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서구노인복지관서 개국, 지난해 독립
“자체 수익 구조 어려워, 공적 지원 있었으면”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인천에서 마을공동체를 지향하며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라디오방송은 ‘서구FM(대표 정은선)’이 유일하다.

마을미디어인 공동체 라디오 ‘서구FM’은 서구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서구노인복지관의 프로그램으로 출발해 2015년 5월 정식 개국했다. 서구FM이 개국 후 지난해 3월 ‘시즌2’를 알리며 새단장을 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서구FM 시즌2 1주년 기념식과 축하공연도 열었다. 서구FM이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며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정은선(51) 대표의 역할이 컸다. 지난 5일 정 대표를 만나 그동안의 활동 이야기와 계획 등을 들었다.

정은선 서구FM 대표.
정은선 서구FM 대표.

서구FM은 서구민중의집과 함께 방송활동가 양성 교육프로그램 참여자를 모집하며 출발했다. 당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주민 10명이 1기 방송활동가(DJ)가 되며 개국했다.

2015년 5월 7일 진행한 첫 방송에선 ▲노인복지관 회원의 동화 읽어주기 방송 ▲지역 노동자 이야기를 담은 방송 ▲시를 주제로 한 음악 방송 ‘시와 음악이 흐르는 카페’ ▲게스트 초대 방송 ‘맛있는 나들이 만나’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서구FM’은 복지관 내 스튜디오를 만들고 활발한 방송활동을 펼쳤으나 코로나19 등으로 방송이 뜸해지며 운영에 어려움이 생겼다.

그렇게 코로나 시절을 견딘 후 정 대표는 함께 했던 회원들에게 설득을 했고 그렇게 ‘시즌2’를 시작할 수 있었다. 정 대표가 개인 사비를 들여 서구청 인근 심곡동 소재 빌라를 스튜디오 공간으로 마련했고 지난해 3월 문을 열게 됐다.

정 대표는 “코로나 확산 이후 방송 프로그램이 점점 없어졌는데, 서구FM은 주민들을 위한 마을공동체 활동으로 계속 유지해야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회원들과 서구노인복지관 담당자들을 반 년 이상 설득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설득 끝에 독립은 하기로 했지만 재정이 없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래서 후원회원을 받는 방법을 생각했고 정기 후원으로 도움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구FM’은 지난달 28일 서구노인복지관 대강당에서 ‘시즌2’ 1주년 기념식과 축하공연을 했다. 이 자리에선 그동안의 성과 보고와 계획 공유가 있었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DJ들이 참석한 주민들과 소통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서구FM에 참여하고 있는 주민 DJ들이 방송 녹음을 하고 있다.(사진제공 서구FM)
서구FM에 참여하고 있는 주민 DJ들이 방송 녹음을 하고 있다.(사진제공 서구FM)

현재 ‘서구FM’은 팟캐스트 사이트인 팟빵에 1주일에 1~2개 녹음한 라디오 프로그램을 올리고 있다. 12명이 참여해 프로그램 7개를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 당 격주에 한 번이나 한 달에 한 번 정도 녹음을 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2015년 개국 초창기부터 함께 하고 있는 조혜숙씨가 진행하는 ‘아름다운 기차, 기관사 조혜숙입니다’, 김수완·이도석씨의 ‘찰리와 떠나는 여행산책’, 김동우씨의 ‘서구 한바퀴’, 박영미씨의 ‘시 테라피’, 신선미씨의 ‘헤드헌터 알면서 job 이직을 생각하는 사람들’, 유새늘씨의 ‘슬기로운 마을생활’, 정 대표의 ‘리즈의 만나요, 맛나요!’ ‘리즈의 영화CINE’ 등이다.

음악이나 영화 소개, 여행 이야기, 직업 관련 이야기, 시 낭송, 지역에서 일어난 일 등 다양한 주제를 담은 프로그램을 지역 주민들이 진행하고 있다.

정 대표는 “현재는 음성으로만 방송을 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보이는 라디오를 하려고 계획 중이다”라며 “특히 마을의 미디어로서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에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을 더 많이 전달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고 전했다.

또한 “내년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데,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하고 방송으로 내보내고 싶다”며 “서구 주민들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역할도 하고 싶다”고 했다.

정 대표는 서구FM으로 지역의 공론장의 역할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활동비가 전혀 보장되지 못하는 재정적인 어려움과 방송운영을 위한 인력이 부족한 어려움 때문에 고민이 많다.

현재 마을공동체로 운영 중이라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의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이나 서구 마을공동체만들기 지원 사업 공모에 지원해 선정받으면 지원을 받는 정도이다.

정 대표는 “틈틈히 함께 해주는 활동가가 있긴 하지만 자체 수익 구조를 마련해야 지속적인 활동이 가능할 것인데, 마을미디어는 그 부분이 쉽지 않다”며 “후원을 해주는 분들로 지금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지만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적인 영역에서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며 “마을미디어로 주민과 소통하는 역할에 더 충실 할 것이다. 주민들이 지역사회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하고 서구FM에도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