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글날 6일 뒤인 오는 15일 영어통용도시 선포식 계획

인천투데이=박규호 기자│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오는 15일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를 영어통용도시로 선포하는 선포식을 계획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인천경제청이 영어통용도시를 선포식을 예정한 날은 557돌을 맞이하는 한글날 6일 뒤인 오는 15일이라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세종대왕 동상.(출처 픽사베이)
세종대왕 동상.(출처 픽사베이)

한글날은 한글을 창제해 세상에 펴낸 것을 기념하고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한 국경일이다.

1926년 음력 9월 29일 지정된 ‘가갸날’이 시초이며 1928년 한글날로 이름 바꿨다. 1945년 해방 후 양력 10월 9일로 확정했으며, 2006년부터 국경일로 지정됐다.

한글날을 처음 만든 것은 일제강점기이다. 당시 조선어연구회는 일본제국주의 억압에 맞서 민족정신을 되살리고 북돋기 위해 한글날을 선포했다.

그런데 인천경제청은 하필이면 국경일인 한글날 6일 뒤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를 영어통용도시로 선포하겠다고 한다. 인천경제청은 오는 15일이 인천경제자유구역 지정 20주년이라 이같은 행사를 진행한다고 했다.

인천경제청이 추진하는 송도국제도시 영어통용도시 조성 사업은 ▲영어 상용화 거점 지점 ▲영어 장벽없는 국제회의 도시 구축 ▲문화·사회 정보 영어 서비스 등을 제공해 외국인의 투자를 촉진하는 사업이다.

앞서 지난 3월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는 계획과 내용이 부실하다며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어통용도시 추진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부결시켰다. 하지만 인천경제청은 시의회 부결에도 불구하고 영어통용도시를 강행했다.

인천경제청의 이같은 행보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유는 영어통용도시 내용과 계획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인천경제청은 이미 영어통용도시 추진 계획을 수립했으나 투자 유치를 위해 시민과 언론에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미 시의회에서 계획과 내용이 부실하다고 반려당한 사업을 이번엔 계획과 내용을 비공개하겠다고 밝히면서 계획과 내용이 이번에도 부실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경제청은 자신들이 수립한 영어통용도시 계획과 내용이 시민에게 떳떳하다면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굳이 인천경제자유구역 20주년에 맞춰 영어통용도시를 선포할 이유가 뭔지 묻고 싶다. 영어통용도시 선포와 인천경제자유구역 20주년 기념이 크게 관련이 있을지 의문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 20주년에 급히 맞춰 끼워 맞추기 식으로 영어통용도시를 선포할 게 아니라 계획과 내용을 제대로 세우고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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