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에서 사라진 PDI센터가 있는 평택항이 목적지

인천투데이=인투아이(INTO-AI)·김갑봉 기자 | 인천항만공사는 일본의 글로벌 선사 엠오엘(MOL, Mitsui O.S.K. Lines, Ltd.)의 자동차 물량을 인천내항에 신규 유치했다고 29일 밝혔다.

일본 선사 MOL이 운용하는 자동차운반선 ‘라벤더 에이스(MV.LAVENDER ACE)’호는 중국 톈진항에서 지난 27일 출항해 28일 인천항에 입항했다. 자동차전용부두를 갖춘 평택항이 포화상태라 인천항에 잠시 하역했다가, 나중에 평택항으로 옮길 예정이다.

MOL 라벤더 에이스호는 이날 중국에서 생산한 신차 600여대를 싣고 입항했다. 이 차들은 국내 공급용 수입차들이고 최종 목적지는 PDI센터가 있는 평택항이다. 인천항이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환적항인 것은 인천항에 PDI센터가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 선사 엠오엘코리아와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들이 2023년 11월 28일 라벤더 에이스호의 인천항 내항 입항을 기념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글로벌 선사 엠오엘코리아와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들이 2023년 11월 28일 라벤더 에이스호의 인천항 내항 입항을 기념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피디아이(PDI, pre-delivery inspection) 센터는 차량 제작사의 지침에 따라 수출입 된 차량이 고객에게 인도되기 전 최종단계에서 해당 자동차에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를 검사하는 과정을 수행하는 시설이다.

원래 인천항에도 PDI센터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없다. 경기도 지방공기업인 경기평택항만공사가 2009년 평택항에 자동차전용부두를 건설하면서 그 배후부지에 57만㎡(=약 17만2400평)에 달하는 수입차 PDI 전용 용지를 조성했다.

그 뒤 평택항만공사는 인천에 있던 PDI업체에 저렴한 임차료(당시 1㎡당 월 500~700원)를 제시해 인천의 PDI 업체를 끌어들였다. 이 정책으로 인천항에서 PDI센터가 사라졌고, 대신 평택항 PDI센터에 벤츠ㆍBMWㆍ폭스바겐ㆍ아우디ㆍ혼다ㆍ포드ㆍ크라이슬러 등을 다루는 PDI센터가 들어섰다.

그 뒤 인천항에서 수입차는 발자취를 감췄다. 이젠 수입차를 보관할 곳이 없다. 365일 24시간 정온수역을 자랑하는 인천항 내항은 수입차를 임시로 보관하는 야적장으로만 쓰이고 있다. MOL은 향후 연간 1만여대 자동차 환적 물량을 인천항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MOL의 국내법인 엠오엘코리아 대표 후지이 토루(FUJII TORU)와 임직원들은 이날 인천 내항 3부두에서 자동차 하역 상황을 점검했다.

이번 자동차 물량 유치는 인천항만공사가 선사의 요구를 파악한 뒤, 앞서 얘기한 아시아 최대 정온수역이라는 내항의 강점과 물류비 절감 이점을 적극 홍보한 성과로 꼽힌다.

김상기 인천항만공사 운영부문 부사장은 “엠오엘코리아 대표의 방문을 계기로 내항 물동량 증대에 기여하고, 다양한 글로벌 선사와 이용기업에 우수한 항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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