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 공동기획] 이주민 아동·청소년 문화 향유①
인천 부평 지역아동센터 내 이주민 아동 100명 중 16명
“이주민 부모가 주6일 일해... 아동 문화향유 기회 없어”
“이주민 청소년, 적응 어려워해... 언어 장벽 넘어서야”

인천투데이=박규호 기자│

인천에 거주하는 이주민은 약 14만7000명으로 인천 전체인구(299만명) 중 약 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기초지자체 중 이주민이 가장 많은 기초단체는 부평구로 3만3125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뒤를 이어 ▲연수구 2만6103명 ▲서구 2만4417명 ▲남동구 2만3254명 ▲미추홀구 2만318명 ▲중구 7693명 ▲계양구 7676명 ▲동구 1997명 ▲강화군 1789명 ▲옹진군 504명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평구와 연수구는 마을과 지역 중심으로 이주민이 모여 사는 추세라 학교와 지역아동센터 이주민 아동·학생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인천에서 떠났던 한국 이주민이 인천 소재 재외동포청 지원으로 국내로 돌아왔듯이 한국 사회 역시 타국 이주민을 받을 준비를 해야 한다.

<인천투데이>는 인천문화재단과 공동기획으로 이주민 아동 문화·언어 향유 현황과 이주민 가정 문화·언어 정책 개선 방향을 5회에 거쳐 살펴본다. <기자말>

 인천 부평 지역아동센터 100명 중 16명 '이주민 아동'

인천 부평구는 인천 내 이주민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기초지자체이다. 이주민이 가장 많이 거주하다보니 지역아동센터에 이주민 아동 비율이 높다.

부평구지역아동센터협의회 소속 지역아동센터는 33개다. <인천투데이> 취재 결과, 33개 중 이주민 아동 비율이 높은 곳은 80% 이상이 넘어가는 곳도 있었다.

부평구지역아동센터 아동 822명 중 134명(16%)이 이주민 아동이며 부평구 내 외국인 비율이 높은 부평4동과 5동, 청천 2동 지역에 위치한 지역아동센터는 이주민 아동 비율이 평균을 훌쩍 상회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투데이>는 황성은 서로사랑지역아동센터장과 윤덕형 도토리학교지역아동센터 센터장을 만나 지역아동센터 이주민 아동 문화 향유 실태를 알아봤다.

황성은 센터장은 “청천2동, 부평4, 5동 같이 이주민 이주 비율이 높은 지역 소재 아동센터 10명 중 8명이 이주민 아동인 경우도 있다”며 “지역 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점차 지역아동센터 이주민 아동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황성은 서로사랑 지역아동센터장.
황성은 서로사랑 지역아동센터장.

“이주민 부모가 주6일 일해... 아동 문화향유 기회 없어”

황성은 서로사랑지역아동센터장은 이주민 부모가 주6일 일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 경우 이주민 아동이 문화를 향유할 기회조차도 없다고 설명했다.

황 센터장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에서 진행하는 교육은 언어 교육에 한정돼 있기에 실제 부모가 주말에도 일하는 경우 이주민 아동이 한국에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없다고 밝혔다.

황 센터장은 “서로사랑지역아동센터에서도 이주민 아동 부모가 저녁과 주말 상관없이 일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 경우 아동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주민 노동자의 경우 맞벌이 등으로 오후 9시까지 공장에서 노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주민 아동을 집에 보내도 혼자 있는 경우도 많고, 이주민 아동 부모가 토요일에도 노동하는 경우가 많아 문화 향유 기회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역아동센터에서 문화 행사를 진행하나 그것도 1년에 두 번 정도”라며 “이주민 아동 문화 향유에 대한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이주민 아동 한국어 깊이 부족... 언어 교육 필요”

황 센터장은 이주민 아동의 한국어 사용 깊이가 깊지 않다며 언어 교육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황 센터장은 “한국에서 태어난 이주민 아동의 경우는 그나마 한국어 사용이 익숙하지만 부모를 따라 한국으로 이주한 아동의 경우 한국어 사용이 익숙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가정을 방문하는 방식으로 언어 교육을 진행하지만 일상적이지 않아 교육이 어렵다"며 “언어 교육이 어려운 경우 지역아동센터로 오는 경우도 있지만 또래 아동과 말이 통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윤덕형 도토리학교센터장.
윤덕형 도토리학교센터장.

“이주민 청소년, 문화 적응 어려워해... 언어 장벽 넘어서야”

윤덕형 도토리학교센터장은 이주민 청소년이 한국 문화 적응을 어려워한다며 언어 장벽을 넘어서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센터장은 “청소년 시기에 한국으로 이주한 청소년의 경우 더 적응을 어려워 하는 것으로 안다”며 “이는 한국어 교육이 부족한 것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언어 교육을 지원하지만 주 2회에 그치는 등 언어 교육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학교에서 내주는 숙제도 부모 등과 같이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부모가 바빠 불가능한 형편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어를 해야 국어나 수학, 학교에서 하는 모든 과목을 이해 할 수 있다”며 “한국어 교육 지원을 더 늘려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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