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삼목항서 1960년대부터 어느덧 3대째 ‘어부’
“어획량 감소 등 어려움에 ‘지속가능한 어업’ 필요”
“어업인 늘리기 위해선 어촌 정주환경 개선해야”

인천투데이=이재희 기자│“올해 국내 어획량이 크게 줄어들고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로 국내 수산물 소비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위태로운 어업인의 명맥이 계속 이어지기 위해선 수산자원 확보와 서식지 보존 등으로 어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천 삼목항에서 3대째 어부로 명맥을 잇고 있는 김덕례(54) 씨는 16일 <인천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1대는 아버지인 고 김덕재 씨이고 현재 아들인 김동빈(30) 씨도 함께 배를 타고 어부로 일하고 있다.

어부 김덕례(54)씨.
어부 김덕례(54)씨.

김 씨는 지난해까지 운서어촌계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삼목항 어촌뉴딜300 지역협의체 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씨는 삼목항 인근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아버지인 고 김남재 씨는 충청도 출신으로 1960년대 인천 삼목항에 올라와 처음 어업을 시작했다.

김 씨는 “유년을 모두 삼목항에서 보냈으며 학생 때 자주 아버지 일을 돕기 위해 배를 타곤 했다”며 “당시엔 이 일대가 전혀 개발되지 않아 아무것도 없었고 온 가족이 어업을 도왔다”고 회상했다.

또한 “이후 대학을 서울로 가게되면서 인천을 떠나 서울에서 사회생활을 했다”며 “이후 개인 사업으로 중장비 사업도 시작했으나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 경제 위기를 거치면서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러던 중 2006년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당시 사업으로 마땅히 쌓은 이익도 없어 막막했다"며 "가진 기술력이라곤 어렸을 적 아버지에게 배운 조업기술 밖에 없었고 결국 모든 점들을 고려해 서울 생활을 접고 인천으로 와 어부가 됐다"고 말했다. 

어부의 길로 들어선 뒤 김 씨의 하루는 매일 새벽 4~5시에 시작된다. 김 씨는 오전 5시 출항을 해 오후 3시에 입항한다. 이후 수협 연안공판장에 가서 위판을 해 잡은 수산물을 판매한다.

김덕례 씨가 삼목항의 선박을 소개하고 있다.
김덕례 씨가 삼목항의 선박을 소개하고 있다.

김 씨는 어촌 뉴딜과 젊은 어업인 양성 등 어촌 정주여건 개선에 관심이 많다.

김 씨는 "우리 가족의 사례 뿐만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명맥을 이어 어업에 종사하려면 낙후한 어촌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며 “삼목항의 경우 어선이 50여척, 상시 조업하는 어선은 20여척에 이르지만 다른 어촌에 비해 선착장 등 어항시설이 부족해 어업에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촌 계장을 맡아, 중구에 ‘삼목항 어촌뉴딜300’ 사업을 적극 건의했고, 구가 받아들여 올해 준공을 앞두고 있다"며 "삼목항 일대가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로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씨는 어촌 활성화와 함께 어부들이 지속가능한 어업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 씨는 "몇년 전에 비해 올해 배를 타고 나가서 조업을 하다보면 어획량이 급감한 것을 몸소 느낀다"며 "그러다보니 겸업하는 어부들도 많아졌고 어촌을 이탈하는 청년들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어획량 급감의 가장 큰 원인은 불법 조업과 해양쓰레기이다"라며 "속도는 더디겠지만 유일한 해결책은 '지속가능한 어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수산자원 확보와 서식지 보존 등을 하면서 지속가능한 어업을 하다보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획량은 증가할 것이다"라며 "공동 자산인 바다에서 나온 자원들로 생계를 이어가는 만큼 어부들도 양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앞으로도 삼목항에서 계속 일하면서 더 많은 어업인들과 관광객들이 찾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현재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등 여러 악재가 겹쳐 어려움이 있지만, 국내 수산물 소비가 급감하지 않는 방안이 마련되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전했다.

삼목항의 선박들.
삼목항의 선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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