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날’ 없는 인천SSG

인천투데이=현동민 기자 | 프로야구 구단 인천SSG랜더스가 레전드 선수 김강민을 떠나보내자 인천 여론이 싸늘하다. SSG는 김성용 단장을 뒤늦게 보직에서 해임했다. 하지만 면피용 인사에 팬들의 여론은 더 사납기만하다.

인천SSG랜더스는 지난 22일 진행한 2차 드래프트 과정에서 발생한 팀을 대표하는 간판선수인 김강민(41, 외야수) 선수의 이적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성용 단장을 보직에서 해임했다고 26일 밝혔다. 김성용 전 단장은 R&D센터장 (구 육성팀)으로 보직 이동했다.

한화로 이적하게 된 김강민(41, 외야수) (사진제공 인천SSG)
한화로 이적하게 된 김강민(41, 외야수) (사진제공 인천SSG)

그러나 인천SSG팬들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다. 김성용 단장의 보직 해임을 두고 팬들은 ‘김강민이 떠난 후 뒤늦은 처사’, ‘여론을 의식한 일시적인 좌천’ '면피용 문책'이라는 비판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 전 단장은 지난 22일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 이글스가 김강민을 지명해 발생한 김강민 선수의 이적을 두고 “은퇴를 고민하는 선수를 지명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이는 SSG가 자초한 일이다. SSG는 김강민을 35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고 결국 한화가 김강민을 지명해 인천SSG의 간판선수가 팀을 떠가게 됐다.

인천SK부터 인천SSG까지 한 팀에서만 22년을 뛰며,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5회 달성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지난해 김강민 선수는 KBO 40년 역사상 처음으로 팀이 시즌 개막부터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까지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이끄는 데 크게 기여해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렇듯 김강민 선수는 인천연고 프로야구단에서 '전설' 반열에 오르고 영구결번까지 거론되던 선수였다. 그런 그를 SSG는 무책임하게 떠나보냈다.

이번 이적을 두고 인천SSG랜더스 온라인 팬카페에서는 “23년이라는 세월이 허무하다”, “이래서 선수들이 팀에 충성심을 가지겠나” 등 김강민의 처우에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한 팬카페에서는 '인천SSG 보이콧 운동'까지 일어날 정도로 김강민 이적에 분노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포옹하는 김광현과 김강민 (사진제공 김광현 SNS)
포옹하는 김광현과 김강민 (사진제공 김광현 SNS)

팬들 뿐만 아니라 선수단 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같은 팀에서 뛴 김광현(35, 투수)은 자신의 SNS에 김강민과 같이 찍은 사진을 올리며 “누군가의 선택은 존중하지만 23년 세월은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잘 가요 형. 아 오늘 진짜 춥네”라는 글을 게시해 김강민 이적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팀 동료 한유섬(34, 외야수) 역시 개인 SNS에 “이게 맞는 거냐”라는 글을 게시해 구단이 김강민에게 대한 처사에 불만을 보였다.

이번 이적에서 책임이 있는 인천SSG에 구단 내·외적으로 불만이 가득하다. 팬들의 민심은 돌아서고 있으며 팀에 오랜 시간 헌신한 선수들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한순간 판단으로 많은 것을 잃은 인천SSG는 다시 민심을 회복하는 것이 팀 리빌딩 보다 중요한 과제다. 김강민을 떠나 보낸 데 대한 인천 야구 팬들의 성난 민심은 좀 처럼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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