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고차 수출 약 50만대 22년 대비 1.7배 증가
중동·중앙아시아 증가 확연 튀르키예 3년새 21배↑
해상 운임 하락에 중고차 컨테이너선 운송 날개

인천투데이=이재희 기자│지난해 인천항 중고자동차 수출 실적이 약 50만대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중앙아시아와 중동 시장의 중고차 수요가 늘고, 해상 운임 하락으로 중고차 컨테이너화 수출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인천항만공사는 지난해 인천항에서 수출한 중고차 대수가 50만2177대라고 17일 밝혔다. 2022년 한해 실적인 30만3416대 대비 1.7배에 이르는 수치이다.

국가별 중고차 수출 통계.(출처 인천항만공사)
국가별 중고차 수출 통계.(출처 인천항만공사)

중동·중앙아시아 국가서 필수재 된 ‘중고차’

인천항만공사는 중동권과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구매력 증가로 중고차가 사치재에서 필수재로 변화한 점이 인천항 중고차 수출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기존에 인천항 주요 중고차 수출국이던 리바아와 요르단, 이집트 등 중동국가뿐만 아니라 튀르키예를 비롯해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중고차 물량이 급증한 것이 눈에 띈다.

국가별 중고차 수출 물량 중 지난 2020년과 지난해를 비교하면, 튀르키예 중고차 수출 물량은 2308대에서 4만8503대로 21배 늘었다.

키르기스스탄은 3944대에서 3만734대로 7.7배, 타지키스탄은 9325대에서 1만5763대로 1.7배, 아제르바이잔은 1730대에서 1만7584대로 10배, 카자흐스탄은 3142대에서 6809대로 2배 늘었다.

인천항에서 중고차를 선적하는 모습.(사진제공 인천항만공사)
인천항에서 중고차를 선적하는 모습.(사진제공 인천항만공사)

자동차운반선 신차 우선, 중고차 우선순위 밀려

또한 해상운임 하락으로 중고차 컨테이너선화가 급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우선 인천항에서 중고차는 내항에서 자동차운반선에 선적하거나, 컨테이너에 적재한 후 신항 또는 남항 컨테이너터미널 컨테이너선에 선적하는 방식으로 수출된다. 

지난 2022년 코로나19 여파로 컨테이너선 운임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중고차 수출 컨테이너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아울러, 자동차운반선 대부분이 신차 운송을 위해 투입되면서 선박 부족 사태도 발생했다. 

자동차운반선은 신차를 먼저 실은 뒤, 공간이 남으면 중고차에 배정하는 방식이라 신차 수출이 늘면 그만큼 중고차 수출 공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많은 중고차들이 인천항에 발에 묶인 채 몇 달간 수출되지 못하는 수출 지연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해상운임 하락 중고차 컨테이너 적재 수출 급증

그런데 지난해 국제 컨테이너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Shanghai Containerized Freight Index)가 크게 감소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실제로, 한국무역통계진흥원 자료를 보면, 지난 2022년 1월 21일 5053.12에서 지난해 1월 20일 1029.75로 5분의 1 가까이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중고차 컨테이너화 비중이 크게 늘어 자동차운반선 이용률을 앞질렀다.

지난해 인천항에서 자동차운반선으로 수출된 중고차가 9만3대, 컨테이너 36만9376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자동차운반선 20만1402대와 컨테이너 10만2104대와 비교하면 각각 55% 감소하고, 262% 증가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그동안 컨테이너 운임 상승과 자동차운반선 부족으로 수출에 발이 묶였던 많은 중고차 물량이 풀린 것”이라며 “중동권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중고차가 필수재로 자리잡은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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