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 공동기획]이주민 아동·청소년 문화향유③
“인천, 농어촌지역 제외 광역시 중 이주민 학생 비율 높아”
“인천 이주민 재학 비율 학교 96%, 지역별 학교 필요”
"‘초국적 시대’ 인천한누리학교, 동아시아국제학교 전환 중요”

인천투데이=박규호 기자│

인천에 거주하는 이주민은 약 14만7000명으로 인천 전체인구(299만명) 중 약 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기초지자체 중 이주민이 가장 많은 기초단체는 부평구로 3만3125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뒤를 이어 ▲연수구 2만6103명 ▲서구 2만4417명 ▲남동구 2만3254명 ▲미추홀구 2만318명 ▲중구 7693명 ▲계양구 7676명 ▲동구 1997명 ▲강화군 1789명 ▲옹진군 504명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평구와 연수구는 마을과 지역 중심으로 이주민이 모여 사는 추세라 학교와 지역아동센터 이주민 아동·학생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인천에서 떠났던 한국 이주민이 인천 소재 재외동포청 지원으로 국내로 돌아왔듯이 한국 사회 역시 타국 이주민을 받을 준비를 해야 한다.

<인천투데이>는 인천문화재단과 공동기획으로 이주민 아동 문화·언어 향유 현황과 이주민 가정 문화·언어 정책 개선 방향을 5회에 거쳐 살펴본다. <기자말>

“인천의 학교 중 이주민 학생이 있는 학교가 전체 학교 중 95.9%를 차지한다. 정책 효율을 고려해 지역별로 이주민 특화(거점) 학교가 필요하다.”

“동아시아국제학교는 학생 개개인의 강점이 살아나고 미래 글로벌 시민으로 성장하는 학교를 목표로 해야 한다. 이런 학교가 필요하다.”

조상식 동국대학교 교수와 장은영 서울교육대학교 교수는 인천시교육청이 13일 문학경기장 그랜드 오스티엄에서 개최한 ‘2023년 인천 다문화교육 포럼’에서 각각 이같이 말했다.

이날 2023년 인천 다문화교육 포럼은 ▲김영순 인하대 다문화교육융합연구소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조상식 동국대 교수 ▲장은영 서울교대 교수가 발제했다.

13일 인천 다문화교육 포럼이 문학경기장에서 개최됐다.
13일 인천 다문화교육 포럼이 문학경기장에서 개최됐다.

이어 토론엔 ▲이오상(남동3) 인천시의원 ▲임춘원(남동1) 인천시의원 ▲이선영 군서미래국제학교 교감 ▲정연희 인천함박초등학교 교사 ▲권도국 인천거점다문화가족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인천, 농어촌지역 제외 광역시 중 이주민 학생 비율 가장 높아”

조상식 동국대 교수는 지난 4월 기준 인천 내 이주민 학생 수가 전체 학생(30만6771명) 대비 4% 수준인 1만2258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천 이주민 학생 비율이 전년 대비 12.5%포인트 증가했으며 2014년 대비 2023년 이주민 자녀는 국내 평균 증가율(8.6배)를 상회해 13.8배 증가했다고 전했다.

조 교수는 “인천은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하고, 수도 서울에 인접한 광역시라는 점에서 이주민 학생과 이주민 자녀 수가 증가했다고 본다”며 “다양한 일자리와 기존 이주민 비중이 높은 지역인 점도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초지자체별 이주민 학생 비율 편차가 존재하는 것은 여타 대도시와 비슷한 경향”이라며 “국내 출생 이주민 학생, 중도 입국 학생, 이주민 가정이 섞여 한국어 교육 일관성과 안정성이 어려운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조상식 동국대학교 교수.
조상식 동국대학교 교수.

“이주민 재학생 학교 비율 96%, 지역별 특화 학교 필요”

조 교수는 인천 내 이주민 재학생이 있는 학교 비율이 96%라며 이 비율대로면 인천 관내 모든 학교에 통합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이유로 ▲한국어 학급 운영 ▲한국어 학급 정규 학급화 ▲담임교사 배치 등 한국어 교육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맞지만 이 경우 재정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조 교수는 “정책적 효율성을 위해 지역(기초지자체)별로 이주민 특화(거점) 학교를 만들고 학생을 전학시키는 방안이 필요할 수 있다”며 “이 경우엔 통학거리를 고려한 교통지원 서비스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주민 학생 교육 목표는 교육과정 실현을 넘어 생활 환경 적응으로 해야 한다”며 “이주민 학생이 거주하는 지역환경 자체를 수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학교만 아니라 지자체, 각종 문화여가시설 등과 실질적인 협업이 필요하다”며 “가칭 다문화교육사를 학교 밖 환경에 배치하는 등 지역 대학교와 연계한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 역시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장은영 서울교대 교수.
장은영 서울교대 교수.

“‘초국적 시대’ 인천한누리학교, 동아시아국제학교 전환 중요”

장은영 서울교대 교수는 기존 이주민 교육의 한계를 넘어 초국적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공교육이 필요하기에 남동구 소재 인천한누리학교를 동아시아국제학교로 전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인천한누리학교는 이주민 학생 적응을 돕기 위한 국내 최초 초·중·고 통합 기숙형 공립 다문화 대안학교이다. 일반 학교 정규교육과정과 특성화 교육과정을 반반씩 운영한다.

장 교수는 “진정한 다문화 사회를 위해 모든 학생이 다문화 감수성 보유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이주민과 선주민 학생 통합 교육이 중요해 동아시아국제학교로 전환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문화와 특정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종종 차별과 소외의 이유가 되거나 무조건적인 지원의 근거가 된다”며 “언어 다양성을 다루는 교육이 시급하기에 국제학교가 필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아시아국제학교, 경쟁 지양해야... 특목고 변질 안 돼”

장 교수는 동아시아국제학교가 경쟁을 경계하고 지양해야 한다며 특히, 소수 엘리트 학생을 위한 특목고로 변질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학생 다양성 중심 교육을 지향하면서 동시에 경쟁 구도를 유지하는 것은 결코 양립할 수 없다”며 “이주민 학생과 선주민 학생이 함께 하는 통합교육은 다양성이 최고의 가치”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문화적, 언어적 배경이 있는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 공존하는 학교에서 소통은 학교 운영을 위해 필수”라며 “동아시아국제학교는 구성원 간 신뢰관계가 형성될 수 있게 하는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동아시아국제학교는 소수 엘리트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또 하나의 특모고로 변질되지 않게 입학지원과 교육과정에서 학생들의 다양한 특성과 강점에 중점을 두는 방식으로 운영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겉으로 통합교육을 말하면서 학교 내에선 분리교육이 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며 “다양한 언어가 역할과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게 하는 학교로 발돋움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인천문화재단-인천투데이 공동기획]
[인천문화재단-인천투데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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