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30년 지킴이 54. 계양구 '향림 옷수선'
“사람들에게 입는 재미 주고파”
“중학생 때부터 옷 수선 배워”
인천투데이=현동민 기자│누구나 한 번쯤, 새로 산 옷이나 입던 옷이 몸에 맞지 않아 속상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을 해결해주는 ‘빛과 소금’같은 사람이 있으니, 계양구에서 '향림 옷수선'을 운영하는 이옥도(58) 씨다. 향림 옷수선은 계양구 길마로 60에 있다.
옷 수선 경력만 40년··· ‘베테랑’ 수선사
향림 옷수선은 인천 계양구 효성동에 있다. 이옥도 씨는 2000년대가 시작될 무렵 일을 시작해 곧 개업 25주년을 맞이한다. 이 씨는 중학생시절 처음 옷 수선 일을 접했다. 이 씨의 친언니가 의상실을 운영했는데 동생인 이 씨를 데려다 일을 시킨 것이 시작이었다. 그렇게 옷 수선 일을 한 지 어언 40년이 넘었다. 이 씨가 수선한 옷만 해도 수 만 벌이 넘는다.
25년 전통의 향림옷수선은 묵묵히 골목을 지켰다. 이 씨는 일을 시작할 때와 지금 골목 상권이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당시 만해도 만두가게, 십자수 가게, 슈퍼 등 가게들이 즐비했고 중간에 생겨난 가게도 많았지만, 모두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없어진 것이다.
하늘이 내려준 천직(天職)
한 가지 일을 30년 넘게 하기는 쉽지 않다. 오랜 시간 일을 했을 뿐 더러, 그 일에 지속적으로 적성을 갖추고 흥미까지 느끼기엔 ‘하늘에 별 따기’와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씨는 처음 옷 수선 일을 접한 중학생 시절부터 이 일이 너무 재밌었다고 한다.
이 씨는 “어릴 적부터 꾸미는 걸 좋아했다. 내 손으로 내가 입을 옷을 예쁘게 수선해 입는 게 좋았다”며 “내가 공들여 수선한 옷을 다른 사람이 입고 만족해하는 모습을 볼 때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 가지 일을 오래할 수 있는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 씨는 “원래 성격이 꼼꼼하다. 이런 성격 특성은 일을 할 때도 묻어나 손님들이 원하는 옷 수선 방식을 꼭 집어주며 집중과 세밀함을 요구하는 수선 일에 능숙할 수 있다 ”고 자신의 노하우를 설명했다.
이 씨는 또한 “깐깐한 손님들이 와도 내가 워낙 꼼꼼하게 옷을 보고 수선을 하다 보니 그 손님들도 하나 둘 씩 인정하고 단골이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엄마 손님들이 찾아와 내가 수선한 옷을 입고 좋아할 때가 가장 뿌듯하다고 전했다. 이 씨는 “엄마들이 살아가면서 늙는 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며 “내가 수선한 예쁜 옷을 입고 좋아하는 엄마들의 모습을 볼 때면 그들이 다시 청춘으로 돌아간 것 같아 기쁘다”며 부연했다.
‘사람 냄새’ 나는 수선 집
이 씨는 일을 하며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를 손님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뽑았다.
이 씨는 “손님에게 옷을 예쁘게 수선해주면 고맙다고 떡도 사오고 밥도 사 준다”며 “효성동 사람들은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단골이 되고 친해진 손님은 또 다른 손님을 데려와 수선 집을 소개해 주고 단골이 된다”며 "수선 집은 ‘동네 아주머니 모임 장소’다. 손님들이 친구처럼 생각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작은 수선 집에 오순도순 모여 믹스커피를 마시며 나누는 이야기가 이 씨에게 작지만 큰 활력소가 되는 셈이다.
또한 이 씨는 ‘진상 손님’들이 찾아 올 땐 잘해주는 사람들이 더 많아 “저 사람은 오늘 기분이 안 좋나보다” 하고 넘어간다며 “좋은 손님을 많이 많나다보니 성격도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옷 입는 재미 주고 싶어”
이 씨는 사람들에게 옷 입는 재미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 어울리지 않는 옷을 단정해버리는 경향이 있다“며 "세상에 안 예쁜 옷은 없다. 자기 자신의 체형에 맞게, 어울리게 수선 한다면 예쁘게 옷을 입을 수 있고 옷 입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씨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최소 10년은 더 넘게 일할 생각"이라며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옷 입는 재미를 선사해주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