일컫는다. 인천 계양구 오류동에 위치한 ‘빵뜨락’을 운영하는 최장진(58) 대표는 제과‧제빵 분야의 첫 인천시 명장이 됐다.

최 명장은 지난 2023년 11월 30일 제과‧제빵 분야에서 탁월한 기술과 노력으로 인천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인천시 명장의 전당’에 등재됐다. 지난 12일 최 명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최창진(58) 명장과 그의 아내
최창진(58) 명장과 그의 아내

최 명장은 명장 반열에 오르기 전, 준 명장이었다. 그래서 최 명장은 항상 2%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제빵·제과분야의 1호 인천시 명장에 올라 매우 뜻 깊고 자부심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가 운영 중인 ‘빵뜨락’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많은 임명장과 경력·수상증이 명장 칭호에 신뢰를 준다. 또한 최 명장은 현재 가게만 같은 위치에서 20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창진 명장이 만든 밤 식빵
최창진 명장이 만든 밤 식빵

전파사의 길을 걸을 뻔한 제빵 명장

최 명장은 제빵 일을 하는 것이 꿈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때 제빵과 관련이 없는 전자과를 나왔다. 어린 시절엔 전자과를 나오면 전파사라는 직업을 할 수 있어 라디오와 TV 등을 고쳐주며 먹고 살 수 있는 만큼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시 전자과 학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 어머니 방앗간 일을 도왔다. 그렇게 최 명장은 자연스레 유사 업종인 제빵에도 관심을 쏟았고 그렇게 35년 여정의 첫 걸음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제과점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며 일을 배우려 했다. 최 명장은 “그 당시 일이나 기술을 배우는 게 매우 힘들었다.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배우는 사람들이 기술만 배우고 도망칠까봐 잘 알려주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서 “제빵 기술자들 역시 자세한 레시피와 행동을 보여주지 않고 기억하지 못하게 입으로만 나한테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빵을 만들고 있는 최창진 명장
빵을 만들고 있는 최창진 명장

최 명장의 ‘빵 철학’

최 명장이 만드는 빵을 보면 항상 재료가 꽉 차 있다. 그리고 빵 하나하나에 정성이 담겨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최 명장은 “마진을 많이 안남기려 한다. 남기면 돈은 많이 벌겠지만 그만큼 빵 품질이 떨어지기 마련이며 손님도 자연스레 끊긴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손님이 빵을 먹고 맛있어 하며 행복해 하는 모습이 더 좋다. 때문에 재료선정을 대충하지 않고 더 좋은 재료를 아까지 않는다. 그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다”고 덧붙였다.

최창진 명장이 정성스럽게 만든 빵들
최창진 명장이 정성스럽게 만든 빵들

명장의 영업 장수 비결

최 명장은 장수 영업 비결을 두고 “큰 욕심없이 현재에 충실하며 달려왔다. 재밌고 하고 싶은 천직이라고 느끼기 때문에 장수 영업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욕심을 버리고 정직하게 제품을 만드는 것이 비법”이라고 전했다.

최 명장은 “정직하게 오래 장사하다보면, 고등학생이던 손님들이 결혼해 아이를 데리고 빵집에 온다. 2대째 찾아오는 빵집이라는 게 뿌듯하다”고 했다.

최 명장의 빵에는 사람 이야기도 담겨 있다. 최 명장은 "20년 전 나이든 할머니 손님이 있었는데, 당뇨가 있어 빵을 못먹는다고 했다. 그 손님이 당뇨있는 사람도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어 줄 수 없냐고 부탁했다. 모두가 내가 만든 빵을 먹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할머니를 위해 설탕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는 통밀빵을 만들었다"고 했다.

설탕이 들어가지 않는 통밀빵은 20년이 지난 현재에도 진열대 한 켠에서 판매되고 있다. 

인터뷰 진행 중인 최창진 명장
인터뷰 진행 중인 최창진 명장

“인천에서 성공한 만큼 사회에 도움 주고파”

서울에 살고 서울에서 일을 시작했지만, 인천으로 이사를 온 뒤 최 명장은 일이 잘 풀렸다고 했다. 최 명장은 자신이 성공한 도시가 고향과 같다며, 보답을 하기 위한 다양한 봉사와 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

최 명장은 “주로 양로원이나 고아원 같은 곳에 빵을 지원한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최 명장은 제빵을 배우고 싶지만 여건이 어려운 인천 섬 지역의 학생이나 위탁·대안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제빵 수업을 진행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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