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중고차 시장 성장하며 인천항 중고차 수출 증가
한국의 대륙철도 이용 확대를 위해 균형잡힌 다자외교 중요
부산엑스포 유치전 119-29 참패 한국 외교 반면교사 삼아야

인천투데이=김갑봉·인투아이(INTO-AI) 기자 | 인천항은 지난 11월 18일 300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돌파하며 1974년 첫 컨테이너부두가 들어선 이후 가장 단기간에 300만TEU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달성일인 12월 10일과 비교했을 때 22일 앞당긴 기록이다.

인천항은 2017년 사상 처음 300만TEU를 돌파한 이후 올해까지 7년 연속 300만 TEU 이상을 처리하고 있다. 올해 사상 처음 350만TEU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미 간 무역분쟁 심화,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 장기화, 중동사태, 국내 민간소비 부진 등의 어려운 환경에서도 인천항은 300만TEU를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인천항만공사는 이러한 성과를 이끈 배경으로 중고자동차 수출 증가와 신규항로 5개 개설 등을 꼽았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해 10월말 기준 인천항에서 수출한 중고차 중 약 80%에 해당하는 약 32만9000대가 컨테이너선으로 운송됐다.

인천항만공사는 연말까지 현 물동량 추세가 유지될 경우 인천항의 역대 최대 컨테이너 물동량 실적인 2021년 335만 TEU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중고자동차 수출 역시 역대 최고치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기자말>

인천항에서 중고차를 수출하기 위해 선적하는 모습.(사진제공 인천항만공사)
인천항에서 중고차를 수출하기 위해 선적하는 모습.(사진제공 인천항만공사)

중앙아시아 중고차 시장 성장하며 인천항 중고차 수출 증가

특히 올해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은 중앙아시아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중고차 수출은 올해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했다. 인천내항 중고차 수출단지 조성과 함께 대륙철도망 확보가 중요해졌다.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은 그동안 중동지역으로 수출됐다. 그런데 중앙아시아 내륙국가인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아제르바이잔 등으로의 중고차 수출 물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중국·몽골 등 대륙철도(TCR, TMR, TSR)를 활용한 물류 라인 확보가 관건이다.

인천항에서 중고차를 수출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인천내항에서 자동차운반선에 선적하거나, 인천남항 또는 인천신항 컨테이너터미널에서 컨테이너에 선적하는 방법이다.

인천항과 중동을 연결하는 항로는 두바이로 1개뿐이므로 대부분 중국 동부연안이나 부산·싱가포르 등의 항만에서 환적을 거쳐 수출되고 있다.

반면 중앙아시아 내륙 국가들은 대부분 북중국 항만에서 환적해 도로·철도 등 육로를 이용해 인천항에서 수출한 중고차를 수송하고 있다. 컨테이너를 그대로 화차 차대에 실어 대륙철도로 운송하는 방안이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가장 합리적이다.

그런데 대륙철도 이용량이 계속 증가하면서 화물운송 지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롄윈과 칭다오는 중앙아시아 철송 물동량이 포화상태이며, 이로 인해 화물운송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대륙철도TKR TSR TCR
대륙철도TKR TSR TCR

한국의 대륙철도 이용 확대를 위해 균형잡힌 다자외교 중요

인천항에서 대륙철도 화물운송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대륙철도 화물운송량 쿼터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중국 동부연안 롄윈항에서 중국횡단철도(TCR)와 톈진항에서 시작하는 몽골종단철도(TMGR), 또는 다롄항이 기점인 만주횡단철도(TMR)· 등을 활용하면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운송망을 연결할 수 있다.

이 경우 중국과 협력이 관건이다. 대륙철도 화물운송량 계획 협의에서도 한국이 OSJD(국제철도협력기구)의 가입 국가 이긴 하나 국제철도운송협정에 가입돼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물량이 있어도 대륙철도 화물운송량 계획 협의 때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OSJD는 1956년에 설립된 국제기구로, 중앙아시아 철도운송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2018년에 가입했다. OSJD의 회원국 만장일치가 가입조건이었는데 북한이 반대하지 않아 기구엔 가입했다.

헌데 한국은 국제철도운송협정 가입국은 아니다. 정부는 협정 가입을 추진했으나 북한의 반대로 인해 무산됐다. 결국 국제철도 운송망을 확보하려면 중국과 외교관계 개선, 남북관계 개선이 수반돼야 한다.

'2023 인차이나포럼'에 참석한 인천시와 중국 톈진시 관계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 인천시)
'2023 인차이나포럼'에 참석한 인천시와 중국 톈진시 관계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 인천시)

부산엑스포 유치전 119-29 참패 반면교사로 삼아야

특히, 지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는 부산의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유치실패에 사과만할 게 아니라 외신이 지적한 것처럼, 대한민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브릭스(BRIC,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와 글로벌 사우스(남반구)가 등돌린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부산엑스포 유치전에서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에 119대 29라는 큰 차이로 패배했다. 윤 대통령은 이 실패가 자신의 부족함 때문이고,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이번 유치 실패는 대한민국의 외교, 전략, 정보력의 문제를 드러내며, 정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디플로맷(diplomat)은 특히, 이번 세계박람회 유치 실패가 대한민국의 외교, 전략, 정보력에 몇 가지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지적한 대목을 보면 확증편향 외교가 자초한 결과임을 알 수 있다. 디플로맷은 대한민국의 외교 정책이 주로 미국과 일본에 집중돼 다른 지역과 관계 구축에 소홀했고 중국과 외교적 갈등이 아프리카와 같은 지역에서 지지 철회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과 인천국제항은 과거 노태우 정부가 추진한 북방외교의 산물이다. 1991년 한러수교와 1992년 한중수교로 인천을 비롯한 한국 경제가 성장할 수 있었다.

인천항 중고차 수출만 보더라도 기존 시장인 중동과 신흥 시장인 중앙아시아에서 한국산 수출을 지속해서 확대하려면, 균형 잡힌 다자 외교가 필요하고, 특히 대륙철도 활용을 위해 중국과 러시아와 관계개선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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